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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남미

    이란 핵협상 타결…이제 북한만 남았다

    • 2015-04-03 11:1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취임 전 북한, 쿠바, 이란을 언급하며 '적'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집권 2기 들어 그 약속은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후 대사관 개설 등 현안을 놓고 양국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란과 진행한 핵협상은 이제 분수령을 넘었다. 앞으로 석달간 최종 합의안을 마련을 위한 추가 협상이 진행되겠지만 큰 틀에서의 합의는 마무리됐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이 과감한 외교를 천명했던 적들 가운데 이제 남은 건 북한 뿐이다. 미국이 핵 비확산 체제에 반기를 들고 있는 마지막 남은 적을 향해 대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미간 대화와 협상을 촉구하는 국제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6자회담 재개 가능성도 언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체적인 관측은 낙관적이지 않다. 우선 현실적 어려움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와의 또다른 한판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미 의회로부터 이란 핵협상을 방어하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외교적 모험에 나서기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지난 1994년 북한과의 핵협상 끝에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 특사는 "이란 핵 합의를 방어하는 일과 동시에 북한과 새로운 핵 협상에 나서는 일은 쉽지 않다"며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남은 임기 2년, 조만간 차기 대선 국면이 도래하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복잡한 문제를 건드리기 보다 외교적 업적 '수성'에 주력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미국 정부가 이란과 북한을 전혀 다른 사안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의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 내에서 평화적 핵 이용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3차례 핵실험을 강행했다.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북한은 이미 행무기를 갖고 있고 핵실험을 했지만 이란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도 않고 실험도 하지 않았다"며 두 나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여기에 북한에 대한 신뢰 문제까지 심각하다. 미국은 지난 2012년 고위급 회담을 통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잠정 중단하는 2.29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북한은 불과 며칠 뒤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오바마 정부로서는 공들인 협상이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되는 경험을 했던 것이다.

    이후 오바마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믿을만한 행동을 보이기 전까지는 협상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만약 협상에 나섰다가 또 다시 합의가 무산될 경우 정치적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비관론에 힘을 더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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