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 눌러 앉겠다"…월드컵 난민 신청 급증

2014 월드컵 축구대회를 맞아 브라질에 관광비자로 입국한 아프리카 방문자들의 난민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19일 보도했다.

현재 브라질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아프리카 출신 입국자는 수백명에 이른다. 애초부터 축구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브라질 법무부는 월드컵 대회 마지막 1주일 동안 가나 국적자 180명이 리오 그란데 데 술 주(州) 정부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외무부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에 가나인에게 발급된 비자는 8천767건에 이르는 데 실제 입국자는 2천529명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이 가운데 출국자는 절반을 조금 넘는 1천397명으로 확인됐다.

가나 외에 나이지리아 등 다른 국가 국민도 대거 난민 신청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브라질은 그동안 이민 희망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다른 국가에 비교해 까다롭게 서류를 많이 요구하지 않는 점이 매력적이다.

브라질 이민자는 2000년을 기준으로 10년 만에 거의 2배나 늘어나 26만8천201명에 이르렀다. 특히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는 2000년 1천54명에서 2012년에는 3만1천866명으로 30배나 증가했다.

또 2012년부터 1년 사이에 아이티 출신자가 3배나 늘었다.

브라질 이민자가 이처럼 증가한 데는 유럽과 미국에서 볼 수 있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별로 없고 지난 10년 사이에 경제가 꾸준히 성장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월드컵 대회와 올림픽과 같은 초대형 이벤트가 연이어 개최되면 이민자들에게도 일자리가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질 경제는 최근 들어 열기가 다소 식고 생산성도 떨어졌으나 실업률이 4.9%에 불과해 이민 희망자들에게는 변함없이 매력적인 국가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