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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쉬고 난 일하고…이런 대체휴일제 왜 합니까?"

사회 일반

    "넌 쉬고 난 일하고…이런 대체휴일제 왜 합니까?"

     

    <중소기업 직원="">
    -주변 기업들 대부분 대체휴일 안 쉬어
    -중소기업 차별하나? 상대적 박탈감만

    <송영섭 변호사="">
    -대통령령이라 민간에 강제성 없어
    -법 개정 통해 다 같이 쉬게 만들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중소기업 근무자), 송영섭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

    직장인들이 요즘 손꼽아 기다리는 것, 바로 추석연휴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일·월·화 이렇게 3일인데요. 이번 추석부터 대체휴일제가 도입되면서 휴일과 겹친 하루는 더 쉴 수 있게 됐습니다. 즉 월·화·수까지 쉬는 거죠. 그런데 이 대체휴일의 혜택을 누릴 직장인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대체휴일제가 의무가 아니다 보니까 많은 사업장에서 시행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심지어 이날이 쉴 수 있는 날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랍니다. 먼저 이 대체휴일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직장에 다니는 분 한 분을 만나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나와 계십니까?

    ◆ ○○○>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떤 업종에서 근무하세요?

    ◆ ○○○> 제약업체입니다. 근무하고 있는 인원이 한 250명 정도 돼서요. 중소기업으로 구분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돌아오는 추석연휴, 수요일에 못 쉬시는 거예요?

    ◆ ○○○> 아니요, 수요일에는 쉬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쉬어요? 그러면 대체휴일 적용받으시는 거잖아요?

    ◆ ○○○> 네, 그런데 그렇게 깔끔하게 쉬면 좋은데, 수요일 쉬는 대신 토요일에 출근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원래 토요일에 쉬는 건데 그날 나와라? 그러면 이게 대체휴일의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 ○○○> 그렇죠. 저희는 굳이 토요일에 바빠서 출근을 하게 되면 시간외 수당을 추가로 받게 되는데, 그거 없이 그냥 정상근무로 토요일에 출근하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수요일 대신 토요일에 나오라고 한 이유는 뭡니까?

    ◆ ○○○> 우선 저희 회사는 수요일에 원래 출근을 시키려고 했던건데, 회사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에서 스팀을 넣어줘야 되거든요. 열을 넣어줘야 회사기계가 돌아가고 운영이 되는데, 지금 그 업체가 대체휴일로 쉬게 된겁니다. 그래서 저희 회사가 어쩔 수 없이 운영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수요일은 쉬게 되고 토요일에 대신 출근을 하는 걸로 됐어요.

    (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니까 수요일은 쉬긴 쉬는데, 쉬는 게 아니네요.

    ◆ ○○○> 네, 그렇죠.

    ◇ 김현정> 게다가 토요일에 근무하면서 휴일 근무수당은 따로 못 받으시고.

    ◆ ○○○> 네, 그래서 그 날 쉬려면 연차를 써야 되는거고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공기관이나 대기업에서는 쉬지 않습니까? 그리고 중소기업 중에서도 대략 40% 정도는 쉰다고 하는데…그러면 사장님한테 한번 말씀을 넣어보지 그러셨어요. 우리도 제대로 쉬자고.

    ◆ ○○○> 당연히 다들 쉬는 걸로 알고 있었고 2014년 달력에도 빨간 날짜로 되어 있으니까 "쉬는 거 아니에요?" 이렇게 질문을 했는데, 그건 의무 사항이 아니고 회사 재량이기 때문에 "우리는 쉬지 않는다" 너무 단호하게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들 말도 못하고 그냥 "알겠습니다" 하는 거죠.

    ◇ 김현정> 사장님이 그러시는데 거기다가 대들 수 있는 용감한 회사원은 별로 없죠.(웃음)

    ◆ ○○○> 네. 그렇기도 하고 주변의 회사들이 거의 다 안 쉬더라고요, 실제로. 그래서 그냥 다 안 쉬는 거구나. 이렇게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도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너도 나도 다 쉬면 사장님도 '그래 쉬자' 이러실 수 있을텐데 혹은 직원들이 '우리도 쉽시다'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말 꺼낼 분위기가 아니군요. 동종업계 사정을 쭉 보면.

    ◆ ○○○>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그날 말씀하신 대로 대체휴일이다 보니까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는 달력도 있고 아닌 달력도 아니고 그렇습니다마는…빨간색으로 칠해져 있는 달력 보고는 미리 놀러갈 계획 잡아놓으신 분, 고향 가서 그날 돌아오는 계획 잡아놓으신 분들도 있으실 텐데…만약 못 쉬게 됐다고 하면 황당해지는 거죠.

    ◆ ○○○> 작년에 대체휴일제가 국회에서 넘어가냐 안 넘어가냐 할 때 엄청 정말 숨죽이면서 지켜봤었거든요. 정말 그렇게 되면, 새해 달력 받을 때 휴일이랑 명절이랑 겹치는 날 세면서 가슴 아파할 일이 없어지니까 '정말 그렇게 되면 좋겠다'…그리고 실제 그게 채택이 됐을 때에도 정말 다들 기뻐했고, 이번 추석 같은 경우에도 그렇게 되면 5일을 쉬게 되는 거니까 정말 황금연휴라면서 계획도 많이 세우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실제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보니까 다들 실망은 엄청 크고, 특히 저희 회사 근처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다들 대체휴가를 안 하는데 또 관공서나 대기업들은 다 쉰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죠.

    ◆ ○○○> 거기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라 해야 되나. 다들 그런 얘기해요. 이렇게 하니까 중소기업 다들 오기 싫어하지…중소기업 살린다 어쩐다 하면서 이렇게 작은 거에서부터 차별이 있어버리면, 솔직히 누가 중소기업 찾겠냐 그런 얘기 되게 많이 하거든요.

    ◇ 김현정> 그런 얘기까지 나오는군요. 이럴 바에 뭐하러 하냐. 하려면 의무로 하든지 아니면 싹 말든지.

    ◆ ○○○> 그렇죠. 자기들끼리 쉴 거면 그냥 자기네들끼리 정하면 되지, 굳이 국회에서 논의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전체가 같이 혜택을 볼 사안이 아니었다면…

    ◇ 김현정> 그런 생각까지 들 정도로 상대적 박탈감이 가벼이 볼 게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000> 감사합니다.

    ◇ 김현정>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한 분, 대체휴일을 쓸 수 없는 환경에 대한 토로 들어봤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죠. 민주노총 법률원에서 일하고 계신 분이세요. 송영섭 변호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송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송영섭> 안녕하세요.

    ◇ 김현정> 대체휴일제, 이거 참 한다 만다. 도입될 때도 말이 많았었는데 결국 도입까지는 됐어요.

    ◆ 송영섭>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강제성이 없었던 겁니까?

    ◆ 송영섭> 관공서 휴일에 관한 규정이 돼 있기 때문에, 민간기업에는 강제성이 없는 걸로 시작을 했었죠.

    ◇ 김현정> 관공서 휴일에 관한 규정. 이게 그러니까 대통령령이었었죠.

    ◆ 송영섭> 그렇죠.

    ◇ 김현정> 입법이 된 게 아니라 대통령령으로 그냥 시행이 돼버린 그런 경우는 강제성을 안 갖습니까?

    ◆ 송영섭> 민간기업에는 이 규정 자체가 바로 직접 적용되지 않으니까요.

    ◇ 김현정> 쉬지 않는다고 불법이 아닌 거예요.

    ◆ 송영섭> 네, 불법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인 거죠.

    ◇ 김현정> 이렇게 되다 보니까 영세사업장, 비정규직, 중소기업들은 못 쉬는 경우가 많다고요?

    ◆ 송영섭> 그렇죠. 사실상 이 규정을 개정한 취지가 '중소영세사업장은 적용 안해도 된다' 이게 아니라, 적정하게 일의 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재충전을 하고 명절과 그리고 어린이날 같은 그런 경우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라고 하는 것인데…이것은 관공서든 민간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중소영세사업장이든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소기업이나 영세비정규사업장 노동자들 같은 경우에는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데, 오히려 상대적으로 박탈되는 그런 결과가 지금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작 보호받아야 할 노동자들은 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그래도 평소에 비교적 꼬박꼬박 노는 날 지켜서 놀았던 공기관이라든지 공무원이라든지 대기업 직원들은 이번에도 또 수혜를 받는 이런 식.

    ◆ 송영섭> 그렇죠. 또 일의 시간이나 임금 못지않게 적절하게 휴식을 취하고 하는 것들이 근로조건에 대단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일반 사기업에 적용되지 않는 그러한 방식으로 규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죠.

    (자료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김현정> 앞서 중소기업 다니는 직장인 말씀도 들었습니다만, 이왕 하려면 제대로 의무시행을 하든지 말려면 아주 말아라. 상대적 박탈감 너무 크다고 하소연을 하셨어요. 그래서 강제시행할 방법은 없을까, 즉 의무시행으로 이걸 돌릴 방법은 없을까…영 없겠습니까?

    ◆ 송영섭>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근로기준법에 주 휴일이나 연차휴가의 경우는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외에 관공서가 적용이 되는 공휴일에 관한 규정도 당연히 민간사기업에도 적용이 될 수 있도록 전용규정을 둔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법률 개정을 통해서, 규정을 통해서 입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다만 그 의지가 문제인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근로기준법에다가 '대체휴일도 지켜라' 한 가지를 넣으면 되는 거예요? 그럴려면 입법과정이 필요하다 이 말씀이세요?

    ◆ 송영섭> 그렇죠. 그런데 입법 논란에서도 나왔듯이, 우리나라에 휴일이 많다든지 논란들이 좀 많이 있었는데 적용대상도 제한이 돼 있고 그리고 적용방식도 대단히 축소해서 지금 규정을 해 놓고 있기 때문에.

    ◇ 김현정> 이게 그때 왜 이렇게 대통령령으로 시행이 됐느냐 생각을 해 보면, 굉장히 논란이 많았거든요. 경총같은 곳들에서 굉장히 반대를 했고…'이거 안 된다, 경제 타격 크다' 찬반논란이 뜨겁던 끝에 결국은 입법까지 못 가고 대통령령으로만 정한 건데... 이런 식이라면 송 변호사가 보시기에는 입법까지 가는 논의를 다시 한 번 해 봐야 된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송영섭> 그렇죠. 휴식이 절실한, 적절한 휴식이 필요한 그분들에게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법률규정을 통해서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최소한 이러한 휴식은 부여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것, 이것이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맞는 방식이죠.

    ◇ 김현정>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논의해 보자 이런 말씀이세요. 송영섭 변호사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송영섭>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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