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 중인 국회 운영위원회 (사진=노컷V 영상 캡처)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관련 국회 현안보고가 진행된 9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개회 시작부터 여야 의원들간 설전이 이어지다 약 40여분만에 정회됐다. 여야는 김영한 민정수석 등의 불출석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야당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정수석은 물론, '문고리 3인방' 중 불출석한 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의 출석을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청와대는 문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5번이나 있었지만 못했다. 이에 관계되는 민정수석은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희 의원은 "문고리 권력을 행사한 정호성 비서관, 몰카 시계를 구입한 안봉근 비서관도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자료준비 상태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은 "2월 임시국회에서 보고할 때 가져와도 될 자료들만 잔뜩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도 "국회 운영위원들은 청와대를 감사하기 위한 자료 제출과 증인 출석을 청와대에 요구할 정당한 권한이 있다"면서 자료제출 부실상태를 비판했다.
그는 "한모 경위에 대한 청와대 회유는 청와대 경비를 담당하는 서울경찰청 101단 소속 인사가 실시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 회유는 민정수석실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측도 의사진행 발언으로 받아쳤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비운 상황에서 민정수석까지 자리를 비울 수는 없다는 게 주된 논리였다.
김도읍 의원은 "사실을 확인하고 밝히는 게 중요하지, 민정수석 나오느냐 아니냐는 차후의 문제다. 김기춘 실장이 나와있음에도 추가 출석을 고집하는 건 국회 관례와 관행을 깨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민정수석 등도 국회에 출석했다는 야당의 반론에 대해 "당시는 정부의 잘못에 대해 해명을 하기 위해 자진 출석했던 것이라서 이번과 사안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역대 어느 청와대에서 전현직 비서관이 권력암투를 벌였느냐, 전례없는 일 대해서 전례를 내세우는 건 잘못"(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라는 재반박이 나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이 정치공세나 벌인다"며 언성을 높였고, 이 와중에 "야당 의원들에게만 발언 기회를 주고 있다"고 같은 당 소속인 이완구 운영위원장을 닦달하기도 했다.{RELNEWS:right}
혼란이 지속되자 회의 시작 약 40여분만에 이완구 위원장은 "여야 간사간는 의사일정을 협의해 달라"며 정회를 선언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출석한 김기춘 실장은 모두발언에서 "문건유출로 국민과 의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참으로 송구하다.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데 대해 깊이 자성한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