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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해고없습니다 우린 협동조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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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에도 해고없습니다 우린 협동조합이니까요"

    • 2012-07-02 09:32

     

    올해는 '세계 협동조합의 해'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부터 다섯명 이상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에 들어간다.

    협동조합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CBS 노컷뉴스가 세계 곳곳의 협동조합의 성공사례를 취재해 그 가능성을 따져봤다.


    2010년 겨울, 한진중공업은 무려 350명에 달하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통보한다.

    수주 불황이 이유였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이 해외에 설립한 필리핀 수빅조선소에는 선박 수주가 밀려들었고, 그 해 한진은 주주들에게 170억 원이 넘는 주식배당을 실시했다.

    2009년 쌍용차에서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은 아직도 거리를 떠돌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불황으로 현재 이탈리아 곳곳에서는 대량해고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탈리아 트렌토 현(縣)에 위치한 급식협동조합 '리스토3'(Risto3). 지역 내 회사와 병원, 학교 등 곳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트렌토 지역 내 급식업의 선두 주자로 발돋움한 회사다.

    리스토3 또한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누구도 해고를 걱정하지 않는다.

    리스토3의 대표 세르지오 비글레티(Sergio Vigliotti) 대표는 "매우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급여를 줄일지언정 해고는 하지 않는다"며 잘라 말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단 한 명도 해고한 적이 없습니다.

    어려운 시기에는 경영자부터 노동자까지 모두가 함께 고통을 감내해야 합니다.

    이것이 협동조합의 정신입니다."

    리스토3가 어려움 속에도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이 회사가 정리 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이 세운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1978년, 주정부 법률에 의해 학교 급식을 담당하던 기관들이 문을 닫았다.

    요리사를 비롯한 여자 점원들이 대량 해고를 당하고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았다.

    오랜 기간 동고동락했던 이들은 창업으로 다시 뭉쳤지만 요리와 서빙 밖에 할 줄 몰랐던 이들은 협동조합 창업 1년 만에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함께 일하기를 원했다.

    1982년 세르지오를 비롯한 조합원들은 전문 경영인을 초청해 실패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경영 교육을 받았다.

    돈이 없었기 때문에 긴축경영을 했다.

    모든 직원이 최소 급여만 받았고, 보너스·성과금 등을 없앴다.

    퇴직금 지급 체계도 손봤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긴축경영이었지만 견뎌야만 했다.

    실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는 기간이었다.

    고난의 기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긴축경영 1년 만에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조합원 400여 명에 직원이 1000여 명이나 되는 건실한 회사로 성장했다.

    대량해고의 아픔.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게 해준 협동조합의 정신이 현재의 불황을 이기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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