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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벗고 야동까지…공포의 톨게이트 바바리맨"

사회 일반

    "바지 벗고 야동까지…공포의 톨게이트 바바리맨"


    - 하의 입지 않은채 톨게이트 진입
    - 포르노 영상 틀고 보게끔 유도
    - 오래 걸린다며 욕하고 침뱉기도
    - 요금 수납원들 울고 경기 일으켜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송미옥 (전국톨게이트노조위원장)

    이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일하는 여성 수납원분들은 걱정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소위 고속도로 바바리맨이라고 불리는 성희롱 운전자들 때문이라는데요. 일부러 은밀한 부위를 노출하고 요금 건네면서 손을 더듬기도 한답니다.

    도로공사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수납원의 58%가 이런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 고속도로 수납원들의 외침에 귀기울여보죠. 전국톨게이트노조 송미옥 위원장 연결돼 있습니다. 송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송미옥> 안녕하세요.

    ◇ 김현정> 톨게이트에서 일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 송미옥> 14년 정도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여고나 여대 앞에서 바바리 입고 걸어가다가 바바리 확 걷어 젖히고 바지 내리는 사람들, 그러니까 일명 바바리맨 얘기는 제가 많이 들어보기는 했습니다만. 고속도로 바바리맨이라는 건 뭔가요? 이건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

    ◆ 송미옥> 요금소를 지나면서 아랫도리를 훌러덩 벗고 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윗도리는 입었는데 아래는 벗고 운전을 하고 오는 거예요?

    ◆ 송미옥> 그렇죠.

    ◇ 김현정> 그게 다 보이나요?

    ◆ 송미옥> 보여요. 요금소가 조금 높고 차가 아래에 있다 보니까 보이는데. 저희들이 그걸 의식하지 않으려고 안 보려고 하면 꼭 이렇게 보게끔 유도를 하고 또 어떤 경우는, 제가 방송에다 대고 말씀드리기 참 민망할 정도의 행위를 하고 옵니다.

    ◇ 김현정> 그냥 하의를 벗고 오는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의 행동을 하면서 성희롱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말씀이세요?

    ◆ 송미옥> 그렇게 하죠.

    ◇ 김현정> 못 본 척 외면하면 계속 보게끔 유도를 하고.

    ◆ 송미옥> 그렇죠. 그리고 노트북에다가 포르노 영상을 근무자에게 잘 보이게 틀어놓고 오면서 보게 말을 붙이거든요.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소(자료사진)

     

    ◇ 김현정> 포르노 동영상을 옆에다 틀어놓고 일부러 보게끔 유도를 한다고요?

    ◆ 송미옥> 네.

    ◇ 김현정> 그러면서 웃기도 해요?

    ◆ 송미옥> 그렇죠. 놀리듯 저희들을 희롱을 하죠. 저희 같이 50대 이상의 직원들은 호통을 치기도 해요.

    ◇ 김현정> 항의를 하기도 해요?

    ◆ 송미옥> 예. 호통을 치기도 하는데 젊은 아가씨들은 보면 경기를 일으키죠.

    ◇ 김현정> 그렇겠네요. 그러면 호통쳤을 때 반응은 어떻습니다, 상대 운전자?

    ◆ 송미옥> 그러면 휙 도망가요.

    ◇ 김현정> 도망을 가버려요? 도망가면 따라가서 잡을 수도 없는 거고, 일해야 되는데.

    ◆ 송미옥> 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저희들에게 회사에서는 뭐라고 하냐면. 요금소에 오면 영상이 항상 촬영이 됩니다. 바바리맨 있는 그런 차량이 들어오면. 그 영상을 찍으라고 해요. 키 하나만 누르면 영상이 촬영이 됩니다.

    ◇ 김현정> 그 영상이 그러니까 번호판과 윗부분만 찍는 게 아니라 차량 내부까지 들여다보게끔 설치되어 있나요?

    ◆ 송미옥> 아뇨. 내부까지는 아니고.

    ◇ 김현정> 그럼 나중에 오리발 내밀면 어떻게 해요, 자기 그런 적 없다고?

    ◆ 송미옥> 그런데 오리발 안 내밀어요, 대다수가.

    ◇ 김현정> 인정은 합니까?

    ◆ 송미옥> 네.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무릎 꿇고 빌고 가는 경우도 있고. 다시는 안 한다고 각서 쓰고 가고 그런 경우도 자주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이게 얼마나 자주 벌어지는 일이에요? 아주 드문 일을 지금 말씀하시는 건지…

    ◆ 송미옥> 자주 있는 일입니다.

    ◇ 김현정> 세상에…그런 사람들 적발했을 경우에 그냥 말로 훈계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법적인 조치라도 취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 송미옥> 그래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그냥 훈계하고 넘어가는 정도입니까?

    ◆ 송미옥> 네.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이게 더 줄어들지 않는 것도 있는 건데. 제가 듣기로는 이렇게 성희롱 하는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 아주 심한 언어폭력을 쓰는 그런 못된 사람들도 있다면서요?

    ◆ 송미옥> 많이 있습니다. 돈이 없이 요금소 오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 김현정> 깜빡 잊고 못 챙겨오는 경우도 있을 수는 있는데요.

    ◆ 송미옥> 그런 분은 저희가 이해하지만. 차 안에 다섯 분이 있어도 900원이 없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러면 요금소 안에서 그런 것을 처리하는 절차가 있어요. 그럼 2, 3분 소요가 되는데 그게 저희 잘못이 아니잖아요, 고객의 잘못이지.

    ◇ 김현정> 물론이죠.

    ◆ 송미옥> 그런데 그 차가 가고 나서 그다음 차부터는 욕을 막하고 돈 던지고 가고 침을 뱉고 가고. 아들뻘 되는 사람이 '네가 제일 늦어' 이렇게 하고 가요.

    ◇ 김현정> 침을 뱉는 경우도 있어요?

    ◆ 송미옥> 네, 침을 뱉고 가요.

    ◇ 김현정> 황당한 고객도 많네요.

    ◆ 송미옥> 성질을 못 이겨서 창문으로 직원 멱살을 잡기도 하고 그래요.

    ◇ 김현정> 그럴 때는 수납원분들 어떻게 대응하세요?

    ◆ 송미옥> 아무 대응 못 해요. 그대로 당해요.

    ◇ 김현정> 속수무책이군요. 그러다가 경험 짧은, 나이 어린 수납원들은 울기도 하고 이러겠어요. 서러워서.

    ◆ 송미옥> 울죠. 많이 울죠.

    ◇ 김현정> 그렇군요. 보니까 송미옥 씨는 전국톨게이트노조의 위원장이기도 하세요. 최선의 대책, 그나마 해볼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송미옥>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요금소에 오면 자동으로 뜨게끔, 몇 번 이상이면. 요새 전자발찌 그런 것도 있잖아요. 그런 특단의 조치도 좀 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달라. 대부분 한번 그런 짓 했던 사람들이 또 하고 또 하고 그러나요?

    ◆ 송미옥> 했던 사람이 합니다.

    ◇ 김현정> 위에다 얘기 안 해보셨어요, 그렇게 좀 해달라고?

    ◆ 송미옥> 아직까지 그렇게는 안 해봤고요. 법적 조치가 가능하면 처벌을 원한다고는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왜 법적 조치를 안 할까요?

    ◆ 송미옥> 그게 처리하기가 좀 그렇잖아요. 처리 방법이 아무래도…이 시간 이후로는 제가 이 부분에 대해서 강력하게 조치를 해 달라고 상부에다가 부탁 한 번 해보겠습니다. 민원 발생 최대한 안 시키려고 일을 하다보니까 이런 면도 저희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럴 거예요. 눈감고 넘어가는…아무래도 항상 고객은 왕이다, 왕이다, 왕이다 외치면서 살았던 분들인데 거기에 대해서 항의하고 법적 조치한다는데 이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는 말씀이신데 또 한 번 을들의 아픔을 우리가 느낄 수가 있는 겁니다. 수납원 여러분들의 아픔. 휴가철 앞두고 또 이런 고객들 많이 만날 텐데요. 그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될까 단단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 송미옥> 네.

    ◇ 김현정> 힘내시고요.

    ◆ 송미옥>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분들의 외침 오늘 아침에 들어봤습니다. 톨게이트 위원장이세요, 송미옥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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