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해운대 기장갑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해운대구 우동 제9투표소의 모습. 인근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넘쳐나는 인파로 북적이는데 비해 해운대 71곳 투표소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뜸해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재보선으로 미니총선으로 불리는 7·30 재보선 선거가 전국을 비롯한 해운대 지역 투표소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북적이는 해운대 해변의 모습과 달리 투표소마다 유권자들의 발길이 뜸해 턱없이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우동 주민자치센터 별관 대강당에 마련된 제9 투표소.
인근 마린시티에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된 이곳은 선거 때마다 줄을 길게 늘어서 투표를 하는 광경이 연출됐지만, 이날은 주민 2~3명씩만 발걸음을 할 뿐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도 뜻밖의 한산한 투표소의 모습에 당혹스러워했다.
유권자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100일 넘게 쳇바퀴만 돌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유병언 검거 실패로 헛물만 켠 검찰과 경찰의 수사 등 정국 현안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중요한 투표인만큼, 많은 이들의 민의가 반영되길 바랬다.
이형석(41) 씨는 "투표소에 사람이 없어서 놀랐다"며 "세월호 참사가 벌써 잊혀지고 있는 듯해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또, 유권자들은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정치권을 향한 민심의 준엄한 목소리이자, 민주시민의 권리라며 대표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성준섭(56) 씨는 "공장이 사상에 있어서 평소 일찍 출근하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더 서둘렀다"며 "젊은 층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지역 일꾼의 대표성도 생긴다. 아들들에게 꼭 투표하라고 일러두고 왔다"고 말했다.
이번 7·30 재보선 선거에 대한 홍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김경록(29) 씨는 "지나가는 길에 투표소가 차려진 것을 보고 선거를 해야겠다고 알아챘다"며 "평소 같으면 유세 차량과 각종 플래카드로 선거 분위기가 났을 텐데 너무 조용한 선거 분위기가 참여율 저조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1시 현재, 부산지역은 전체 유권자 27만 7,761명 가운데 3만 5,954명이 투표소를 찾아 투표율 14.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서울 동작을 투표율 32.5%, 전국 평균 22.2%보다 턱없이 낮은 수치다.
역대 부산지역에 치러진 재보궐 선거를 보면 2011년 하반기 사하구 구의원 선거가 18.4%로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2010년 사상구 구의원 선거 21.7%, 2011년 동구청장 선거 39.5%, 지난해 영도 국회의원선거 36%로 전국 평균보다 낮은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바 있다.
선거일이 평일인데다 휴가철까지 겹쳐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면서도 30% 초반까지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던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저조한 투표율에 직원, 홍보단 등 30여 명을 투입해 해운대 곳곳을 돌며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나섰다.
또, 투표 확인증을 제시하면 부산아쿠아리움 입장권, 지역 극장 내 식음료, 의류 구매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알리며 투표 독려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투표는 오후 8시까지 진행되며 당선자의 윤곽은 밤 10시 30을 전후로 나타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