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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인터넷 문화 정착" vs "새로운 방식의 댓글 알바(?)"

IT/과학

    "착한 인터넷 문화 정착" vs "새로운 방식의 댓글 알바(?)"

    '선플' 40개 달면 봉사활동 2시간 인정…누리꾼 '공방'

    착한 댓글, 건전한 댓글을 의미하는 이른바 '선플 달기'의 봉사활동 점수 인정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뜨겁다.

    선플 40개를 달면 봉사활동 2시간으로 인정해준다는 것이 그 내용인데, '착한' 인터넷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할 활동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자료사진

     

    회사원 김 모(35) 씨는 언제부턴가 인터넷 기사를 볼 때마다 [선플]이라는 머리말을 단 댓글들이 심심찮게 달리는 것을 목격했다. 단순 캠페인으로만 알았는데, 댓글 개수에 따라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해준다는 중학생 조카의 말에 김 씨는 깜짝 놀랐다.

    김 씨는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하는 활동이 과연 얼마만큼 진정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취지는 좋을지 몰라도 여러 가지 부족한 기획력이 캠페인을 코미디로 만든 것 같다"며 마뜩찮은 표정을 지었다.

    실제 일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편한 봉사활동 중 하나'라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 개학을 맞은 박 모(17) 군은 "나가서 청소를 하거나 고아원 방문 등 밖에서 하는 봉사활동보다 집에서 댓글 달고 봉사 시간 채우는 게 훨씬 편한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터넷 상의 '선플'들이 다른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선플 밑에 이를 비판하는 또 다른 댓글들이 줄을 잇는 경우도 많다. 한 누리꾼은 "[선플]이라는 머리말이 부자연스럽게 보일뿐더러, 그나마도 상투적이고 뻔한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이러한 선플 봉사활동의 긍정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다. 한 중학생은 "처음에는 봉사점수를 받기 위해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그동안 내가 생각 없이 악플(악성댓글)을 달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유휘영(20) 씨 역시 "봉사활동 시간을 줘서라도 좋은 언어습관을 들이도록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활동을 처음 주도한 선플달기운동본부는 "선플들을 검토해 제대로 된 댓글들만 인정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선플운동본부 관계자는 "선플 달기는 악성댓글로 고통 받는 사람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선플을 다는 당사자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봉사 시간을 부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실제 선플 40개를 작성하는 데는 봉사점수로 인정해주는 2시간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이 기준은 선플지도 교사들의 의견을 종합해 정해진 것"이라며 "여러 가지로 충실한 봉사활동이 되도록 고민하고 있으며, 바깥에서 하는 것만이 봉사가 아니라 인터넷 시대에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나가는 새로운 방식의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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