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해보험이 10년 넘게 유지해온 수천억달러 규모의 항공보험 간사사(社)를 현대해상에 뺏긴 것으로 확인됐다. KB금융지주 인수를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악재여서 향후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 초, 연간보험료 약 2600만 달러(우리돈 281억여원) 규모의 기단보험(기체 및 배상책임보험)을 갱신하면서 간사사를 LIG손보에서 현대해상으로 바꿨다.
◇ 아시아나 연간보험료 2600만 달러 '큰 손님'간사사가 변경되면서 LIG손보의 항공보험 지분의 일부가 새 간사사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보통 기단보험처럼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금액이 천문학적인 규모인 보험은 여러 보험사가 공동으로 위험을 인수하게 된다.
여러 보험사가 포함돼 있긴 하지만 계약과정은 간사사가 주도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통상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는 회사가 간사사를 맡는 것이 업계 관례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지분 30%를 보유한 LIG손보가 2003년부터 10년 넘게 간사를 맡아왔다.
그런데 지난해 말 보험사별 보유 지분이 변경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간사사가 LIG손보에서 현대해상으로 바뀌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 기단보험의 지분은 LIG손보(30%)와 현대해상(13%), 삼성화재(14%), 동부화재, 롯데손보, 흥국화재, 한화손보, 메리츠화재, 농협손보, MG손보 등의 순으로 나눠서 가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간사사가 바뀌었다면 다음 보험 갱신 때 간사사(현대해상)로 (LIG손보가 보유하던)일부 지분이 넘어간다고 예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 갑작스레 주도권 빼앗긴 LIG, '외압설'도 솔솔LIG손보가 간사사 자리를 현대해상에게 뺏긴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외부 압력설’도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