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자료사진)
롯데그룹이 '회장님 마케팅'에 열심이다. 롯데그룹은 9일 신동빈 회장이 불시에 롯데월드타워&몰을 방문해 안전을 직접 챙기고 입점 업체 직원들을 위로했다고 밝혔다.
"직접 안전을 챙기겠다", "수수료 감면과 적극적 마케팅 시행 등 입점업체에 실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발언도 전했다.
예고에 없었던 신 회장의 동선이 보도된 건 롯데그룹 측이 현장과 기자실 방문까지 동선 별로 두 차례나 자료를 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이처럼 '직접 나서는 신 회장'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회장님이 기자들을 찾은 것은 2007년 이후의 매우 드문 일"이라며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달에는 동반성장위원회와 협약식을 갖고 중소 협력사와 대기업간 상생 체제를 위해 800억원대 동반성장펀드를 추가 출연했다.
갑질 논란이 됐던 롯데홈쇼핑과 관련해서는 신 회장이 '직접' 연간 50억원이 투입되는 투명성 강화안을 챙겼다. 하나같이 '회장님'이 전면에 배치된 행사들이다.
한때는 '은둔의 CEO'로 불렸던 신 회장이 부쩍 대외 활동을 늘인 직접적 배경은 역시 리스크 돌파 성격이 짙다.
제2롯데월드는 안전성 논란으로 지난해 개장 초와 비교해 방문객이 절반으로 떨어진 상태이고, 롯데홈쇼핑의 경우 다음 달 TV홈쇼핑 사업자 재승인 심사가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연구소 권오인 팀장은 "롯데의 경우 가장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갖추고 국내 재벌기업 중에서도 총수 지배라는 특징을 강하게 띄고 있다"면서 "그렇다보니 '회장님이 나서면 다르다'는 메시지도 더 확실하게 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행보에 리스크 관리 이상의 목적이 있다고도 본다. 친형이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벌이는 승계 경쟁의 일환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