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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문창극, 왜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걸까?"

정치 일반

    [Why뉴스] "문창극, 왜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걸까?"

    "정무감각이 부족하고, 억울해 하고, 청문회에서 해명할 기회는 달라"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청와대와 여당인 새누리당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카드를 버리는 수순을 밟고 있다.

    청와대가 당초 지난 13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던 임명동의 요청서를 세 차례 연기하더니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검토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 했다. 이는 공개적으로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유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문 후보자로는 안 된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고 그동안 옹호입장이던 당 지도부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차기 유력 당권주자인 김무성, 서청원 의원이 사퇴를 주장하고 있고 당 내부도 문 후보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문창극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여전히 버티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왜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걸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청와대가 문창극 총리 카드를 포기하는 건가?

    = 아직 공식적으로 포기한다는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청와대의 기류는 문 후보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청와대가 국회에 보낼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요청서를 대통령이 귀국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13일 청문요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가 아예 박 대통령 귀국 이후로 미룬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수행중인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18일 "총리 임명동의안과 장관 인사 청문요구서는 귀국해서 재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또 "대통령께서는 순방 중에도 수석들로부터 국내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며 "귀국해서 여러 상황을 충분히 검토해서 재가 결정을 내리실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귀국해서 여러 상황을 충분히 검토해서 재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발표는 문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기류가 변했음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대목이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한 여권관계자는 "청와대 대변인의 그런 언급은 문 후보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어제(18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는 오전에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동의안 재가가 미뤄졌다는 소식이 알려진 오후에는 "여러 가지 주위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이 잘 판단하리라 생각한다"로 태도가 바뀌었다.

    ▶ 여당인 새누리당은 더 적극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분위기 아니냐?

    = 그렇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당 지도부는 당초 '청문회 강행' 입장에서 '관망' 분위기로 돌아섰지만 차기 당권주자로 유력한 김무성 서청원 의원은 문창극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새누리당 의원들도 문 후보자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이재오 의원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지=윤창원 기자)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은 18일 인천지역 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과 국민을 위해서 현 정부를 위해서라도 이럴 때는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서 더이상 부담주지 말고, 스스로 좀 퇴진하는 게 좋지 않느냐는 그런 생각을 갖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서청원 의원의 발언 수위는 17일 '본인 스스로 결단하라'는 발언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청와대 기류와 비슷해서 교감 하에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당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무성 의원도 문창극 후보자의 해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보다 적극적인 해명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그런 후에도 국민여론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대통령과 당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본인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역시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김 의원은 특히 설사 문창극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간다고 하더라도 "당론투표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청문회에 가더라도 인준이 부결될 것이라는 당내 분위기를 반영했다.

    당대표 경선에 나선 친박계 중진 홍문종 의원은 18일 에 출연해 "지금 국민여론이 상당히 많이 나빠졌다"면서 "그래서 저희(새누리당)가 후보자에게 지금 국민여론이 굉장히 나빠지고 있고, 국민여론을 다시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말씀을 이렇게 언론을 통해서 그분에게 드리고 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초선인 김상민 의원은 "문 후보자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총리는 "국가 대개조, 관피아 척결, 적폐 해소를 할 수 있는 대통합, 대화합을 통해서 국민적인 마음과 뜻에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총리인데그 총리로서의 자격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문 후보자가 대한민국 국무총리가 되면 우리는 일본과의 역사전쟁에서 등을 보이면서 항복하는 꼴"이라며 "아베 총리에 맞서야 하는 대한민국 국무총리에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과가 필요 없다'는 분을 세울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 역시 "집권여당이 무책임하게 총리 후보자에게 공개적으로 자진사퇴를 하라고 요구하기는 힘들다"면서도 "그렇다고 현재와 같은 상황이 길어지는 것은 곤란하다"며 문 후보 스스로의 결단을 요구했다.

    ▶ 이런 분위기라면 문 후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 그렇다. 이미 스스로 결단해야 할 단계가 지났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안대희 후보자의 경우 청와대나 새누리당의 요구가 있기 전에 스스로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그렇지만 문창극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친일 역사관 논란에 휘말린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문 후보자는 18일 퇴근길에 기자들에게 "대통령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저도 여기서 차분히 앉아서 제 일을 준비하겠다"며 "아마 주말까지 저도 충분히, 열심히 제 일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청문회 준비를 돕고 있는 국무총리실 이석우 공보실장은 "제가 드릴 수 말씀은 한 가지"라며 "총리 후보자께서는 청문회를 적극 준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의 이런 태도는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21일까지는 자진사퇴할 뜻이 없다는 걸분명히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서 청와대나 여당에서는 스스로 물러나라고 하는데
    문 후보자는 왜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냐?


    = 문 후보자 본인의 입장을 직접 듣지는 못 했지만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이나 문 후보자를 잘 아는 지인들을 통해 그 이유를 들어봤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문 후보자가 정무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 있게 들린다. 문 후보자가 공직자 출신이 아니고 언론인 출신이다 보니 좋게 말하면 소신이 강한 것이고 다른 표현으로는 고집이 세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대로 그만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이다. 안대희 후보자와 비교해보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문 후보자의 대학과 신문사 후배로 같이 근무했던 윤재석 평론가는 "문 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이유는 "정무감각이 부족해서"라면서 "문 후보자가 고집불통이고 자신만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한 중견간부는 "그 양반 쉽게 그만둘 분 아니다. 고집이 아주 세다. 스스로 접고 그럴 사람 절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번째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문 후보를 잘 아는 한 지인은 "문 후보의 스타일은 박 대통령이 자신을 끝까지 지켜줄 것으로 믿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이유는 아마도 억울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처음부터 문 후보의 사퇴를 촉구해온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문 후보 개인적으로는 매우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한 국장급 간부도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아마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네 번째는 그만두더라도 최소한 청문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겠다는 취지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새누리당 당 지도부에서 주로 언급하는 내용이다.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사진=윤창원 기자)

     

    홍문종 전 사무총장은 "문 후보자 본인이 청문회에 가서 계속 결백을 밝히겠다. 또 문제점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설득시키겠다. 아마 지금 현재로써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문 후보자가 총리 제의를 몇 번이나 거절하다가 수락한 것인데 반민족주의자로 낙인찍혀 불명예스럽게 사퇴할 수는 없다. 총리 후보자로 데려왔으면 나한테도 해명할 기회는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총리인준이 부결돼 낙마하더라도 청문회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는 기회는 달라는 입장이 강하다는 얘기다.

    ▶ 그렇다면 청와대가 지명을 철회하면 되는 것 아닌가?

    = 그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부담이 너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창극 후보자가 낙마하면 박근혜 정부 들어서 낙마하는 세 번째 총리후보자가 된다.

    후보자 본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민심을 읽어 스스로 물러나도 부담이 큰데 총리후보자로 모셔온 입장에서 지명을 철회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얘기다.

    친일 역사관 논란에 휘말린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퇴근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다른 시각에서는 청와대가 '귀국 후 검토해서 재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건 문 후보자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파악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에는 청와대가 지명을 철회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총리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경우 청와대가 지명을 철회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는데 김태호 의원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 지도부에 다른 것 다 포기해도 김태호만은 통과시키라'고 했지만 스스로 그만뒀다"라는 주장을 했다. 그렇지만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거짓말한 사실이 드러나자 MB가 노발대발해 사퇴하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공식적으로는 자진사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지명 철회가 된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처음 도입된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이다. 첫 청문회 대상이었던 이한동 총리는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2002년 당시 사상 첫 여성 총리후보로 발탁된 장상 이화여대 총장은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자녀 이중국적 의혹 등으로 청문회를 거쳤지만 국회 본회의에서 인준 안이 부결됐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총리후보로 지명된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회장도 세금 탈루, 업무상 배임·횡령,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학력 위조 등의 의혹이 한꺼번에 제기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역시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 문 후보자 낙마는 기정사실화 된 것이냐?

    = 청와대나 여당내 분위기 그리고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문 후보 카드는 끝난 것으로 본다.

    이런 판단은 국민여론이 워낙 안 좋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도를 매일 조사하는데 문창극 총리 후보자 지명을 발표한 다음날인 11일부터의 조사결과가 이를 반영한다.

    11일에는 문 후보자의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KBS의 보도가 알려지기 전 조사인데 이때는 긍정여론이 51.1%였고 부정여론이 41.8%였고, 보도가 된 다음날인 12일에는 긍정이 49.4%로 50% 벽이 무너졌다. 그래도 부정여론이 42.6%로 여전히 7%포인트 이상으로 긍정여론이 높았다.

    그렇지만 13일에는 긍정여론이 45.5%인데 부정여론이 47.2%로 역전된다. 16일에는 긍정여론이 43.5% 부정여론이 49.7%로 벌어지고 17일에는 긍정 42.7% 부정 50.2%로 부정여론이 박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어제(18일)는 긍정여론이 41.4%인 반면 부정여론이 51.7%로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열린 친일망언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 철회 촉구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정당지지율도 지난 11일 새누리당 45.1% 대 새정치민주연합 35.8%로 거의 10% 포인트 차이가 나지만 지난 16일에는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38.7%로 40%아래로 주저앉더니 18일에는 새누리당 지지율이 36.9% 대 새정치민주연합 36.7%로 0.2%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이 조사는 6월 17일 ~18일 전국의 19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 유무선 혼합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조사에서는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부정여론이 71%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신학자와 역사학자, 목사, 시민 등 105인이 '평범한 기독교 신자' 이름으로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 반대를 천명하는 '기독교 105인 양심선언'을 발표한데 이어 강만길, 이만열, 이이화 등 원로역사학자 16명이 "역사관과 민족관, 국가관에 커다란 흠결이 있는 인물이 국무총리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문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생존 독립지사들과 독립운동가 후손들 모임인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김원웅 회장)도 "친일인사의 기용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현 정부가 주관하는 3.1절 기념행사와 8.15 광복절 기념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문 후보자 반대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이 청문회를 강행해 인준표결까지 가더라도 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인준 표결로 가더라도 통과되기 어렵다"고 말했고 새누리당 의총에서도 한 중진 의원이 "표결시 수십 명 이탈"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카드'를 완전히 포기한 게 아니라, 여론 추이와 여당 내 분위기를 조금 더 지켜본 뒤 최종 판단을 하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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