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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삼분할 위기…‘통합 열쇠’ 쥔 쿠르드족에 관심

중동/아프리카

    이라크 삼분할 위기…‘통합 열쇠’ 쥔 쿠르드족에 관심

     

    지난달 초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현 IS)가 봉기한 이후 이라크가 ‘시아파-수니파-쿠르드지역’으로 삼분할될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라크 통합의 열쇠를 쥔 쿠르드족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유에스에이투데이는 “미국은 지난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해 수니파인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이후 종교적, 민족적인 이유로 이라크가 3개로 쪼개질 것을 우려해왔는데, 여러 면에서 이미 쪼개진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지난달 이라크 서부와 중부를 장악한 급진 IS는 이라크를 3개로 쪼개버렸다”고 밝혔다. 수니파 중심의 서북부와 쿠르드족의 동북부, 시아파 중심의 중남부 지역으로 나뉘었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리안 크로커는 분할된 이라크를 ‘시아스탄’(Shiastan), ‘지하디스탄’(Jihadistan), ‘쿠르디스탄’(Kurdistan) 등 3곳으로 분류했다.

    이들은 각각 중앙정부를 꾸려나가는 다수의 시아파 무슬림, 내란을 일으켜 IS를 만든 수니파 무슬림 지하디스트, 석유가 풍부한 이라크 북부에서 오랫동안 준자치를 인정받고 있는 쿠르드족 등이 다스리는 곳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면에서 이라크는 지금 대재앙(apocalypse)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이라크가 삼분열될 경우, 급진 이슬람주의자가 테러리즘을 이라크 국내는 물론 전세계로 수출할 수 있는 근거지(stronghold)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직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라크를 하나로 묶어줄 열쇠는 오랫동안 독립국가를 꿈꿔온 쿠르드족을 설득해 중앙정부의 일원으로 잔류시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 정부군이 포기한 영토를 점령해온 쿠르드족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급진 수니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앙정부로부터 떨어져 나와 독자생존할 수 있는 호기를 잡은 쿠르드족은 중앙정부의 승인없이 석유를 팔려하고 있으며, 지난달엔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 계획을 발표했다.

    쿠르드족은 이라크 북부의 풍부한 석유 매장량과 잘 훈련된 키르쿠크 지역 쿠르드 자치정부 군 조직인 페쉬메르가를 통해 정치안정의 토대를 구축했다.

    이라크 석유 보고서에 따르면, 쿠르드 자치정부는 키르쿠크 유전에서 석유를 생산해 자신들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독자적으로 터키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쿠르드족은 “이라크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예산을 편성해준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따라서 석유를 판매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 중앙정부는 아직도 이라크 석유 대부분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 쿠르드지역의 생산량은 하루 22만 배럴에 그치는 반면 시아파가 점령하고 있는 남부에서는 260만 배럴이 생산되고 있다.

    이라크의 기존 체제 유지를 바라고 있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라크의 일원으로 남도록 쿠르드족 지도자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 의회는 지난 24일 쿠르드계 원로 정치인인 푸아드 마숨(76)을 새 연방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2003년 미국 침공 이후 암묵적 합의에 따라 총리는 시아파, 국회의장은 수니파, 대통령은 쿠르드계가 각각 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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