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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최명길…전략공천과 불출마의 전말



정치 일반

    기동민·최명길…전략공천과 불출마의 전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자료사진)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전략공천과 최명길 전 MBC 부국장 영입의 실상은 무엇이며 누구의 결단이냐에 대한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의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의 주도적인 역할은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다.

    김 대표는 지난 1일쯤 당 관계자로부터 광주 광산을 출마를 준비 중인 기동민 전 부시장을 서울로 올리면서 광주 '광산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해버리면 '일석삼조' 정치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조언을 듣는다.

    기동민은 정동영 고문 등 중진과 금태섭 대변인 등을 배제할 수 있는 필승카드이자 천정배 전 의원을 광주 광산을에서 공천 배제시킬 수 있고, 대신 새로운 인물을 광주을에 꽂을 수 있다는 참모의 의견에 귀가 솔깃했다.

    김한길 대표는 무릎을 치고 바로 다음날 기동민 전 부시장을 서울 동작을 예비 후보로 넣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현재의 지지도는 낮지만 박원순 시장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등 표의 확장성이 아주 커 당선 가능성이 누구보다 높다는 결과를 얻고 희색이 만연했다고 한다.

    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기동민을 광주 광산을 예비후보를 서울 동작을로 바꿔 전략공천했다.

    사전에 박원순 시장과 교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도 동의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정동영, 천정배 전 의원 등 이번 재보궐 선거 출마를 검토 중이던 당 중진들이 아연 긴장했고, 금태섭 대변인은 사퇴했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기동민을 서울 동작을에 공천하는 것을 보고 절묘한 카드를 던진 것 같았다"며 "선거 승리만을 생각한다면 그만한 카드는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지역 전략공천에 반대하며 4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을 점거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기동민, 절묘한 카드 맞지만, 허동준과 20년 친구 사이를 간과했다

    그러나 김한길 대표 측은 기동민 전 부시장이 허동준 예비후보와의 20년 친구라는 사실을 간과했다.

    정세균 의원이 돌연 기자회견을 열어 원칙이 없는 전략공천이라고 비판했고, 허동준 예비 후보는 7일까지도 새정치연합 당 대표실에서 농성 중이다.

    기동민 새정치연합 전 서울시 부시장이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 결정 수용에 대한 입장을 계속 미루면서 새정치연합의 공천 시름이 계속되고 있다.

    기동민 전 서울부시장은 사실상 칩거 중인 6일 새벽 20년 친구인 허동준 예비 후보를 만났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광주에 출마한 자신을 서울 동작으로 전략공천한 당 지도부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으나 그렇다고 당의 결정을 뿌리칠 수 없다고 한다.

    20년 우정과 당의 명령 사이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 새정치연합 관계자, "기동민 출마할 것"

    기동민 전 부시장과 통화했다는 새정치연합의 한 인사는 "당의 명령을 따르자니 친구가 운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결국 당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 전 부시장이 김한길 대표가 주군이나 다름없는 박원순 시장과 교감을 한 것을 아는 마당에 마냥 당의 결정을 거부하기가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만약 그가 친구와의 우정을 핑계로 당의 전략공천 결정을 거부하며 후보직을 반납할 경우 새정치연합의 재보궐 선거를 뒤흔들게 돼 당에 큰 상처를 남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기동민 전 부시장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는 노이즈마케팅을 제대로 하고 있다.

    누구인지도 몰랐던 서울시민, 특히 동작을 주민들에게 기동민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당 지도부와 기동민 전 부시장이 이런 노이즈마케팅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경원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나 새누리당의 누가 후보로 나서더라도 그를 상대하기가 쉽지 않은 국면이다.

    최명길 전 MBC 부국장 (사진=MBC 제공)

     

    ◈ 최명길, 영입 거듭 거부하다…막판에 돌아서

    최명길 전 MBC 부국장의 영입과 불출마 입장은 좀 복잡하다.

    최명길 전 부국장은 김한길 대표는 서운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새정치연합으로부터 버림받은 셈이다.

    최 전 부국장은 지난달 20일쯤부터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

    당초 새정치연합은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영입을 타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을 영입하는 대신 MBC의 최명길 전 부국장을 영입해 대전 대덕에 공천하면 자신이 선거운동을 해줄 수 있다는 말까지 새정치연합 관계자에게 했다.

    새정치연합의 이 관계자는 이 사실을 김한길 대표에게 보고했고, 최명길 전 부국장을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인다.

    최 전 부국장은 끝내 거부한다.

    그런 최 전 부국장이 지난달 29일 태도를 바꿔 대전 대덕에 출마하겠다고 밝힌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김한길 대표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고, 최 전 부국장의 영입을 거의 성사시킨다.

    최 전 부국장은 지난 1일 MBC에 사표를 내고 권선택 대전시장 취임식에 참석한다.

    문제는 그때부터다. 최 전 부국장이 CBS노컷뉴스와의 당일 아침 전화통화에서 "당에서 전략공천을 줄 것 같다"는 말을 했고 대전지역 기자들에게 "전략공천으로 대덕에 출마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이를 전해들은 김한길 대표는 "최명길 전 부국장을 전략공천하겠다는 것을 모르는 일이고 내가 언제 그런 약속을 했으며 난 최 전 부국장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최명길 전 부국장이 영입 제안을 거듭 거절하자 대전 대덕을 경선지역으로 정해버렸다.

    김 대표로서는 뒤집을 수도 없을뿐더러 자신이 최명길 전 부국장에게 전략공천을 제안한 적도, 약속한 적도 없었다.

    그러니까 최 전 부국장은 전략공천이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당으로부터 약속을 받지 못한 것이다.

    최 전 부국장이 2일부터 3일까지 대전 시내를, 대덕구를 돌아다녀보니 전략공천이 아니고서는 결코 진입할 수 없음을 실감하고 전략공천이 아니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당 지도부와 언론에 밝힌다.

    실제로 김창수 전 의원과 박영순 전 구청장 후보의 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안 것이다.

    특히 박영순 전 구청장 후보는 지난 6.4 지방선거 대덕구청장 선거에서 낙선한 뒤 재보궐 선거 출마를 위해 조직을 더욱 튼튼히 다졌고, 경선만 하면 후보가 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다녔다고 한다.

    박영순, 김창수 예비후보의 경선 요구 뒤에는 이상민 대전시당위원장과 박병석 의원(대전 중구)이 버티고 있었다.

    박병석 의원은 정세균 의원의 설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덕은 무조건 경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관철했다.

     

    ◈ 대전고 선배인 박병석 의원이 최명길 전략공천 결사 반대

    새정치민주연합이 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대전 대덕을 경선지역으로 최종 확정하자 최명길 전 부국장은 이날 오전 대덕 출마를 포기했다.

    그는 "섭섭하고 화도 나지만 당이 재·보선이라는 큰일을 앞두고 있어 선거 후 입장을 밝히겠다"며 표표히 사라지겠다고 말했다.

    두 차례나 MBC 사장에 도전해 마지막 단계에서 고배를 마시고 경인지사 무임소 부국장으로 좌천됐다, 야당의 대전 대덕 영입 제안을 거절하다 막판에 수용하고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정략과 모략이 판치는 정치권에 그는 '순진한 기자'에 지나지 않았다.

    야당 인사들의 말을 너무 믿었고, 선거판을 안이하게 대처했다.

    최명길 전 부국장을 공천하지 못한 김한길 대표도 상당히 마음 아파한다고 한다.

    김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최명길 전 부국장이 훌륭한 카드임에 틀림없으나 당의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고 김 대표가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실을 잘 알 것"이라며 "최 전 부국장을 배려하지 못한 데 대해 아주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는 영입과 공천 과정에서 할 말은 많으나 최 전 부국장의 입장을 고려해 말을 아끼고 있다"고도 전했다.

    막판에 최명길 전 부국장의 영입에 관여한 박영선 원내대표도 "최 전 부국장이 영입을 세게 제안할 때 들어왔으면 전략공천을 할 수 있었으나 이미 경선지역으로 선정해 버린 뒤여서 전략공천할 수가 없었다"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최명길 전 부국장은 지난 5일 동안 "새정치연합의 국민참여경선이 무늬만 경선이지 사실, 돈과 조직으로 후보를 정하는 불공정 경선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도 모두 기득권 세력이자 경선, 이른바 오픈프라이머리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정치인들이다.

    정치권의 토호들이라고 비판해도 항변을 하기 어려운 그들은 자신들의 지명도와 전략전술로, 말로는 그럴듯한(일종의 국민 눈속임) 경선이란 제도를 통해 마르고 닳도록 국회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경선, 무늬만 경선이지 돈과 조직의 동원이다

    정치 신인인 최명길 전 부국장이 제아무리 용을 써도 지난 지방선거 운동 조직을 갖고 있는 박영순, 김창수 예비 후보를 상대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미 전화대기조를 편성해놓고 당의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기다리게 하는 그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최명길 전 부국장은 불출마의 변에서 "국민참여경선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뒤에 숨어 있는 철저한 조직 동원의 구태정치를 국민께 보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의 예비 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하다 당 지도부가 경선 지역으로 선정해 버리자 경선을 포기한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돈과 조직으로 무장하고 이미 전화대기조를 동원하는 기존의 토착 정치인들을 당해낼 수가 없다"며 "국민참여경선은 참으로 나쁜 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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