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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숨진 신고리 3호기 밸브룸, 단순 설비시설 아냐"

기업/산업

    "3명 숨진 신고리 3호기 밸브룸, 단순 설비시설 아냐"

    • 2015-01-06 20:57

    울산 신고리 3호기 질소가스 누출 사망사고, 원전 불안전성 상징적으로 보여줘

    - 보통 질소는 냉각계통 쓰이면서 뜨거워진 원전 식혀
    - 한수원, 증거 제시 못하면 시민들 안심할 수 없어
    - 현장안전 하청업체가 담당, 원전은 또 다른 세월호

    ■ 방 송 : 울산CBS FM 100.3 (17:05~17:25)
    ■ 방송일 : 2015년 1월 6일(화) 오후 5시
    ■ 진 행 : 이은정 앵커
    ■ 출 연 : 장김미나 (탈핵울산시민공동행 공동집행위원장, 울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울산CBS 홈페이지 '이은정의 보이는 라디오'에서 방송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 이은정> 안녕하세요.

    ◆ 장김미나> 안녕하세요.

    ◇ 이은정> 울산에서 30여 개가 넘는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어떤 단체인가요?

    ◆ 장김미나>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 4개가 폭발했습니다. 핵발전소 1개는 방사능 물질량이 100 t으로 핵폭탄의 300배에 달합니다. 사람들은 이 날을 기점으로 세계가 그 전과 후로 갈라진다고 할 정도로 정말 큰 사고였습니다. 울산은 전 세계에서 핵발전소가 가장 많은 도시 입니다. 시민들은 이것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위험을 느낀 단체들이 모여 긴급하게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을 구성했습니다. 각 정당들과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에게 핵발전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아직힘이 작지만 더 많은 시민들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핵발전소 문제는 남의 일도 아니고 남이 대신해줄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각자의 생명과 재산이 달린 문제입니다. 그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 이은정>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30km 이내 인구가 15만명 정도가 살고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부울경 인구는 340만명에 달하거든요. 정말 원전사고 라는 것이 후쿠시마 원전처럼 끔찍한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어떤 시설보다 안전하게 건설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지난달 26일 신고리원전 3호기 질소가스 누출 사고로 안전관리자 3명이 숨졌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는 이번 사고를 단순 산업현장 안전사고로 볼 수 있거든요. 이번 사건 어떻게 보셨나요?

    ◆ 장김미나> 그냥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사고가 아닙니다. 사망한 사람들이 핵발전소의 현장 안전관리자들이었다는 점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아닌 핵발전소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집단 사망한 사고 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큽니다. 바로 신고리 3호기의 불안전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고라고 봅니다. 이렇게 볼수 있는 또 다른 근거는 신고리 3호기는 처음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가 아랍에미리에이트와의 계약 입니다. 한국형 핵발전소 첫 수출인 APR-1400 안정성이 확인되어야만 수출이 가능합니다. 그것의 모델이 신고리 3, 4호기 입니다. 한마디로 울산시민들의 생명을 시험대상으로 삼는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제어케이블 불량부터 비리까지 이런 조건에서 완성률 99% 단계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총체적인 부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은정> 공정률 99%로 내년 6월쯤 가동될 단계였습니다. 신고리원전 3호기의 보조건물 지하 2층 밸브룸에서 이런 사고가 났어요. 보조건물이라고 하니깐 핵심장치가 아닌 보조개념으로 볼 수 있잖아요. 어떤가요?

    ◆ 장김미나> 보조밸브가 질소가스 밸브 입니다. 용도 자체는 정확히 조사해봐야 나오겠지만 보통 질소는 냉각계통에 쓰입니다. 그러니깐 냉각수를 주입하거나 밀어낼 때. 핵발전소 안에 냉각수가 얼마나 중요한지요. 왜냐하면 핵발전에 의해서 열이 나는 것을 냉각수가 쿨링(식혀줌)을 해주거든요. 냉각수가 잘 주입되고 밀어낼 수 없다면 원자력 발전을 뜨겁게 해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희가 볼 때는 보조설비 이지만 아주 중요한 설비라고 생각합니다.

    ◇ 이은정> 문제가 된 밸브와 관련해 밸브 자체 불량이냐 시공의 문제냐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경찰도 오늘 오후 압수수색에 들어갔고요. 탈핵울산시민공동행에서는 밸브와 함께 배관시설의 부실함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배관을 원전의 동맥으로 표현 하셨어요. 동맥과 같은 중요한 곳에 부실함이 있다는 거잖아요.

    ◆ 장김미나> 밸브 자체 불량이나 배관과 배관 이음새 문제이냐 등 수사가 더 필요할 것 입니다. 모든 사건의 경우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할 수 있지 않습니까. 밸브 납품업체가 과거 비리로 두 번이나 연루되었다는 점을 본다면. 한수원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공급업체가 자격을 이미 회복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시민사회에 증거자료를 내비친 적이 없습니다. 그런걸 확실히 제시하고 설득한 후에 안정시켜야 합니다. 아무런 정보도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말로만 안전하다고 하면 시민들이 부품 하나하나 괜찮은 것이 안심할 수 없습니다. 원전 해커, 시험성적서 조작, 불량부품 판정난 걸 다시 새것이라 납품하는 현실을 보면 국민의 생명을 좌우하는 문제로 이렇게 복잡하게 서로서로 얽혀 비리를 저질러 온 것이 한수원 입니다. 참 어떻게 (한수원이)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이상 믿을 수 없겠죠.

    ◇ 이은정> 한수원에서는 해당 비리 전력이 있는 업체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쳤고 공급업체를 회복했다고 했습니다. 또 지난 2012년 문제가 된 밸브와 현재 사고가 발생한 밸브와 무관하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습니다. 한수원의 대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장김미나> 한수원이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제시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없었습니다. 국가의 운명을 담보로 도박을 하는 것 같습니다. 원전과 관련된 비리는 다른 것과 달리 더 엄격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한수원 말 마따나 문제가 없는데 왜 사고가 나느냐 하는 건데요. 이미 사고가 난 상황에서도 한수원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한수원이 사람의 생명에 대해 얼마나 경사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과거에도 그러한 각종 비리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이은정> 한수원이 원전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까 이것부터 의문이 들 것 같은데요. 고리 1호기 같은 노후원전부터 아직 가동이 되지 않고 있는 신고리 3호기 같은 신규원전까지 원전정책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있잖아요. 그 내용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장김미나> 우리나라는 신규 핵발전소를 건설하려는 계획이 잡혀 있는데요. 신규 핵발전소를 증설하지 말고 지금 우리 사회가 가장 심각하게 안고 있는 에너지 사용의 수요를 좀 조절하고 에너지 가격을 올바르게 책정하고 난 뒤,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려간다면 핵발전소에 대한 의지도를 점점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것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 이은정> 탈핵울산시민공동행에는 지역 3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역 노동단체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신고리원전 3호기 사고를 들여다보면 숨진 근로자들이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입니다. 한수원이 현장 안전을 제대로 파악하고 책임지는데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 장김미나> 저희는 정부와 울산시 등 다 묻고 싶습니다. 지금 원전 현장을 누가 책임지고 있는지, 위험한 제염작업, 핵폐기물 처리 등 현장 일에 누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지...현장안전까지 하청업체가 담당하고 있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위험한 일 대부분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 우리나라 원전이 또 다른 세월호란 말이 이런데서 나오는 것 입니다. 세월호 선장와 선원 모두 비정규직 이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조차 비정규직화 되어 있는 현실이 정말 우리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은정> 앞으로 울산에서는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계획까지 세워진 것으로 압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 장김미나> 신규원전은 정말 안 됩니다. 울산시민들이 이 결정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 되었습니다. 삼척시를 보면은 삼척은 시민투표라도 했습니다.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모양 마냥 울산시민들은 도대체 뭔가요. 울산시민들은 울산에 원전이 없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신고리 1, 2, 3, 4, 5, 6호기 부터 앞으로 계획된 것 까지 전국에서 최다 원전지역이 됩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대부분의 나라들이 탈핵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더 늦기전에 빨리 선례를 따라가야 합니다.

    ◇ 이은정> 울산시가 원전 문제를 마냥 간과할 수 없습니다. 현재 시는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 장김미나>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유치하기 전에 노후된 핵발전소 폐쇄계획과 방사선 비상계획구역 수립부터 내어놓아야 합니다. 시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울산을 만들 실질적인 틀 마련 노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 이은정> 원전과 관련해 보안 때문에 정보가 차단 되다보니깐 정부의 독점으로 인해 비리가 생겨나고 안전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 보완되어야 할까요?

    ◆ 장김미나> 정보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앞세우고 싶습니다. 시민사회단체가 핵발전소를 방문해 정보를 요구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서류를 주고 너희가 찾아 보라는 게 현실이거든요. 그렇지만 한수원이 투명하게 공정하게 운영하고 있다면 시민들이 원하는 정보를 잘 교류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은정> 아무래도 한수원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요.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앞으로 어떤 계획들 가지고 있나요?

    ◆ 장김미나> 울산시민들이 당사자 입니다. 핵발전소 사고가 나면 그 피해를 입는 당사자 입니다.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기획하고자 합니다. '탈핵'은 즐겁고 가슴이 벅찬 일 입니다. 탈핵으로 핵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서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에서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 아닙니까? 앞으로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탈핵운동을 주로 할 겁니다. 이런 포부를 갖는다면 시민들이 즐겁고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울산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 이은정> 오늘은 신고리원전 3호기에서 발생한 근로자 3명 사망사고와 관련해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장김미나 공동집행위원장과 인터뷰 나눠 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장김미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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