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파문을 일으켰던 '하수구 식용유'가 대만에서도 대량으로 유통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만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대만 경찰은 4일 남부 핑둥(屛東)현에 불법 공장을 차려놓고 지난 1년간 '하수구 식용유' 수백 t을 제조ㆍ판매한 궈(郭)모씨 등 일당 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BBC 방송이 대만 매체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피혁 가공 과정에서 폐기된 유지와 도살장에서 버린 가축 껍질, 내장 등을 하수구에서 건져 올린 기름과 섞어 저질 식용유를 만들어 가오슝(高雄)과 핑둥 등의 식용유 제조업체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식용유 제조업체들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문제의 '하수구 식용유' 242t을 구입한후 이를 돼지기름 등과 섞어 모두 782t의 '저질 식용유'를 만들었다.
이런 '저질 식용유'는 지하 유통망을 통해 야시장, 간이 식당, 차잎 말리는 공장 등에 공급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업체들이 보관중인 '하수구 식용유'를 압수해 폐기하고 이미 판매한 것들을 회수하라고 지시했다.
문제의 '하수구 식용유'는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날 정도로 악취가 특히 피혁 가공 등에 사용된 독성 강한 화공 약품들이 섞여 있어 건강에 크게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식품안전위생관리법은 '하수구 식용유' 제조ㆍ판매의 경우 최고 20억여 원의 벌금형과 징역 7년형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중국 법원은 수년 전부터 노점상이나 영세 식당은 물론 유명 식당에서도 하수구 식용유가 대량 유통되는 등 질 낮은 식용유의 사용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자 지난 1월 하수구 식용유를 제조·판매범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2년간 사형 집행을 유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