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자료사진. (황진환기자)
제 2롯데월드가 지난해 10월 임시사용 승인을 받은 이후 무려 13건의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서울시는 '임시사용승인 취소'와 같은 '엄포카드'만 반복하고 롯데그룹측은 서울시와 시민들의 안전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서울시와 롯데그룹간 이같은 '핑퐁게임'이 지속되면서 롯데월드 안전에 대한 시민 불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5일 "지난 10월 제 2롯데월드 임시사용 개장 이후 잦은 사고로 시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롯데측에 안전관리 대응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는 제 2롯데월드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건물안전에는 구조적으로 이상이 없지만 롯데측의 안전관리 대응에 문제가 있다"며 시민 불안을 롯데측의 미숙한 안전관리 시스템탓 만으로 돌리고 있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사고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보고체계를 운영하고 전문가를 투입해 안전점검을 한 뒤 이를 투명하게 언론에 알려야 하는데 (롯데측은)이런 대응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에따라 지난해 12월 31일 알려진 지하주차장의 광범위한 균열도 롯데측의 미숙한 안전관리 대응으로 불필요하게 시민 불안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앞서 서울시는 지난 12월 16일 제 2롯데 영화관·수족관 사용제한 조치를 내릴때도 안전사고 대응체계 미흡으로 롯데가 시민불안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월드몰 내에 다양한 운영주체(백화점, 면세점, 쇼핑몰, 시네마, 수족관, 하이마트 등)가 분포돼 있는데 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이 미약해 경미한 사고에도 시민불안이 초래됐다"고 진단했다.
이에대해 시민 한모씨(36)는 "제 2롯데월드 건물과 관련 지반의 문제, 초고층부 건물 치의 문제, 석촌호수나 싱크홀 문제, 건물안전의 문제 등 수많은 문제가 제기되는데 서울시는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건물 구조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롯데측의 미숙한 안전관리 대응만 꼬집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 2롯데월드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마치 롯데의 미숙한 대응에서 모두 출발하는 것처럼 본질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제 2롯데월드 사건 사고 현황 (2014년 10월 임시사용허가 이후, 13건) |
▶ 2014.10.27 롯데월드몰 식당가 5-6층 바닥에 광범위한 균열 ▶ 2014.10.29 캐주얼동 아트리움 4층 유리난간 금속부품 낙하(직원 1명부상) ▶ 2014.11.4 에비뉴엘동 천장부분 50cm균열 발견 ▶ 2014.11.5 에비뉴엘동 엘리베이터 2차례 운행정지(10.31 등) ▶ 2014.11.5 캐주얼동 아트리움 유리난간 나사 탈락 및 이음새 벌어짐 ▶ 2014.11.9 시네마 14관 영화상영중 진동(119 신고) ▶ 2014.12.3 지하2층 상어수조 관람터널 등 3개소 실리콘 부위 누수 ▶ 2014.12.10 14관 상영중 관람객 18명이 스크린 진동 느끼고 퇴관 ▶ 2014.12.11 캐주얼동 지하 2층 개방통로 천장에서 누수 ▶ 2014.12.11 잠실공영주차장과 제2롯데월드 주차장 출구 사이 벽면누수 ▶ 2014.12.16 캐주얼동8층 공연장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1명 사망 ▶ 2014.12.27 캐주얼동 1층 북측 출입문 탈락 여성 1명 부상 ▶ 2014.12.31 제 2롯데월드 지하주차장 바닥균열 언론보도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롯데월드에서 크고작은 사고가 날 때마다 "사고위험 요인이 지속되면 임시사용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며 건물사용 제한조치를 취할 것처럼 '엄포'만 반복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도 "롯데측이 안전관리 대응시스템 구축을 미이행한 상태에서 사고가 재발하면 건물사용 제한조치나 임시사용승인 취소 등 종전보다 더욱 강력한 제재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서울시의 임시사용제한 조치에 대한 언급은 벌써 두번째다.
또 서울시의 책임 회피성 태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는 시민불안과 관련한 '서울시 책임론'에 대해 "롯데는 건물 자체가 민간건물"이라며 "건축주 대응이 우선"이라고 책임 회피에 급급하는 모양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 건의 사고도 안나면 좋겠지만 어느 건물이나 완성이 되고 6개월~1년 정도는 안정화 과정을 겪게 된다"며 그동안 발생한 13건의 사고가 '일상적 사고'인 것처럼 오해를 낳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태도때문에 안전조치를 행정적으로 지도해야 할 서울시가 오히려 롯데측에 '애걸복걸'하는 것처럼 비쳐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NEWS:right}이날 언론브피핑에서 한 기자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안전관리시스템을 만든다고 했는데 엎드려절받기식으로 그쪽에서 만든다고 하니까 서울시에서 요청하겠다는 수준의 대응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에는 롯데측도 서울시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좀 지켜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