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으로 지역주민과 마사회 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오전 용산 화상경마장 주변에서 반대 주민들이 학교와 주거시설 인근 경마장 개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윤창원기자
서울 용산에 지어진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를 둘러싸고 주말마다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품격있는 프리미엄 장외발매소로 만들겠다"는 마사회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도박중독을 양산할 뿐"이라는 반대 주민대책위원회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지난달 28일 시범개장에 들어간 용산 장외발매소는 지상 18개층 건물 가운데 9개층을 사용하며 입장 정원은 최대 1,500명이다.
층마다 설치된 자동발매기에 자신이 점찍은 말을 표시한 구매권을 집어넣으면 마권 구입이 끝난다.
이후 서울과 부산, 제주 경마장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화면을 보면서 돈을 따거나 잃는 방식이다.
6일 오전 마사회는 직원 130여명을 동원해 용산 마권장외발매소 건물을 둘러싸고 입장객들을 건물 안으로 들여보냈다.
주민 대책위원회가 입장객들을 막고 반대시위를 벌이자 대응 차원에서 직원들을 동원한 것.
지역 주민들과 인근 학교 교사들로 구성된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책위원회 이원영 공동대표(44)는 발매소 건물 앞에서 열린 반대 집회에서 "마사회가 직원들을 동원해 경마장 입점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학생들, 교사들의 의견을 묵살했다"고 비판했다.
또 "마사회가 돈벌이에 급급해 학생들 안전을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용산 마권장외발매소 인근 500m 안에는 6개의 초.중.고등학교가 있다.
마사회의 입장은 단호하다.
입장료가 1,000원짜리인 사설 화상경마장을 대신해 편리한 시설을 갖춘 장외발매소를 확대해 수익으로 이어간다는 것.
마사회측은 이날 자료를 내고 지난달 28일 시범개장 때 16명 입장을 시작으로 29일 171명, 지난 4일과 5일 각각 82명과 38명이 입장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만 시범운영 좌석 402개가 꽉 찼다고 강조했다.
장외발매소 반대와 찬성을 놓고 주민들까지 분열되면서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박영선 원내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 13명이 이날 용산 발매소를 찾아 현명관 마사회 회장과 면담했다.
박 원내대표는 현 회장에게 장외발매소 입정에 대해 주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현 회장은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