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4% 실질성장률을 달성하겠다던 최경환 경제팀이 한발 물러섰다. 정부가 내년도 경제성장률(실질)을 3.8%로 하향조정했다. 대신 경제체질 개선을 위해 공공부문을 비롯해 금융, 노동, 교육 분야에서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 내년 성장률 3.8%로 하향조정.. 그래도 기댈 건 내수
기획재정부는 22일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내년부터 4% 성장이 가능하다며 ‘46조원+α’ 정책패키지 등 각종 경기부양책을 가동했던 최경환 경제팀이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에대해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소비나 투자는 민간부문 회복이 따라와야 하는데, 내년 경기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민간부문에 확산돼 있는 것 같다”며, “전망을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축 처진 경제주체들의 심리부터 살려놓겠다”던 최경환 표 경제정책이 기대만큼 약발이 받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7%에서 3.4%로 하향조정했다. 특히 민간소비 증가율은 1.7%로 경제성장률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는 민간소비 부진이 내년에도 어느정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3% 수준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 3.8%를 여전히 밑돌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따라 당초 6%로 예상했던 내년 경상성장률도 수요측 부진으로 5%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수출보다는 내수 쪽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 기재부는 “(내년에) 내수가 순수출보다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소비가 그나마 올해 1%대에서 내년에는 3%로 늘어나는 가운데,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내년에 5.8% 늘어나 경제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데 따른 것이다.
◈공공, 금융, 노동, 교육분야 구조개혁 본격 시동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는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에 최우선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고령화되는 인구구조와 저성장, 저물가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핵심분야의 구조개혁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인식이다.
이날 발표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공공분야와 금융, 노동, 교육 분야의 개혁을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제시했다.
공공분야에서는 올해 추진된 ‘공공기관 정상화’의 연장선상에서, 내년부터는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대내외 환경변화와 수익성 등을 종합점검해 기능과 조직을 재설계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공기관간 유사.중복기능에 대한 통폐합도 이뤄진다.
재정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예산 개혁, 공무원 연금 개혁에 이은 군인.사학 연금의 개혁도 내년에 추진하고, 민간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각종 방안도 제시됐다.
금융분야에서는 금융의 역동성을 높여 자금이 실물경제로 선순환되는데 구조개혁의 역점을 뒀다. 모험자본을 활성화해 모집에서 회수까지 전 과정에 이르는 모험시장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IT와의 융합으로 기존 금융시스템에 경쟁을 유발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분야의 구조개혁은 시장이 요구하는 인재를 맞춤형으로 교육하는 부분과 이를 조기육성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위해 산학협력 대학 지원과 기업과 연계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확대, 고등전문대 시범도입 등이 추진된다.
또, 공공기관 신규채용에 조기취업자와 경력자 채용이 확대된다. 아울러 9월 신학기제 도입 등 학제개편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어서, 조만간 9월에 시작하는 가을학기제가 도입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동시장 개혁은 난항 예고...가계부채 등 리스크 관리에도 역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진 노동분야 개혁방안은 지난 19일 노사정위원회의 노동시장 구조개편 논의가 결국 불발되면서 난항에 빠졌다. 정부는 당초 19일 노사정위 합의 내용에 맞춰 노동개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노사정위를 통해 노동시장 유연성과 안전성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원론적인 내용만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