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희귀한 사건
-현장은 쓰레기, 사망시점도 오락가락
-저장 강박, 성격 장애 가능성
-둘째 아들 사망이 비극의 키포인트
-시신 분석결과가 해결 방안
-형량참작? 재판부가 판단할 듯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8월 8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정관용> 남편과 내연남의 시신을 고무통에 보관해 충격을 줬던 포천 빌라 살인사건. 경찰 수사 결과 오늘 오전 발표됐죠. 피의자 이모 씨에게 내연남에 대한 살인죄, 또 시체 은닉죄를 적용하고, 8살 아들을 방치한 혐의로 아동학대죄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는데 풀리지 않는 의혹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전화 연결합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수정>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참 충격적인 사건이죠? 범죄심리학 전공하면서도 이런 경우 흔치 않죠?
◆ 이수정> 네, 굉장히 희귀한 사건이라고 보이고요. 지금 이 피의자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사실 저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궁금합니다.
◇ 정관용> 먼저 10년 전에 남편 박모 씨가, 물론 지금 저 사망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마는 어쨌든 피의자는 그냥 일어났더니 죽어 있더라. 그래서 사랑하기 때문에 고무통에 보관했다, 이거 이해가 되십니까?
◆ 이수정> 지금 사실은 모든 사람이 다 이해가 안 되는 방향으로 지금 흘러가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 피의자 같은 경우에 과거에, 남편의 사망 시점을 정확히 기억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러다 보니까 진술이 이리저리 엇갈리는 것 같고 그렇습니다. 그 당시에 상당히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였던 것 같고요. 둘째 아들도 사망하고 그런 와중이었던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제 여러 가지 충격 같은 게 누적되면서, 지금 정신적으로 상당히 좀 문제가 많이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 정관용> 그러면 둘째 아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그 충격 때문에 이런저런 약을 처방 받아서 먹고, 그거는 피의자 이모 씨의 경우고. 그런데 그 당시에 18살이었던 큰아들이 아버지의 그 시신 은닉을 함께 도왔다. 18살이면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그런 나이인데, 이것도 좀 이해가 안 돼요.
◆ 이수정> 네, 가족마다 특수한 상황이라는 게 틀림없이 존재를 하거든요. 예를 들자면 어릴 때부터 학대를 받던 가정에서는 마치 엄마와 자녀들이 무슨 공동전선 같은 게 형성이 돼서, 서로 간에 굉장히 보호를 해 주는 이런 입장이 되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내용까지를 지금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지금 아들의 사실은, 뭐 이 모자간의 관계도 명확치가 않고. 지금 이 모친 같은 경우에는 지적 수준에 있어서도 좀 손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이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그 지능이나 이런 인지력 상태도, 지금 엄마나 아들이나 명확치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진술 내용이 정확한 내용인지 아닌지 사실 추정하기가 지금으로써는 굉장히 정보가 부족합니다.
◇ 정관용> 경찰은 혹시 남편을 살해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계속 수사하겠다라고는 했습니다마는 그냥 일어나보니 죽어 있더라. 그 다음에 사랑해서 시신을 그냥 보관했다, 이게 탐지기에서도 다 진짜로 판명됐다는데. 더 이상 뭘 가지고 어떻게 수사할 수 있을까요.
◆ 이수정> 그렇죠. 사실 증거를 가지고 지금 사실을 캐보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서 지금 알기가 어렵기는 하겠으나, 문제는 만일 본인이 어떤 사건에 대해서 정확히 기억을 못하기 때문에 거짓말 탐지기에서 걸리지 않는 경우도 사실은 있거든요. 무슨 일을 벌였는데 사실은 기억을 못하면, 사실 거짓말을 한다는 인식조차 없기 때문에 사실은 거짓말 탐지기가 별달리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가능성까지 충분히 추정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싶고요. 예컨대 남편과의 충돌로 인하여 무엇인가가 벌어졌는데 문제는 정신상태가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그 기억이 매우 불명확하게 그렇게 느껴지는 경우들도 있을 수가 있습니다. 특히 아들의 사망과 그 이후의 약물복용으로 인한 정신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었던 상황이라면 기억을 못해서 지금 제대로 인식을 못할 수도 사실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실관계를 알아내기에는 이미 시일이 너무 지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경찰이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은 더 이상 수사할 수 있는 게 없는 거 아닙니까? 만약 이 교수님이 경찰이라면 뭘 어떻게 수사하시겠어요?
◆ 이수정> (웃음) 지금 사실 시신밖에는 없기 때문에….
◇ 정관용> 그 시신도 10년이나 지났으니까 뭐가 나오겠습니까? 사실.
◆ 이수정> 네, 네, 그렇습니다. 지금 수면제 이상 나오는 게 거의 불가능하게 보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 내연남 살해 부분도 여자가 남자를 그냥 혼자서 목 졸라 살해했다, 이것도 가능할까요?
◆ 이수정> 지금 내연남 같은 경우에는 의식이 수면제로 인하여 상당히 혼미한 상태에서 지금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이 되기 때문에, 그런 상태면 저항이 불가능해서 사건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은 되는데요. 궁금한 점은 신체 조건이 굉장히 열악한, 그러니까 피의자가 키가 굉장히 작지 않습니까? 그런데 시신, 남자의 시신을 혼자서 과연 그 통 안에다 옮길 수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 이제 애인들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되니까 그 애인 중에 누구에게 조력을 부탁해서 시신을 함께 옮긴 자는 없는가, 그 부분은 뭐 충분히 조금 더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 정관용> 그 내연남 살해한 날짜도 기억 못한다고 그러잖아요, 또 역시?
◆ 이수정> 지금 상당히 해리장애나, 기억장애가 해리장애라고 볼 수가 있거든요. 그런 것들로 봤을 때 지금 정신과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최소한 저장강박이나 강박장애로부터 시작하는 성격장애는 틀림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보다 어쩌면 좀 더 취약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드는데요. 그런 부분이 이제 정신감정을 통해서 좀 더 충분히 밝혀져야 지금 이 진술이 된 내용을 뭐 어느 정도까지 믿을 수 있는 건지가 판정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방금 표현 중에 저장강박증이란 표현을 쓰셨는데, 이게 집안에 쓰레기가 가득 찼다고 하는 거랑 연결되는 거죠? 저장강박증이 뭡니까?
◆ 이수정> 그러니까 집안에 있는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일종의 강박장애, 성격장애 중의 하나라고 보시면 되고요. 정신과적인 문제가 심각하면 심각할수록 그와 같은 자기관리 능력에 손상이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미 장애의 수준이 심각한 방향으로 지금 진행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해 볼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정관용> 8살 아들을 방치한 것도 역시 그와 연관돼 있다라고 봐야 될까요?
◆ 이수정> 네, 아이들을 관리하는 것은 본인을 관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 정관용> 어렵죠. 인지능력도 필요하고.
◆ 이수정> 네, 그렇기 때문에 몇 살이 되면 학교를 보내야 되는지 몇 살이 되면 예방접종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인지능력이 지금 결핍이 상당히 존재할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 정관용> 네. 이렇게 되게 된 원인으로는 사실은 둘째 아들의 교통사고 사망. 그 이후에 약물복용 이것 말고는 지금 드러나고 있는 게 없죠?
◆ 이수정> 그런데 이제 의심해 볼만한 것은 첫 번째 남편과의 혼인관계가 과연 원만했을 것인가?
◇ 정관용> 그렇죠.
◆ 이수정> 그 부분도 사실은 추후에 양형판단을 위해서 꼭 조사가 되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렇다면 만약에 정신감정을 해서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형랑 같은 게 오히려 낮아집니까? 어떻게 됩니까? 그건.
◆ 이수정> 감형할만한 사안이 틀림없이 존재하는데요. 형사책임 능력상에 무엇인가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100%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태가 되기는 하지만 지금 범행 내용이 상당히 가중 요인도 많은 지금 상황이라서 그것은 결국 재판부에서 판단을 해야 될 일로 보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가중 요인이라면 살해 한 것은 본인이 자백한 상태이고, 게다가 시체를 또 은닉했으니까 그게 가중 요인이 되고 이런 등등.
◆ 이수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또 자녀를 방치한 것 이런 게 다 가중 요인이 되는데, 하지만 심신이 미약하다,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하다 이것은 또 감경 요인이 되고.
◆ 이수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걸 플러스마이너스 해서 결정이 되겠군요.
◆ 이수정> 네.
◇ 정관용> 앞으로 경찰은 순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해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남은 과제를 정리해 보시면.
◆ 이수정> 일단은 현장이 존재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 있어서 더 얻어낼 게 없는지, 지금 집안이 온통 쓰레기통이라서 사실은 그 안에 어떤 의미 있는 물건들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을 못한 상태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부터 좀 더 치밀하게 조사를 해야 될 부분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정신감정 결과가 나오면 그 감정 결과를 토대로 해서 진술 내용 중에 어떤 것들이 신빙성이 있는지 다시 확인해야 할 것이고요. 추가로 아들의 진술 같은 것들은 검찰 단계에서 다시 한 번 조사해야 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현장 수사 다시 하고, 정신감정 그다음에 아들까지를 포함한 추가적인 진술 확보 이런 일들이 있어야 되겠군요.
◆ 이수정> 네.
◇ 정관용>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수정>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끔찍한 사건, 남은 의혹은 여전하지만 앞으로의 과제까지는 정리해 봤습니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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