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 1을 넘지 않도록 결정하면서 정치권에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30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혁신실천위원회가 마련한 토론회에서 '독일식 소선구와 비례대표 연동제' 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발제를 맡은 한림국제대학원 최태욱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진정한 개혁방안으로 가려한다면 200(지역구)대 100(비례)의 소선거구 비례대표 연동제 추진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구 의원의 수를 현재 지역구 246명에서 200명으로 줄이는 대신 비례대표의원의 수를 54명에서 100명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이 제안에 따를 경우 전국 득표율을 기준으로 비례하게 의석수를 배분하고, 각 당에 할당된 의석수를 지역 득표율에 따라 나누게 된다.
최 교수는 연동제를 실시하면 현재의 선거제도와 비교할 때 비례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양당 구도를 완화시키고 군소정당의 진출을 유리하게 해 다양한 의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사표(死票) 발생 없이 정당이 얻은 표를 권역별로 표를 나누기 때문에 지역주의와 소선거구제의 폐해인 과다대표성의 문제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도입해서는 안되는 선거제도로 비례대표 의석 축소안과 중대선거구제도입을 지목했다.
최 교수는 일본의 중대선거구제 폐해를 언급하며 "중대선거구제를 할 경우 영남이나 호남에서는 같은당 후보들끼리 경쟁하면서 정당이나 정책을 부각하기 보다는 개인 팬클럽을 조직하는 등 인물 부각선거를 하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의 제안에 대해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 위원장은 "소선거구제는 51:49가 돼도 이기는 승자독식을 낳는다"라며 "비례대표제가 더 공정한 의석수를 낳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비례대표제 도입 확대를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며 "의원 정수까지 독립된 기구인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부여하는 방안까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의 제안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혁신위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독일식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역사성, 수용가능성, 경로의존성 다 작동해서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학자들은 가장 이상적이라고 이해할지 몰라도 국민 관점에서 뭐가 이상적이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를 늘리는데 국민이 갖는 불신 중 하나가 국민이 직접 비례대표 의원을 뽑지 않는다는 것이다"라며 "비례 대표의 내부 선출 방식에 국민이 참여하는 등 보완적인 방법이 논의돼야 수용가능성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