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있는 개별 소비자가 마치 외국에서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해외 직구'인 것처럼 속여 '묶음 배송' 형식으로 속칭 짝퉁 제품을 대거 들여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해외 직구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를 틈타 소액의 경우 간이신고로 물품을 들여올 수 있다는 특례를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검 외사부(정영학 부장검사)는 개인정보를 도용한 뒤 해외 직구 배송대행을 가장해 '짝퉁'물품 수만여 점을 밀수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항공 특송업체 대표 이모(39) 씨와 관세사 사무장 최모(40) 씨를 구속기소 하고, 물류업자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3만 3천여 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도용해 위조상표가 부착된 가방, 신발, 안경 등 4만 1천여 개를 '묶음 배송'하는 방식으로 중국에서 항공편으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들여온 짝퉁 물품은 시가 13억 원, 진품 시가로는 180억 원에 이른다.
묶음 배송은 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국내 소비자가 직접 주문, 구매할 때 배송대행 업체가 현지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받아 같은 지역 상품을 한꺼번에 국내에 배송하는 방식이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은 관세법상 15만 원 이하의 '소액 자가사용 물품'을 수입할 때 관세를 감면받고 간이신고만으로 수입할 수 있는 특례를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RELNEWS:right}정영학 외사부장은 "최근 국내에서 해외 직구 열기가 높아지는 틈을 타 국내 특송·유통업체, 관세사, 중국 유통업체 등이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밀수에 가담했다"며 "특히,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일치하지 않으면 통관이 불가능하지만, 이들은 중국에서 유통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개인정보를 이용해 손쉽게 통관절차를 거쳤다"고 말했다.
앞으로 검찰은 세관과 적극적인 수사 공조를 통해 국경을 넘나드는 밀수 범죄에 대한 수사를 지속적으로 벌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