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개헌 위한 계산없는 사퇴
-동료들 요청 외면못해 결국 복귀
-올해 개헌논의 시작, 김무성도 공감
-반기문 영입? 우리 자화상 부끄러워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대통령도 국회에다 경제활성화 법안만 통과시켜달라면서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애절하게 말해 왔는데, 국회에서는 개헌이 골든타임이라며 대통령에게 염장을 뿌렸다" 지난 23일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이런 말을 남기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했습니다. 그 다음날에 기자들이 다시 묻자 '개헌의 씨앗을 살리기 위해 사퇴했다'라고 답을 했죠. 그리고는 긴 침묵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12일 만인 어제, 최고위원직에 다시 복귀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태호 의원 왜 사퇴를 선언했던 건지, 또 복귀를 결정한 이유는 뭔지 직접 들어야 궁금증이 풀릴 것 같네요. 직접 만나보죠.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입니다. 김 최고위원님 안녕하세요?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듣기]◆ 김태호>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진짜, 안녕하십니까?
◆ 김태호> 여러 가지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 김현정> 제가 그냥 돌리지 않고 바로 질문 드리죠. 그러니까 13일 전 왜 사퇴를 결정하셨던 겁니까?
◆ 김태호> 그렇게 어려운 문제도 아닌데 다들 이해를 잘 못한다고 그러네요.
◇ 김현정> 어려운 일이 아닌가요?
◆ 김태호> 사실 우리 김현정 앵커께서도 동의하시겠지만 우리 한국 정치가 고장 난 것은 맞죠. 제가 지난 7월에 우리 새누리당 전당대회 출마할 때 이런 고장난 한국정치를 고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개헌이 필요하다, 그렇게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약과 개헌이 결국 물건너갈 위기에 처했다, 그 이유는 지금 한국경제가 너무 어렵다, 국민들이 IMF 이전보다 더 어렵다는 그런 아우성의 소리가 있다, 그런데 우리 국회의 모습은 어떤가, 정부가 또는 그 경제주체들이 제발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 그것만이라도 제발 애절하게 통과시켜달라, 이런 요구에 아직도 몇 개월 동안 방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은 당 지도부에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적으로 해서 직을 걸고 하라, 또 그런 차원에서 저 김태호도 진실된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사퇴까지 하겠다 이렇게 던졌고. 실제 그 경제활성화 법안이 최소한 통과되어야 그런 믿음 위에서 개헌도 논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절박성과, 또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는 그런 모습에서 정말 부끄럽습니다마는 저라도 작은 이런 희생이 필요하다 라는 차원에서 사퇴를 한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개헌이 논의가 안되는 이유가 경제법안이 통과 안 되기 때문입니까? 대통령이 지금은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고 한말씀 하시면서 논의가 중단된 것 아닌가요?
◆ 김태호> 아니,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는 개헌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대통령 따로, 국회 따로는 아니지 않습니까. 여전히 우리 집권여당과 대통령은 수평적 관계에서 국정운영에 동반적 책임을 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 대통령이 이렇게 애절하게 경제활성화 법안 제발 좀 통과시켜달라, 그런데 국회가 발목 잡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개헌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그러면 경제활성화 법안을 국회가 통과시킨다면 대통령도 논의해라, 오케이 하실 것 같다는 말씀이세요?
◆ 김태호> 저는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개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분이고, 또 실제 공약에서도 대통령 중심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국회가 제대로 밥값도 못하고 있으면서 개헌이라는 고차방정식을 풀겠다면 누가 신뢰를 하고 그 일을 맡길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이 그렇게 말씀하신 배경에도 결국 국민의 그런 마음을 담아서 한 것 아닌가, 그러면 국회에서 여야가 최소한 쿨하게 이런 경제 법안 정도는 통과시켜야 그것이 최소한 개헌논의의 명분이 되지 않겠느냐, 제가 그런 간절함을 담은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대통령 탓하고 나간 거냐, 국회 탓하고 나간 것이냐 하는 얘기들 많았는데 결국은 국회가 문제가 있다 라는 것을 지적하면서 선언하셨다는 말씀이세요?
◆ 김태호> 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
◇ 김현정> 그렇다면 다시 복귀를 하겠다라고 결심하신 결정적인 계기는 뭔가요?
◆ 김태호> 사실 그동안 중진이라든지 초재선 동료 의원들이 지도부 내에서 당의 변화와 혁신을 더 강하게 앞서 달라는 요구도 좀 강하게 했었고요. 특히 당 최고위에서 만장일치 의결로 김태호가 이제 좀 들어와라, 복귀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김태호 사퇴 이유에 대해서 당 지도부가 공감하고 직을 거는 마음으로 경제활성화 법안을 이번에 통과시키자, 이번에 같이 들어와서 제대로 힘을 합쳐서 해 보자, 저의 문제의식에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공감을 해줬기 때문에 복귀요청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또 정치는 솔직히 혼자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저 자신도 복귀에 대해서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복귀에 대해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너무나 간절하게 주변 동료들이 얘기하니까 복귀 결정하셨다는 말씀이세요?
◆ 김태호> 제가 사퇴한 명분에 대해서 공감을 해 줬기 때문에 제가 끝까지 거부할 수는 없는 거죠.
◇ 김현정> 하지만 김태호 최고위원의 이번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비판이 있다는 것, 잘 아실 거예요. 조금 언짢으시겠지만 제가 그대로 전한다면 '돈키호테다', '사퇴쇼다'. 혹은 '초짜 어린애 정치'라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김태호> 의리의 정치 같다는 그런 표현도 들었습니다. 제가 정치적 테크닉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직도 촌티를 못 벗어난 것 같아요.
◇ 김현정> 촌티를 못 벗어서?
◆ 김태호> 그렇지만 제가 그렇게 정치적 결단을 하는 배경에는 항상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게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느냐, 또 하나는 우리 같이 사는 이 세상, 이 공동체 조화에 도움이 되느냐 이 두 가지 가치는 제가 늘 정치하면서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부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언제든지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다, 이게 제 신념이고요. 또 어린애 같다는 표현도 뒤집어 보면 김태호가 아직도 순수하다는 뜻 아닙니까, 계산없이.
◇ 김현정> 순수한 것으로 받아들여달라는 말씀이세요?
◆ 김태호> 이것저것 눈치보고 좌고우면하는 그런 노련한 정치가 잘하는 겁니까. 기득권의 입장에서 보면 항상 혁신을 이야기하고 이런 행동에 대해서 좀 못마땅하게 보여질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얘기를 하시는 분들 중에는 그렇게 결단을 내렸으면 뭔가 얻는 게 있어야 될 텐데 결국 지금 명분없이 다시 주워담는 것 아니냐, 이렇게 비판하시는 분들 계시던데요?
◆ 김태호> 제가 그런 환경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또 여야 각성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지도부가, 또 우리 당이 경제활성화에 직을 거는 마음으로 올인하겠다는 공식적인 멘트와 또 실제 드러내서 다 하지 못하는 이야기 있지 않습니까, 물밑에서.. 정치라는 것이..
◇ 김현정> 물밑에서 무슨 얘기 들으셨어요?
◆ 김태호> 김태호의 그런 뜻과 사퇴의 의지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한다, 가치에 동참하겠다는 그런 메시지도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예를 들어 빨리 경제법안 통과시키고 정기국회 이후에 개헌논의 시작한다, 올해 중에 시작한다는 정도의 얘기 들으셨어요?
◆ 김태호> 가장 중요한 이야기 아닙니까.
◇ 김현정> 들으셨습니까, 약속을?
◆ 김태호> 그런 데에 공감을 저는 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김무성 대표가요?
◆ 김태호> 그렇게 지금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공개적으로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맞군요?
◆ 김태호> 공감을 기본적으로 했다고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렇군요. 그 정도가 됐기 때문에 내가 들어온 것이다, 이 말씀이세요?
◆ 김태호> (웃음) 그리고 개헌의 방향도 정략적으로 또는 계파적 이해관계로 비춰서는 안 된다, 경제활성화법을 통과시키고 그 실리 위에서 개헌논의는 하되, 경제를 죽이는 개헌이 되어서도 안되고 경제를 살리는 것이 바로 개헌을 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게 제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 김현정> 혹시 비박계 당대표인 김무성 체제 흔들기 위해서 친박계하고 사전교감 하에 이런 행보했던 것 아니냐 라는 음모론도 나왔었거든요. 이건 어떻습니까?
◆ 김태호> 제가 방금 계산 없이 했기 때문에 이런 비난도 받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계산은 없었다는 말씀?
◆ 김태호> 그런 일은 없다, 그리고 또 그분하고 많은 애정관계와 믿음도 여전히 있습니다. 앞으로 한번 잘 해 나갈 겁니다. 지켜봐주십시오.
◇ 김현정> 짧게 하나 여쭐게요. 공개적으로 대권도전을 이미 의사 표명을 하신 분이니까 질문을 드리는데, 요즘 여야 정치권 통틀어서 최대 관심 인물이 반기문 총장 아닙니까. 반기문 총장 영입이 필요하다는 당내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 김태호> 정말 그런 분이 국가 지도자로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저는 좋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지금 여야의 영입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자화상이 참 부끄럽다. 부끄러운 일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김태호> 스스로 지금 우리 현실정치가, 현실정치인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 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거거든요, 우리 스스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 김현정> 우리가 오죽했으면 거기 계신 분까지 얘기를 끌어들이냐 라는?
◆ 김태호> 바로 그겁니다. 그게 우리의 자화상이고 늘 말로만 하고 행동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안 보이니까 국민들이 늘 불만이고 분노가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분이 대선 나올까요?
◆ 김태호> 글쎄요. 아직도 시간이 너무 많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을 듣죠. 김태호 최고위원님 고맙습니다.
◆ 김태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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