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의 진'을 쳤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루이스 판할 감독은 이 경기 때문에 위기를 맞았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는 17일(한국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라트비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16 A조 예선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이 경기는 히딩크 감독의 네덜란드 감독직 지속 여부가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히딩크 감독은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난 판할 감독의 뒤를 이어 자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부임 후 1승4패의 부진한 성적에 그치는 등 비난 여론이 쇄도하자 히딩크 감독은 "라트비아전까지 패할 경우 대표팀에서 물러나겠다"고 승부수를 던졌고, 결국 안방에서 6골 차 대승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네덜란드가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긴 이 경기에서 미드필드와 수비까지 모두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 달레이 블린트가 경기 시작 20분 만에 무릎 부상으로 교체됐다. 블린트의 공백에도 네덜란드는 대승을 챙겼지만 소속팀 맨유는 울상이 될 수밖에 없다. 무릎 인대를 다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블린트가 한동안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도 분명한 타격이지만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제대로 된 '베스트 11'을 꾸리기 힘든 맨유에는 치명적인 부상이다. 블린트는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주축 선수지만 판할 감독을 따라 아약스(네덜란드)에서 맨유로 이적해 첫 시즌부터 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블린트가 자신과 함께 새롭게 맨유 유니폼을 입은 마르코스 로호는 물론, 기존 수비수인 필 존스, 조니 에반스 등의 연쇄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대체하던 선수라는 점에서 판할 감독에게는 부상 소식은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