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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가족 "우린 영영 유족이 될수 없나요"

사회 일반

    세월호 실종자 가족 "우린 영영 유족이 될수 없나요"

     


    -쓰러졌어도 링거맞고 1인시위 나서
    -뇌종양 투병에도 이것밖에 할 수없어
    -꼬마가 건넨 음료수에 눈물 주르륵
    -끝까지 최선다한다던 대통령 약속 지키길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은미 (실종자 다윤 엄마)

    세월호 사고 1주기 이제 채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세월호 안에는 9명의 실종자가 남겨져 있는데요. 4월 16일 이후 시간이 멎어버린 실종자 가족들은 조속한 선체인양을 촉구하면서 거리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청와대 앞에서 딸이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실종자 어머니를 만나보겠습니다. 실종자인 허다윤 양의 어머니이십니다. 박은미 씨 전화로 연결하죠. 어머니 나와계시죠?

    ◆ 박은미>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그저께인 16일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하시던 중에 쓰러지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떠신가요?

    ◆ 박은미> 아직도 어지럽고 많이 안 좋긴 한데 다윤이도 찾아야 하니까 아픈 건 뭐 별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 박재홍> 바로 병원에 후송되셨는데 그러면 지금도 병원에 계신 건가요?

    ◆ 박은미> 아니요. 집으로 왔고요. 그 다음 날도 1인 시위를 해야 돼서 링거만 맞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병원에서 회복한 다음에 바로 다시 1인 시위에 나서신 거네요. 현재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져 있고 또한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가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청와대 앞에서 쓰러지시기까지 1인 시위에 나서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은미> 정부가 11월 초 정도에 선체 수색 종료를 했잖아요. 그러고 나서 그때 정부가 그랬거든요. ‘인양도 수색의 한 방법이다.’ 이렇게 말을 하고 수색종료를 했기 때문에 저희는 곧장 인양으로 들어가는 줄 알고 기다리고 하루하루 정말 피가 마르는 것같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아무런 발표도 없고 진행되는 것도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냥 집에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다윤이 엄마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더라고요. 피켓 들고 길거리 나가는 거밖에...

    ◇ 박재홍> 정부도 발표를 했지만 그 이후에 아무런 일을 진행하지 않고 있고, 또한 인양작업도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어머니는 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던 그런 상황이었네요. 그리고 어머니가 지금 목소리도 굉장히 안 좋으시고 힘드신 상황인데, 제가 듣기로 지병이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어떤 병을 앓고 계십니까?

    ◆ 박은미> 신경섬유종이라고 뇌 쪽에 종양이 좀 많이 나 있고요. 양쪽 귀 신경에 종양이 나서 신경을 눌러서 한쪽 귀는 청력을 잃었고 한쪽 귀도 종양이 자란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그럼 지금 뇌종양이 있는 상태인가요?

    ◆ 박은미> 네, 그렇죠. 신경이 마비되는 거예요. 그래서 많이 어지럽고 이명도 많이 심하고요.

     

    ◇ 박재홍> 뇌종양도 있는 상황이니까 1인 시위 하시는 중에 쓰러질 수밖에 없으셨던 거군요.

    ◆ 박은미> 네. 많이 어지럽고 그러니까.

    ◇ 박재홍> 그러면 이제 무엇보다 어머니 건강도 잘 챙기셔야 되는데 시위를 할 때 지나가시면서 위로해 주시는 분들이나 격려해 주시는 분들 있으시죠?

    ◆ 박은미> 맨 처음에 시위를 시작하는데 저도 너무 당황했던 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모르더라고요. ‘아직도 실종자가 남아 있어?’ ‘이거 아직 수습 안 됐어?’ 이러는 사람도 많고요. 이거 천안함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고. 아직 많이 모르더라고요. 그래도 시위하면서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힘내세요’ 한마디에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어떤 꼬마는 ‘아줌마 이거 드세요’하고 음료수 갖다 주는 아이도 있고요. 그럴 때 아직 기억하고 관심 가져주고 하는 사람이 많이 있구나 생각이 나서 좀 힘이 나더라고요.

    ◇ 박재홍> 아직 잊지 않고 함께해 주고 함께 슬퍼해 주는 그런 분들이 있을 때 힘이 나신다는 말씀이네요. 이 가운데 최근 새누리당의 김재원 정무특보가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했습니다. ‘유경근 위원장이 SNS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이런 내용이었었는데 이 소식 들으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박은미> 저는 그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요. 다만 고소하신 분이 저희에게 더 많은 상처를 주신 건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더 많은 상처를 줬다? 어떻게 상처를 줬나요?

    ◆ 박은미> 제가 경황이 없어서 그냥 사람들한테 들었는데요. ‘세금도둑이다’ 그런 말씀을 하신 분이 아닌가요...?

    ◇ 박재홍> 그런 말을 들으셨을 때 어떤 기분이 드셨습니까?

    ◆ 박은미> 억장이 무너지죠. 자식을 잃고도 같이 아파해야 되는 상황인데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속상하죠.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씨 (황진환 기자)

     

    ◇ 박재홍> 문제를 해결하겠다 말만 해 놓고 실제로 움직이지 않는 정치권, 혹은 정부의 모습을 보시면서 많이 실망하시는 거군요. 세월호 참사 이제 1주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어머니를 비롯해 세월호 가족들이 가장 많이 바라는 것은 뭔가요?

    ◆ 박은미> 저희가 바라는 거 가족을 찾아달라는 거, 친구를 찾아달라는 것인데 정부가 제발 좀 빨리 인양발표도 하고 배가 뭍으로 올라와서 실종된 가족들을 다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이제 22일째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계시는 건데. 만약에 대통령을 지금 만나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고 싶으세요?

    ◆ 박은미> 제가 4월 16일에 진도에 내려가 있을 때 제가 아주 많이 몸이 안 좋아서 체육관에 누워 있었는데요. 그때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나요. ‘마지막 한 사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지막 한 사람까지 다 찾아주겠다’고 제가 누워서 똑똑히 들었거든요. 그렇게 하신 말씀, 꼭 그 약속 지키라고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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