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 대표 후보(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문 후보가 당 혁신을 기치로 내걸고 당권주자들과 힘겨루기를 했던 것과 달리 표적을 박근혜 대통령으로 바꾼 것이다.
문 후보는 27일 긴급 경제 회견을 열고 연말정산 파동과 서민증세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청와대 및 내각 경제팀의 전면 퇴진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증세없는 복지' 공약을 사실상 파기한 박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하며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먼저 엄중히 사과해야 한다. 핵심공약을 줄줄이 파기하고 서민들에게 고통을 안기고 있는 경제운영에 대해 머리 숙여야 한다"며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증세를 즉각 중단하고 소득 보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노와 친노의 계파 갈등 사이에 놓여 “계파를 청산 하겠다”는 말 등 당 내현안에 대한 해명을 주로 해왔던 문 후보였기에 국정 현안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날선 비판을 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이날 기자회견을 두고 우선 문 후보가 박지원 후보의 네거티브 공격을 피해가기 위해 전략을 수정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는 당권 대권 분리론을 강조하며 수차례 “문 의원은 당권·대권을 모두 가지려는 ‘꿩 먹고 알 먹기’식 정치를 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이외에 대북송금 특검, 통합진보당과 연대 등 예민한 사안을 끄집어 내며 문 후보를 공격했다.
‘네거티브는 없다’고 선을 그었던 문 후보도 박 후보의 공격에 “우리 당은 총선도 대선도 이겨 ‘꿩도 먹고 알도 먹어야’ 한다. 당 대표 선거에서 왜 자꾸 대선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답하는 등 대응했지만, 오히려 박 후보의 페이스에 말려든다는 평가도 나왔다. {RELNEWS:right}
하지만 문 후보는 본격적으로 제1 권력자인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하면서, 관심이 덜한 내부 싸움에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국정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대권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부대효과도 노릴수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문 후보가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울수록 박 후보의 입지가 좁아지는 효과를 낼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당 내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면 국민을 대상으로 당대표 주자로서 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는 기조 변화가 있다”며 “네거티브 공방 있었는데 국민들한테 지지도 못받고 있다. 그것보다는 국민 삶의 문제를 책임지는 모습을 비쳐주고 비전 경쟁을 하자는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