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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에 매설된 '정화조 수류탄'에 쓰러지는 사람들



사회 일반

    도심속에 매설된 '정화조 수류탄'에 쓰러지는 사람들

    정화조 등 밀폐공간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만 10년간 185명



    정화조에 가득찬 똥오줌을 치우는 정화조 청소 노동자들을 정화공이라 한다. 정화공은 크게 두 부류가 있다. 입구가 열린 공간에 위치해 있는 정화조를 비우는 사람들과 입구가 지하의 밀폐된 곳에 위치해 있는 정화조를 청소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밀폐된 곳에 있는 정화조를 치우는 정화공들은 정화조 속 가스 냄새와 사투를 벌여야한다. 똥 냄새 때문에 고통스럽고, 땀나는 노동에 고난하고, 사람들 눈에 띄지 않은 채 작업을 해야 하는 고달픈 직업이다.

    경남 창원의 한 정화공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가스로 인해 지하로 들어가면 눈과 코는 당연히 막혀버리고 조금만 있어도 머리가 띵해진다”며 “그 안에 들어가 있으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니까 장시간 작업을 하는 것은 항상 위험한 일이다”고 했다.

    정화공들이 정화조 내부를 저으며 호스로 분뇨를 빨아들이고 있다./ CBS노컷뉴스 김경은 인턴기자

     


    도대체 얼마나 위험하다는 말일까?

    지난해 부산에서는 3명의 노동자가 지하 정화조를 청소하다 질식해 숨졌다.

    당시 이 사건을 조사한 부산 사하경찰서 김봉균 경사는 “물이랑 밑에 잠겨있는 슬러지가 갑자기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발생한 유독가스에 사람들이 쓰러진 사건”이라며 “가스가 처음에는 조금만 나오는 걸 보고 방심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분출한 가스에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질식사를 당하는 노동자는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85명이 밀폐공간에서 일하다 질식해 사망했다. 2010년 12명이던 것이 2011년 14명, 2012년 20명, 2013년에는 23명으로 늘었다.

    부상당한 인원까지 합하면 300명 가까이 이른다.

    1년에 최소 한번 이상 정화조 청소를 의무화한 지 50년이 지난 지금도 안전수칙과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아 정화조 청소 중 질식사 하는 일이 되레 늘어나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고는 지금 같은 여름철엔 더욱 빈번해진다.

    높은 온도와 습도로 부식반응이 활발해지면서 밀폐공간에서의 유해가스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작업 환경에서 건강을 해치는 노동자들도 많다.

    실제로 민주노총 일반노조 부산지부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 정화공 100여명 가운데 6명이 후두암과 대장암 선고를 받고 3명은 이미 사망했다.

    노동자들은 정화조에서 발생하는 메탄,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의 유독 가스 때문으로 의심하고 있다.

    옥경열 부산지부장은 "운전기사 보다는 정화공들이 그런 병에 걸린다. 장시간 악한 공기를 마시며 일을 하다보니까 그런데서 원인이 만들어지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암모니아의 경우 중독되는 경우 후두수종, 인후염, 폐부종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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