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의 한 장어 양식장에 시범 설치된 스마트 양식장 관리 시스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기술이 적용돼 까다로운 장어 양식에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이대희 기자)
SK텔레콤이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장어 양식장에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하 IoT)을 적용해 ICT와 전통산업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전북 고창군에 있는 장어 양식장 수조 40개에 IoT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고 31일 밝혔다.
◈ 노동집약적이고 관리 까다로운 장어 양식장보양식으로 이름 높은 장어 양식은 수익성이 높지만 다른 어류에 비해 수온과 용존산소량, pH(수소이온농도 지수) 등에 민감해 관리가 까다롭다.
통상 장어 양식장은 지름 6m에 달하는 수조 20~60여 개를 관리하는데, 수조별로 2~6시간에 한 번씩 수작업으로 수온과 용존산소량, pH를 관리해야 한다.
이렇게 관리해도 수조의 이상을 빨리 알아채지 못하면 장어가 폐사해 최악의 경우 한 번에 2억 원 가량의 손해가 날 수 있다.
◈ 장어 양식장에 IoT 적용…"삶의 질 자체가 달라졌다"
IoT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으로 측정된 각 수조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관리자의 스마트폰에 전달되는 모습.(사진=이대희 기자)
SK텔레콤은 이런 까다로운 장어 양식에 ICT 전문 기업인 ㈜비디와 함께 양식장 수조관리 방식을 무선 센서 네트워크에 기반한 IoT 기술로 개선해 스마트 양식장을 구현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해 수조의 상태를 실시간·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스마트 양식장은 수조별 수온, 산소량, 수질 측정용 센서와 센서 수치 확인 및 관리를 위한 수질계측기로 구성된다.
여기서 측정된 데이터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SUN(Smart Utility Network)’을 통해 취합된 뒤 LTE 기반으로 IoT 플랫폼에 전송하게 된다.
SUN은 SK텔레콤이 상용 적용을 추진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로 낮은 간섭현상과 1km에 달하는 넓은 커버리지가 특징이다.
만약 양식 수조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시 관리자에게 스마트폰을 통해 경보를 보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돼 폐사 위험이 크게 줄게 된다.
또 지금까지는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했던 먹이량과 출하량 정보도 분석해 장어의 최적 생장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이번 시범 설치 혜택을 받게 된 정주호 씨는 손해가 줄어든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됐다며 웃었다.
정 씨는 "설치 전에는 수조를 관리하려고 한 달에 집에 두세 번 밖에 들어가지 못했고 바깥에도 마음 놓고 다닐 수 없었다"면서 "이제는 문제가 생기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심적인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 내년 상반기 상용화 목표…다른 전통 산업 접목해 ICT 노믹스 구현 기대
IoT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이 시범 적용된 전북 고창의 한 장어 양식장 전경. 모두 40개 수조에 수온과 용존산소량, pH 측정기가 설치돼 IoT 기반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사진=이대희 기자)
이번 스마트 양식장 사업은 ㈜비디가 SK텔레콤 T오픈랩에서 주최한 사업 공모전 아이디어에서 1위로 선정돼 지난 3월부터 공동사업으로 추진됐다.
지난 7월에는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민관공동투자기술개발사업'으로 선정돼 정부 자금도 투입되는 등 대-중소기업과 정부 간 동반 협력체계를 갖추고 추진되고 있다.
스마트 양식장은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며, 1차로 전국 약 450여개의 장어 양식장을 대상으로 시스템 공급 후 다양한 어종의 양식장 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산을 통해 'IoT' 기반 솔루션 사업의 지평을 넓힐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스마트 양식장 기술이 향후 농업, 축산업 등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최진성 ICT기술원장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시대에 사물인터넷 등 ICT기술이 전통산업과 만나면 생산성을 높일 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미래 산업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은 ICT노믹스의 구현을 위해 전통산업의 스마트화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