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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사회에 정착한 탈북 여성 10명 중 4명 꼴로 자살에 대해 생각해보거나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에 의뢰해 지난 4월~ 6월까지 20대~50대 탈북 여성 1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폭력피해 탁북여성 맞춤형 자립지원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탈북 여성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상태가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한 탈북 여성 전체의 절반 수준인 45.7%가 지난 1년 동안 자살에 대해 생각해보거나 시도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대답했다.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7.9%로, 조사대상 탈북여성 약 5명 중 1명이 지난 1년간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26.7%(37명)는 주요 우울장애로 의심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국 성인의 우울장애 발생률 6.7%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유병률도 우리나라 성인여성의 PTSD 유병률보다 훨씬 높았다.
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PTSD 유병률이 2.1%인데 비해 응답한 탈북 여성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유병률은 57.6%나 됐다.
이외 조사대상 탈북여성의 70%(98명)가 만성 질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위장질환이 32.9%로 가장 높았으며, 관절염이 28.6%, 신경통이 22.1%, 심장질환과 치과질환이 각각 19.3%, 21.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 탈북 여성의 폭력 피해 실태도 심각해탈북여성들이 북한에서 제3국을 거쳐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은 성폭력 등의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신체적 접촉을 동반한 성폭력 피해는 제 3국이 17.9%(25명)로 가장 높았고, 북한 체류 당시와 남한 정착 후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자가 각각 14.3%(20명), 12.1%(17명) 비율을 차지했다.
남한 여성의 평균 성폭력 피해율 4.7%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특히 강간과 같은 심각한 성폭력 피해는 탈북 후 제3국 체류 과정에서 가장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탈북 여성들의 9.3%는 제 3국 체류 과정에서 강간을 당했으며, 10%는 강간 미수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의 위험에 노출된 여성들도 많았다.
제 3국 체류시 발생한 성매매 피해는 11.4%(16명)로 가장 많았고, 북한 5.7(8명)%, 남한 4.3%(6명) 순이었다.
남한 정착 이후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종사한 응답자도 11.4%나 됐다.
직접 성매매에 나서진 않았지만 남한 사회 정착 과정에서 이를 권유받은 비율도 30%(42명)에 달했다.
이 조사를 실시한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김재엽 원장은 "탈북 여성의 다수가 북한과 제3국 경유과정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정폭력과 같은 사적 폭력 뿐 아니라 성폭력, 성매매 등과 같은 사회적 폭력피해를 경험한다"고 분석했다. [BestNocut_R]
그러면서 "이는 신체적 질병을 유발시키는가하면 우울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정신적 문제를 겪게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원장은 "탈북 여성의 피해 실태에 주목해 이들에 대한 맞춤형 자립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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