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약도 예방법도 없다는 에볼라에 감염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미국 질병 당국이 20년도 더 된 '수혈' 요법을 동원하고 있다.
바로 에볼라를 이겨낸 생존자의 피를 환자에게 주입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주술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방법으로 에볼라를 치료한 전례가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미국 뉴스위크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 중 에볼라에 감염돼 현재 미국 병원에서 치료중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33)는 미국으로 이송되기 전 자신이 치료했던 14세 에볼라 생존자 소년의 혈장을 주입받았다.
이 소년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브랜틀리 박사를 돕고 싶다면서 자신의 혈액을 기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요법은 생존자에 혈액 안에 에볼라와 싸워 이긴 항체가 있으니, 이 항체가 들어 있는 혈액을 다른 환자에게 주입하면 치료에 효과가 있을 거란 논리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20년 전인 1995년 콩고에서 에볼라로 245명이 사망했을 당시 콩고 의사들은 서방 의사들의 반대에도 이 요법을 실험적으로 적용했다.
그 결과 생존자의 혈장을 주입받은 환자 8명 중 무려 7명이 살아남았다. 치사율이 아닌 생존율이 90%였던 것이다.
과거 아르헨티나에서도 이 요법을 다른 전염병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가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질병 당국은 에볼라가 창궐하자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 기록들을 뒤져 이 요법을 복기해 브랜틀리 박사에게 적용했다.
소년의 피 덕분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브랜틀리 박사는 미국으로 송환된 이후 상태가 점차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