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서울 압구정 A아파트 경비원 )
지난주 화요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A 씨가 분신자살을 시도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 경비원 A 씨는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지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동료 경비원들 증언에 의하면 이 A 씨는 평소에 한 입주민으로부터 모욕적인 말과 지시를 자주 들었고 "그분 때문에 너무 힘이 든다"는 말을 해왔다는 겁니다. 그리고 분신하기 직전에도 입주민으로부터 심하게 모욕을 당하고 있는 걸 봤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같은 아파트의 동료 경비원 한 분을 직접 연결해서 사건 정황을 들어보죠. 나와 계십니까?
◆ ○○○> 네.
◇ 김현정> 병원에는 다녀오셨어요?
◆ ○○○> 지금 현재 전신 3도 화상, 전신의 3분의 2에 화상 입어서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를 꽂고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 김현정> 중환자실이면 의식은 당연히 없고요?
◆ ○○○> 의식은 조금 희미하다가 없다가 그러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난 화요일 오전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 ○○○> 지난 화요일 오전에 그분이 차에 들어가서 시너를 자기 몸에 뿌리고, 동료 직원한테 라이터를 빌려다가 분신한 것으로 지금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왜 분신을 택한 것인가. 그게 집안일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떤 개인적인 일로 인해서 자살을 택한 걸 수도 있는데…동료나 가족들은 그게 아니라고 지금 확신하신다고요?
◆ ○○○> 지금 부인 되시는 분의 진술로는요. 그쪽 동으로 옮겨가기 전에는 참 성격이 활발하고 좋았다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쪽 동으로 옮겨갔더니 입주민들이…그런 입주민이 한 분이 아니고 두 세 분 정도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분들의 많은 꾸지람과 질타가 동기가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떤 일들을 당해 온 겁니까?
◆ ○○○> 예를 들어서, 매주 일주일에 이틀 동안은 분리수거작업을 합니다. 그런데 이 입주민이 꼬챙이 같은 걸 갖고 다니면서 일일이 확인을 한답니다. 그래서 플라스틱만 모으는 데에 다른 이물질이 들어가 있으면, 경비를 불러서 막 모욕적인 얘기를 해 가면서 '왜 분리수거를 이 모양으로 하냐' 그러니까 좀 성격이 유별난 분이죠.
◇ 김현정> 뭐라고 모욕적으로 말을 합니까?
◆ ○○○> 손가락질을 하면서 "경비, 너는 뭐하고 있길래 이런 것도 못하냐"면서 자존심이 상하게끔, 언성을 높여가면서 아마 그렇게 질타를 받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 일도 있고…또 어떤 사례들이 있나요?
◆ ○○○> 또 그분이 5층에 사신다고 그러더라고요. 그 5층에서 "경비, 경비"하고 불러서 "이거 받아먹어" 그러면서 먹을 것을 5층에서 던진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5층에서 먹을 것을 1층으로 던진다고요?
◆ ○○○> 네. 그러니까 오라고 해서 그쪽으로 가면 먹으라고 던진답니다.
◇ 김현정> 이거는 무슨 정(情)의 표시도 아니고 무슨 의미입니까?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 ○○○> 그 의미는 그분만이 아는 것이겠지요. 일단 지금 현재 근무하고 있는 분들의 진술은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 근무하고 있는 분도 그 입주민만 보면 심장이 뛰고 그래서 우황청심환까지 복용해 가면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분리수거 얘기하셨고 또 물건을 던지듯이 마치 동물한테 이거 모이 주는 것도 아니고 굉장히 기분 나쁜 이런 행동들. 분신을 하던 그날에도 입주민으로부터 심하게 모욕을 당하셨다고요?
◆ ○○○> 목격자는 바로 옆에서 근무하는 경비원이에요. 그 날 그쪽으로 가다가 보니까 자살기도 한 A 씨하고 입주민하고 손가락질 해가면서 진짜 심하게…그 일이 있고 조금 후에 자살소동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그 입주민이 또다시 손가락질을 하면서 뭔가 심하게 혼을 내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을 목격하신 분이 계시군요. 그럼 유서도 혹시 있습니까?
◆ ○○○> 유서는 긴 게 아닙니다. 그냥 집에다 '여보 사랑해, 이 세상 당신만을 사랑해' 그런 거 외에는 특이하게 유서에는 뭐가 나쁘다, 어떻다고 한 것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게 분신을 한 이 분에게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많은 요즘 다른 경비원분들도 유사한 경험들을 겪곤 하신다고요?
◆ ○○○> 전에 한번 보도가 난 게 있어요. 압구정동 매 맞는 경비원 한 분이 나온 적 있어요.
◇ 김현정> 그게 뭔가요?
◆ ○○○> 그게 뭐냐 하면, 왔다 갔다 할 때 자기 눈에 거슬리거나 하면 그냥 심한 욕설을 퍼붓고. 심지어는 야구 방망이를 들고 와서 경비실을 부숴가면서…
◇ 김현정> 매 맞는 경비원까지 있다. 그런데 그럴 때, '도대체 우리한테 왜 이러시느냐' 하면서 항의를 하면 안 됩니까, 충분히 항의할 수 있는 상황 같은데요.
◆ ○○○> 그런데 항의를 하게 되면 입주민들이 관리사무실에 가서 얘기를 합니다. "저 사람이 이렇게 불쾌감을 주고 있는데 이게 되겠냐"고, 그러면 관리실에서는 관리하는 분들을 불러다가 "왜 입주민한테 좋게 대해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여기까지 와서 입주민이 항의를 하게 하느냐. 그건 당신이 잘못한 거다"하고 사유서 같은 걸 쓰게 해요.
◇ 김현정> 오히려 항의를 한 경비원이 사유서를 써야 되는 상황?
◆ ○○○> 네. 그렇게 되면 인사이동 때나 이럴 때 불이익을 받고 그러니까요.
◇ 김현정> 가족들도 만나보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