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성매매 혐의로 체포한 국세청과 감사원 직원들을 재판에 넘기기로 결론내리고 사건을 다음주쯤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들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선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접대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30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성매매 혐의로 지난달 2일 서울지방국세청 A과장과 모 세무서장 B씨를, 지난달 19일에는 감사원 감찰담당관실 김모 4급 직원과 김모 5급 직원을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국세청 직원들은 지난달 2일 오후 7시쯤 역삼동의 한정식 집에서 회계법인 임원 2명과 식사를 한 뒤 인근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밤 11시 50분쯤 모텔에서 주점 여종업원과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의 밥값 83만여 원과 성매매 비용을 포함한 술값 420만원은 국내 유명 회계법인 임원들이 계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행정고시 동기이자 대학 선후배 사이인 국세청 직원들 가운데 한 명이, 대학동문이기도 한 회계법인 임원과 오랜 친분을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회계법인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술값을 나눠 계산한 내역을 확인했지만, 당사자들이 회계법인에 이를 청구하지 않고 자신들이 비용을 치른 점 등에 비춰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회계법인 급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높았다"면서 "개인카드가 없어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결국 접대 대가성을 확인하지 못해 이들을 입건하지 못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감사원 간부들은 지난달 19일 역삼동 주점에서 한전 직원들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밤 10시 50분쯤 역삼동 모텔로 이동해 성매매를 한 혐의로 단속됐다.
한전 소속 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감사원 직원들에게 비교적 고가의 보약인 '공진단'과 비타민도 건넨 것으로 경찰수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성매매 혐의를 부인했으며, 현금으로 결제한 비용 180만 원에 대해서도 "갹출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직무관련성은 포괄적으로 있지만, 객관적 증거가 미비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두 곳의 유흥업소 업주 등도 성매매 알선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