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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 3구역 철거 예정 지역의 농성장인 '카페 마리'가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역점거'당했다. 농성장이 빼앗긴 만큼 세입자들의 보상 요구 농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명동 3구역 상가대책위원회에 따르면 3일 오전 5시쯤 명동 3구역 재개발 지역에서 세입자들이 농성 중인 카페 마리에 시행사 측 용역업체 직원 100여 명이 들이닥쳤다.
이 과정에서 용역 직원들이 내부에 있던 세입자와 학생 등 농성자 20여 명과 충돌, 농성자들이 밖으로 끌려 나갔다. 또 악기와 내부 집기 등이 부서졌지만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면을 쓴 용역업체 측은 점거 이후 세입자들이 다시 카페 마리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제 울타리 설치를 시도하고 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농성장인 카페 마리를 빼앗긴 대책위는 이날 오전 11시 농성장 앞에서 시행사와 용역업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배재훈(55) 위원장 등 6명은 중구청 도시관리과를 항의 방문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중구청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해 보자고 해서 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 용역업체가 들어와 뒤통수를 맞았다"고 성토했다.
중구청은 권리금 보상을 요구하는 세입자와 시행사인 명례방 사이에서 협상을 중재하고 있지만 요구 사항 격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BestNocut_R]
용역업체 직원들의 농성장 진입,점거와 관련해 시행사측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행사인 명례방 관계자는 "농성장 진입은 용역업체에서 자의적으로 행동한 것이라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시행사에 의해 고용된 용역업체가 카페 마리를 점거했지만 당장 철거 작업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구청은 "농성장 옆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이 투입돼 농성자들과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시행사에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철거 공사를 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