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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옥, 105층에서 115층으로 높아진 이유

기업/산업

    현대차 사옥, 105층에서 115층으로 높아진 이유

    [CBS 박재홍의 뉴스쇼-행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연결되어 있습니다. 김성완 씨 안녕하세요?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은 어떤 주제로 해볼까요?

    ◆ 김성완> 꼭 한달 전이었는데요.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이 2015년 시무식에서 한국전력 부지에 105층 높이의 신사옥을 짓겠다, 이렇게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한달 만에 건물의 층수를 10층을 더 높여서 115층으로 짓겠다 이렇게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이 현대차 사옥이 105층에서 115층으로 건물을 높인 이유,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10층이 더 높아진 것인데 그러면 이제 국내 최고의 높이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게 과정부터 좀 짚어주실까요?

    ◆ 김성완> 아마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작년 9월에 현대차 그룹이 한전부지를 10조 5500억원에 낙찰을 받았거든요. 그때 고가 낙찰 의혹으로 엄청난 역풍을 받았었는데요. 3개월 동안 침묵을 지키던 정몽구 회장이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지난 1월 1일 열린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이 열심히 한 결과 한전부지에 10조가 되는 투자로 우리가 105층으로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현대차 그룹이 신사옥을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로 짓는다는 설은 그동안에도 무성했는데 현대차 그룹 오너가 직접 층수를 이때 처음으로 밝힌 거였습니다. 당시에 신사옥에 40여 개의 계열사를 집결시키고 현대차 테마파크와 컨벤션 센터, 쇼핑몰까지 있는 일종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만들겠다, 이런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혔는데요. 그런데 현대차 그룹이 오너가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을 한달 만에 뒤집었습니다. 사흘 전 서울시에 한전부지개발제안서를 접수를 했는데요. 사옥의 용도는 거의 비슷한데. 신사옥 층수를 105층에서 115층으로 10층이나 높인 겁니다.

    ◇ 박재홍> 네, 그러니까 이제 115층으로 높여진 것인데 그러면 현대차 그룹에서는 이렇게 높인 배경은 뭐라고 설명을 하고 있습니까?

    ◆ 김성완> 구체적인 이유을 다 밝힌 건 아닌 것 같고요. 일종의 기술적인 문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건물 설계를 검토하다 보니까 안전시설이나 기계실 같은 건물 구조 관련된 필수 시설을 추가로 넣을 필요가 있었다, 검토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건물 높이가 높아졌다, 이런 식의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한달 만에 이제 말이 바뀐 것인데 이제 정몽구 회장이 시무식에서 105층을 짓겠다 이렇게 발표했을 때는 그런 검토가 없었다는 그런 얘기인가요?

    ◆ 김성완> 그렇지는 않겠죠. 대기업 직장인이라면 이 얘기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렇게 얘기를 하실 것 같은데요. 그룹 오너가 시무식에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밝히는데 기본적인 시설 검토도 안 했다, 과연 믿을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정 회장이 건물 층수를 꼭 찝어서 105층으로 밝혔을 때는 외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겠습니까? 계열사까지 참여하는 TF팀 만들어서 종합적인 검토하고 내부회의 거치고 오너한테 보고해서 오케이 사인까지 떨어져야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얘기를 하자면 기술적인 문제 외에 다른 이유가 아마 개입됐을 것이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는 거죠.

    ◇ 박재홍> 다른 이유가 개입됐을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요즘 안전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기 때문에 꼼꼼하게 검토하겠다 이렇게 입장을 밝힌 상황인데. 그렇다면 105층에서 115층 건물 층수를 진짜 높인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김성완> 두 가지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첫째는 롯데와의 자존심 싸움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롯데가 짓고 있는 롯데월드타워, 층수는 123층입니다. 그러니까 현대보다 오히려 8층이 더 높은데요. 건물 실제 높이는 555m입니다. 그런데 현대가 짓겠다는 115층 건물은 층수는 낮지만 건물 높이는 171m입니다.

    ◇ 박재홍> 571m.

    ◆ 김성완> 571m. 롯데월드 타워보다 16m가 오히려 높거든요. 그러니까 현대차가 100층 이상 건물을 만약에 지으려고 계획을 했다면 세계 1위는 아니더라도 국내 1위는 해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자존심이 나오지 않았겠느냐,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더구나 한전부지 매입하는데 현대차가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습니까? 삼성그룹이 써낸 입찰가의 2배가 넘는 10조가 넘는 금액을 낙찰을 받았다, 그래서 엄청나게 역풍이 불었고 그룹 주가가 막 폭락을 하지 않았습니까? 또 정몽구 회장이 배임혐의로 고발까지 당했거든요. 너무 비싼 가격에 부지를 낙찰 받는 바람에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 이런 이유였는데 물론 이제 무혐의가 결정이 났기는 했지만. 이런 우여곡절 끝에 신사옥을 지었다면 롯데보다 낮게 짓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그렇게 짓는 데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게 이제 첫번째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대기업간의 자존심 싸움이 있었을 것이다라는 것이고. 두번째는 이유는요?

    ◆ 김성완> 마천루의 속성이라는 측면을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전세계 마천루 경쟁을 보면 아마 현대차가 왜 이렇게 건물을 높이려고 했는지 답이 보일 것 같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은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라고 하잖아요. 이게 828m인데요. 계속 이게 세계 1위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그게 아니고요. 내년에는 이 타이틀을 중국에 넘겨줘야 합니다. 중국 후난성 ‘스카이 시티’라고 하는 게 838m. 그러니까 ‘부르즈 할리파’보다 10m 더 높게 지어질 예정인데요. 내년에 완공을 합니다. 내년에는 또 타이틀을 사우디에 또 넘겨줘야 합니다. 이게 사우디 왕실이 짓는 건물이 있는데요. 킹덤타워라고 첨탑높이를 포함하면 1000m가 넘는 건물입니다.

    ◇ 박재홍> 건물이 1km네요, 그러면.

    ◆ 김성완> 네, 그렇죠. 이런 것처럼 세로 1000m 이상 짓는 초고층 빌딩을 짓는다고 하면 최대한 높게 지으려고 노력을 한다는 거죠. 초고층 빌딩 같은 경우에는 경제적으로 저층에 비해서 건축비가 한 1.5배 정도 더 들어가고요. 임대료도 한 두서너 배가 넘기 때문에 공실률도 굉장히 높거든요. 이렇게 높게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 것은 일종의 랜드마크, 상징성을 우리가 가지고 가겠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현대차도 기왕 건물을 짓는다고 하면 현대차의 상징적인, 또 서울시의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만들 필요가 있었다, 이게 이제 두번째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대한민국 최고층의 건물이다라는 상징성을 이제 타이틀을 따기 위한 그런 경쟁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제 현대차 계획은 그렇지만 서울시가 굉장히 또 깐깐하게 볼 것이다 이런 발표가 있었어요. 그리고 승인이 될 수 있을 것이냐 이것도 관심거리인데.

    ◆ 김성완> 네, 맞습니다. 이게 가장 큰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롯데와 자존심 경쟁을 벌였지만 거꾸로 말하면 롯데의 저주에 빠질 위험도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롯데의 저주다.

    ◆ 김성완> 롯데가 안정성 논란이 굉장히 심각하잖아요. 처음 지을 때부터 비행기 활주로를 비켜갔다 해서 특혜 논란이 있었고. 그다음에 안정성 논란이 계속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현대차 그룹 같은 경우에는 한전부지에 건물을 짓는 게 기업소득환류세제, 세금혜택을 또 정부가 줬던 거다, 이런 특혜 논란에 또 휩싸이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기업의 투자에 단기소득의 80% 이상을 쓰면 세금을 면제해 준다 이렇게 정부가 지금 특혜를 준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건물을 지었을 때 교통문제라든가 그 주변에 임대료 문제라든가 이런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서울시가 그런 측면에서 훨씬 더 깐깐하게 볼 경우에는 현대차가 계획대로 건물을 짓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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