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새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면 외국 고객에 대한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직접 판매(역직구) 성장세는 미흡하다.
관세청의 전자상거래 수출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는 1천553만건에 15억4천492만달러에 달했지만 역직구는 10만5천400건에 2천809만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따른 무역 적자는 15억1천683만달러(약 1조6천억원)나 된다.
무역적자 심화는 해외직구 증가세가 연 50% 안팎에 달하는 반면 해외직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데 있다. 역직구도 최근 연평균 성장률이 20% 안팎을 기록하고 있지만 규모 자체가 워낙 적다.
그러나 해외직판 업계에서는 해외 고객의 수요을 정확히 파악하고 최적의 상품을 갖춰 공략할 경우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도 중국 직판의 경우 항공이 아닌 선박을 이용한 배송의 길을 터주기로 하는 등 정책적 뒷받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5일 온라인쇼핑몰 창업을 지원해 온 카페24에 따르면 해외직판 사업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해외 고객이 이용하기 편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타깃 국가 언어로 된 쇼핑몰 구축은 필수다. 상품의 특징, 배송 및 환불 정책 등에 대한 안내와 함께 현지 소비자들이 익숙한 결제시스템을 연동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 현지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연동은 쇼핑몰 성공의 필요조건이다.
홈페이지가 구축됐으면 경쟁력있는 아이템 확보가 긴요하다. 온라인쇼핑몰은 국경이 없는 만큼 전세계 몰이 모두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해외직판 쇼핑몰의 아이템 비중은 패션·의류·화장품 등 뷰티 분야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품목이 인기를 얻기 때문이다.
역발상도 필요하다. 스키복이나 수영복 등은 호주·러시아 등 우리와 계절적 환경이 반대인 국가를 상대로 하면 비수기에도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해외 시장에 없는 아이디어 상품도 대박 가능성이 높다.
여성 네일아트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 스키니네일(www.skinnynail.co.kr)의 경우 일본과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일아트 상품은 여름이 성수기인 만큼 사계절이 더운 동남아를 공략해 비수기를 극복한 사례다.
해외직판 아이템을 확보했으면 현지화된 해외 마케팅이 뒤따라야 한다. 영어권의 경우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과 같이 현지에서 많이 이용하는 채널에 쇼핑몰과 상품을 노출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 바이두라는 대표적 포털과 함께 대표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를 이용해야 한다.
여성의류 전문몰인 미아마스빈(www.miamasvin.co.kr)은 단순한 번역·판매를 넘어 현지 맞춤 마케팅, 공략 대상 고객에 대한 연구 등을 철저하게 해서 일본에서는 지난해 1억엔의 매출을 올렸고, 중국인의 홈페이지 방문도 하루 1천명이 넘는다.
단골 확보도 해외직구몰 성공의 관건이다. 현지에서 쓰이는 용어나 쇼핑 패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하며, 목표 고객의 트렌드도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 큐큐(QQ)메신저를 통한 고객상담이 필수적이다. 이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 문답과 즉석 흥정까지 진행된다. 이 메신저가 켜지지 않은 쇼핑몰의 경우 운영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기까지 한다.
마지막 단계인 배송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해당 국가에서 신뢰를 받는 배송 방식과 업체 선택이 도움이 된다. 현재 해외 배송의 경우 우체국국제특송(EMS)과 특송업체를 이용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관세청은 중국으로 상품을 판매할 경우 여객선을 이용한 배송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해외직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 배송은 항공 운송에 비해 하루 정도 더 걸리지만 비용이 30% 이상 저렴해 역직구 업계의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된다.
카페24 관계자는 "주된 판매 대상과 물품을 정했으면 현지 실정에 최적화된 사이트를 구축하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면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해외지사망 등을 갖춘 전문업체의 자문을 받는 것도 조기에 뿌리를 내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