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전방위적인 식품 금수 조치로 응수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러시아 연방 검역위생감시국은 갈등을 빚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우유와 치즈, 양파는 물론 그리스의 배와 세르비아의 자두, 폴란드의 과일과 채소, 스페인의 육류에 대해 독성물질 함유, 박테리아 오염, 기타 위생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최근 수입을 금지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를 겨냥한 새로운 제재를 논의하고 있던 지난 몇 주 동안 러시아 검역위생감시국은 거의 매일 같이 외국산 식품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며 미국이나 EU 회원국의 식품에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러시아측은 지난 1일 EU 회원국이며 우크라이나 정부를 강력히 지지하는 폴란드의 과일과 채소에 대해서도 식품안전증명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수입을 막았다.
폴란드는 이 때문에 연간 10억 유로(약 1조4천억원)이 넘은 손실을 보게 됐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의 감자와 콩, 주스, 과일통조림, 채소, 우유, 치즈 및 기타 농식품에 부과한 수입금지 조치의 사유는 항생물질이 발견됐다거나 원산지 상표 표기에 잘못이 있다는 것이었다.
러시아 검역위생감시국은 EU회원국인 라트비아의 분유, 미국의 닭고기와 버번 위스키,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일체에 대해 수입을 금지할 수도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러시아 검역 당국은 수입 금지를 취할 때마다 늘 소비자 보호와 건강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결코 정치적 동기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의회의 니콜라이 판코프 농업위원장은 "우크라이나는 전쟁 상태에 있는 국가다. 박격포에 맞아 죽은 (동물의) 고기를 왜 수입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을 일축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치평론가인 콘스탄틴 칼라체프는 "실제로는 (서방의) 제재를 겨냥한 대응이며 다른 수단을 통한 외교의 연속임이 분명하다"면서 "이런 모든 조치들은 적대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국가들을 상대로 한 보복에 다름없다"고 논평했다.
러시아는 조지아나 몰도바와 같은 인접국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통상 관련 조치를 종종 무기로 활용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