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일본 온타케산이 분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온타케산(御嶽山·3천67m)의 갑작스러운 분화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후지산(富士山)의 분화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화산분화예지(預知)연락회 회장인 후지이 도시쓰구(藤井敏嗣) 도쿄대 명예교수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온타케산에서 발생한 수증기 폭발형 분화가 후지산에서 발생할 가능성에 관해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후지산이 대분화를 일으킨 지 300년이 지난 사실을 거론하며 분화 가능성이 있지만, 수증기 폭발형 분화는 어느 화산이라도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후지이 명예교수는 후지산이 폭발하는 경우 시기와 분화 위치가 피해의 규모를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산에 오르는 시기에 정상 부근에서 일어난다면 작은 분화라도 큰 피해를 낼 것이며 사람이 거의 없는 시기에 서쪽에서 분화한다면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또 300년 전의 대분화 수준으로 폭발하면 시기를 불문하고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후지이 명예교수는 수증기 폭발형 분화는 대비 체계를 갖추기 어렵다는 점을 난점으로 꼽았다.
그는 "예를 들어 1년에 한 번씩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대응체계를 갖추겠지만 언제 분화할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기 어렵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그럼에도, 일본 국립공원의 80%가량이 화산지대에 있고 아름답거나 온천이 있는 곳에도 화산이 많아 안전을 이유로 이를 모두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후지이 명예교수는 화산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와 화산을 인간의 손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게 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분화경계에서 '수준 1'이면 '평상'이라고 표현하지만, 이는 안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화산에 가는 것이 "위험을 동반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가능한 한 (헬멧 등 안전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