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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맞아 부모 집을 찾은 30대 형제가 층간 소음 문제로 아랫집 주민과 다툼 끝에 흉기에 찔려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이 참극으로 결혼 뒤 첫 명절을 쇠기 위해 시댁을 찾았던 새댁은 결혼한 지 2달 만에 남편을 잃게 됐고, 부모님을 따라 할아버지 댁을 찾았던 세 살배기 딸은 졸지에 아빠를 잃게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설 연휴 첫날인 9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 면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윗집 아랫집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시비는 6층에 사는 김모(45)씨가 7층을 찾아가 너무 시끄럽다며 항의하면서 시작됐다.
마침 7층에는 명절을 맞아 부모님 댁을 찾은 A(33)씨 가족과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린 B(31)씨 가족도 있었다.
시비 끝에 감정이 격해지자, 김씨는 두 형제를 아파트 밖으로 불러낸 뒤 현관 밖 화단 앞에서 다투기 시작했고, 급기야 두 형제에게 차례로 흉기를 휘둘렀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던 A씨와 B씨는 순찰을 돌던 경비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구급차 안에서 모두 숨졌다.
김씨는 예전에도 위층에 아이들이 놀러와 소음을 내면 인터폰을 하거나 직접 찾아가 자주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후 김씨는 휴대전화를 끈 채 도주했고, 경찰은 김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신원은 파악했지만 소재파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씨가 혼자 살고 있던 아파트에는 가끔 내연녀가 드나들었을 뿐, 그가 교류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BestNocut_R]
설상가상격으로 김씨가 흉기를 휘두른 직후 휴대폰을 끄고 달아나 잠적한 상태라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한 소재파악도 쉽지 않은데다, 통신사나 금융기관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휴대전화 통화내역, 신용카드 사용내역 분석 등을 통한 동선 파악 역시 설 연휴 탓에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관계자는 "주변 탐문수사 등을 통해 김씨를 쫓고 있지만, 설 연휴 탓에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은 데다 행인도 드물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연휴가 끝난 뒤인 12일쯤부터는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