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 넘어가보겠습니다.
◆ 김성완> 배우 송일국 씨의 매니저 임금 논란, 요 며칠 사이에 SNS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논란이었는데요. 결국 어제 송 씨가 아내 정승연 판사 글에 대해서 공식 사과하면서 논란이 좀 일단락되는 분위기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한 가지가 남아 있는데요. 송일국 매니저 논란을 통해 본 '국회의원 보좌관 채용 백태',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먼저 왜 송일국 씨까지 사과를 하게 됐는가, 그 과정부터 정리를 해 볼까요?
◆ 김성완>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 너무 여러 명이라서 헷갈리실 것 같기는 한데요. 논란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나흘 전이었는데요. 임윤선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 박재홍> 임윤선 변호사가 누구죠?
◆ 김성완> 정승연 판사의 친구인데요, 정승연 판사는 송일국 씨의 아내고요.그러니까 정 판사가 올린 글을 임윤선 변호사가 캡처를 해서 자기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그 글 때문에 난리가 난 건데요. 정 판사의 글이 핵심입니다. 정 판사가 올린 글을 보면 2009년이었는데 ‘남편이 이런 억울한 일을 겪었다.’ 이러면서 올려놨습니다, 글을. 글 내용을 보면 당시 남편의 매니저가 갑자기 그만뒀다고 합니다. 마침 시어머니인, 시어머니가 김을동 의원이지 않습니까, 새누리당의. 김을동 의원의 의원실에 인턴이 한 명 있더랍니다. 그래서 정식 직원도 아닌 인턴이어서 뭐 한가하기 때문에 ‘인턴도 하면서 남편 매니저 알바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 그렇게 해서 알바를 쓰게 됐다, 그리고 ‘알바 비용은 남편이 지급을 했다.’ 이런 겁니다. 그런데 한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이 ‘시어머니가 아들 매니저를 보좌진으로 등록을 해서 세금으로 월급을 줬다.’ 이렇게 폭로를 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억울함을 호소하는 거죠. 그 뒤부터 이게 한 6년 동안 이 시사프로그램 때문에 끊임없이 남편이 악플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송일국 씨가 세 쌍둥이와 함께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있잖아요. 그것 때문에 많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거기에 또 악플이 붙었답니다. 거기에 화가 나서 올린 글을 정 판사의 친구인 임윤선 변호사가 옮겨놨다가 그게 알려지게 되면서 아주 시끄러워지게 된 거죠, 이게.
배우 송일국
◇ 박재홍> ‘그게 아니다.’ 진상을 알려주고 싶음에 글을 올렸는데 오히려 그 글이 더 논란을 증폭시켰네요.
◆ 김성완> 맞습니다. 일종의 갑질논란 때문인데요. 정식보좌관은 아니지만 인턴도 엄연한 직원이잖아요. 국회의원실에는 보좌관 7명을 뽑을 수 있고 인턴 2명, 입법보조원 2명을 뽑을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정 판사의 글을 보면 알바생에 불과했으니 4대보험 따위는 내주지 않았다..
◇ 박재홍> 이게 문장의 단어들에 굉장히...
◆ 김성완> 따위, 따위. 겸직이 가능해서 알바차원에서 잠시 시킨 일이다, 그런데 이게 알바라고 하는 것도 어패가 좀 있는데요. 이게 또 핵심이 권력의 사유화 문제하고도 연결이 되는데 어머니가 아무리 국회의원이라 하더라도 집에서만 어머니지, 밖에서는 공인이잖아요. 그런데 아들이 또 배우라 할지라도 어머니 인턴한테 매니저 일을 시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국회의원인 어머니가 아들한테 매니저를 인턴하고 겸직하라고 허락해 주는 것도 사실은 말이 안 되는 거죠. 모든 논란이 바로 여기에서 시작이 됐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이게 오늘의 행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이제 행간 제목을 '국회의원 보좌관 채용 백태' 이렇게 정하셨어요.
◆ 김성완> 맞습니다. 김을동 의원이 인턴에게 아들 매니저 일을 시켰다면, 아예 아들이나 딸을 또 친인척을 보좌관으로 채용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은데요.
◇ 박재홍> 이외에도.
◆ 김성완> 새해 벽두부터 나온 논란이 있었죠. 새누리당 박윤옥 의원의 아들 채용 논란. 아들을 입법보조원으로 채용을 했는데 그 아들이 퇴직한 4급 보좌관 행세를 하고 다녔다, 이래서 굉장히 시끄러웠는데요. 박 의원의 해명이 조금 더 황당했습니다. ‘보좌관을 한 경력도 있고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해명을 했거든요. 그런데 입법보조원이 보좌관 행세를 하는 게 문제였지 아들이 능력 있느냐 없느냐를 물어본 건 아니었거든요. 이게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 박재홍> 빙산의 일각이다.
◆ 김성완> 의원들의 입법보좌관 채용 백태를 보면 친인척을 채용한 것을 보면 몇 가지 사례로 구분을 할 수 있는데 첫째 박 의원처럼 직접 아들, 딸을 채용하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인데요. 장녀를 9급 비서관으로 채용을 해서 7급, 5급까지 올리면서 8년 동안 채용을 했습니다.
◇ 박재홍> 딸과 함께 8년 동안. 제대로 일은 한 겁니까, 그러면?
◆ 김성완> 그건 송 의원한테 물어봐야 되겠죠. 두번째 유형은 아들이나 딸이 아니라 친인척을 채용하는 경우인데요. 지금 창원 시장이죠. 안상수 전 한나라당 의원. 친형의 자녀를 채용하는 경우가 있었고요. 김성조 전 의원 같은 경우에도 매제를 채용한 적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사실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촌동생, 누나의 아들, 뭐 이렇게 해서 친인척을 채용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번째 사례로는 이것도 만약에 안 된다, 이게 눈총을 받잖아요. 친척 채용하고 아들, 딸 채용하면 좀 그렇잖아요. 그러니까 동료 의원, 후배 의원한테 부탁을 하는 겁니다.
◇ 박재홍> 의원 후배들에게.
◆ 김성완> 서정표 전 민주통합당 의원 같은 경우에 딸을 보좌관 명단에만 올려놨다가 4년 동안 월급 2억원을 받도록 해 줘서 아주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거든요.
◇ 박재홍> 월급이 2억이나 됩니까, 4년 동안?
◆ 김성완> 맞습니다. 연봉이 한 7000만원 정도가 되니까요. 19대 다음 회기 국회 때 후배인 백군기 의원실에 또 그 딸을 6급 비서로 채용하도록 부탁을 했다는 것도 있고요. 또 새정치민주연합 모 의원 같은 경우에는 동료 의원한테 부탁을 해서 딸을 무급 인턴으로 근무를 시킨 다음에 그 경력을 이용해서 다른 항공사에 취직을 시켜주는 이런 경우도 있었다,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 박재홍> 일단 채용의 권한이 전적으로 의원에게 위임이 되어 있으니까 이렇게 편법도 가능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 김성완> 맞습니다.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원의 권한을 마치 내가 어디 가서 땅따먹기 하면서 따온 것처럼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국민이 줬다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그래 가지고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이 이걸 자제할 수 있는, 규제하는 법률안을 발의한 적이 있어요. 친인척이나 아들, 딸을 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벌써 3년 전에 발의를 했는데 아직까지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거 법만능주의라고 하잖아요. 모든 걸 법으로 어떻게 다 규제를 할 수 있겠어요. 국회의원 스스로가 권력을 공적인 권력이라고 생각하고 마음대로 휘두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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