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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용시설이 세계유산? 韓 정부 외교방향 잃어"

국방/외교

    "징용시설이 세계유산? 韓 정부 외교방향 잃어"

    아베총리와 만남 피하지 말고 다면외교 펼쳐야.

    - 국제기념물 유적협의회 권고, 유네스코가 대부분 수용.
    - 日 근대화 유산으로 등재될 23곳 중 7곳 강제징용기관.
    - 6만명 가까운 한국인이 강제 징용, 죽음 당한 곳.
    - 日, 국제기구 후원통해 상당한 영향력 행사.
    -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반면교사 뜻으로 세계유산 등재.
    - 현재로서는 유산 등재 막을 방법 없지만.
    - 아우슈비츠처럼 부정적 의미라도 담도록 해야.
    - 반둥회의 대신 콜럼비아 순방? 어처구니 없는 일.
    - 한일 정상, 전제조건 없이 일단 만나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5월 5일 (화)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 정관용>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강제징용 됐던 일본의 산업시설들이 있는데요. 이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자문기구인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라고 있어요. 여기서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인 23개 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라, 이렇게 유네스코에 권고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다시 한 번 우리 외교력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는데요. 국제법 전문가 한국외대 이장희 명예교수 연결해서 말씀 듣습니다. 이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이장희> 네, 정 교수님 오래간만입니다.

    ◇ 정관용>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이게 유네스코 산하기구이긴 하지만 상당히 권위가 있나 봐요?

    ◆ 이장희> 산하의 민간전문기구로 현지 실사 등을 통해서 세계유산등재 가능성을 판단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최종평가서를 제출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특별한 어떤 이변이 없는 한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집니다.

    ◇ 정관용> 여기서 권고했다고 하면 거의 채택된다는 얘기죠?

    ◆ 이장희> 네, 거의 채택되죠.

    ◇ 정관용> 여기서 권고할 때는 이거는 일본 산업혁명의 어떤 상징 장소들이다, 이렇게 한 거죠?

    ◆ 이장희>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거기에...

    ◆ 이장희> 다시 말하면 23곳이 일본의 메이지 시대의 산업근대화 유산이라는 점만 지적했고 거기에 포함된 우리 7곳 즉, 우리 조선인들의 강제징용 피해자가 학살 그리고 강제노동 당한 아픈 상처의 장소인 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거죠.

    ◇ 정관용> 23곳이 대상인데 그곳 중에 7곳이 그런 강제징용 대상 기관이었습니까?

    ◆ 이장희> 네.

    ◇ 정관용> 대체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들이 포함돼 있습니까?

    ◆ 이장희> 아시겠지만 거기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우리가 소위 말하는 규슈와 야마구치, 6만명 가까운 우리 조선인이 일제강점기에 강제징용 된 곳이죠. 또 나가사키 조선소에 1800명 이상의 조선인이 떼죽음을 당한 거고요. 또 하시마에는 조선인 수백 명이 해저 1000m 탄광에서 하루 12시간씩 강제노동에 시달린 곳이죠. 그래서 약 7만 9천명이 이 7군데서 강제징용 내지는 죽음을 당한, 일제강점기에 우리가 가장 끔찍한 그런 일제탄압을 받은 그런 일제 산업화의 또 군수물자를 강제징용 하는 곳으로 이용된 곳이죠.

    ◇ 정관용> 그러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여기는 그런 사실을 모릅니까?

    ◆ 이장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서는 이런 사실도 물론 알지만 일본의 소위 외교력과 또 일본인이 유네스코 외에도 국제기구가 굉장히 많은 중요한 군데군데마다 일본인들이 소위 여기에 후원도 하고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전혀 모른다고는 할 수 없죠. 문제는 여기에 우리 7군데에 대한, 이 유네스코 등재라는 것은 보편적인 우리가 후세에 물려줘야 될 문화적인 유산, 긍정적인 가치를 주로 등재했었죠. 그동안에 단지 79년에 등재된 독일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가 하나 있는데 이거는 긍정적인 문화유산이라고 하기보다도 다시는 이와 같은 것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반면교사의 상징물로 딱 한 번 79년에 독일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가 대표적으로 등재된 경우가 있죠.

    ◇ 정관용> 이런 곳을 다시는 만들지 말자, 이런 의미로 지정된 곳은 딱 한 곳이다?

    ◆ 이장희> 네, 그 자체가 여하튼 결과적으로 역사의 교훈을, 반면교사를 주니까요.

    ◇ 정관용> 그런데 이번 일본 산업시설은 사실 아우슈비츠 수용소하고 똑같이 취급하기도 어려운 거네요. 일각에서는 일본 산업혁명의 상징이지만 또 일각에서는 우리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상징적인 곳이고 이중의 의미를 같이 가지고 있는 곳이네요?

    ◆ 이장희> 그렇죠. 일본 입장에서는 메이지유신 시대의 근대화의 하나의 유산이다. 바로 메이지유신이라는 1871년에 자기들이 산업 하는 가운데 중요한 23곳에 이와 같은 장소에 이러이러한 시설물 속에 오늘날 일본을 만들어 냈다는 걸 자기들은 그런 측면만 강조했죠.

    ◇ 정관용> 하지만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네스코 산하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서 만약 심각하게 인지했다면 이렇게 권고하거나 이러지 않았을 텐데요. 그렇죠? 심각하게 생각을 안 한 것이군요?

    ◆ 이장희> 그렇죠. 그게 우리 외교 쪽에서도 노력을 했겠지만 그 노력이 그만큼 영향을 못 미쳤다고 볼 수 있겠죠.

    ◇ 정관용> 한 마디로 힘의 차이다, 이겁니까?

    ◆ 이장희> 어떻든 우리가 그만큼 국제사회의 여론이라든가 의원들 설득을 못 시킨 거죠.

    ◇ 정관용> 그러면 지금 이 교수님이 보시기엔 그냥 이대로 가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됩니까? 막을 방법은 없는 겁니까?

    ◆ 이장희> 지금 현재로서 거의 예외 없이 여기에서 권고를 하면 유네스코 산하의 세계유산위원회에는 다 받아들여졌습니다. 단지 우리가 지금 하나 가능성은 그 7군데를 그대로 하지 말고 이곳은 바로 일제의 강점시대 조선인들이 피해를 당한 곳이라는 그런 하나의 79년 아우슈비츠 같은 그런 명기, 사실, 피해의 아픔에 그러한 사실들을 함께 넣는 노력, 이런 노력은 의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죠. 그러나 이 23곳에 대해서 지금 7군데를 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철회시키기는 어렵고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더라도 여기에는 또 이런 아픔이 있다고 하는 것만큼은 제대로 기록해 달라, 이렇게 요구할 수 있다는 거죠?

    ◆ 이장희> 그렇죠. 그래서 사실은 적극적인 어떤 문화유산가치가 이 유네스코에 등재 문화유산가치의 헌장이념인데 79년에 네거티브 가치 같으면 앞으로 우리가 반복해선 안 된다는 반면교사, 이런 예도 있으니까 우리 경우도 이런 가치는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서는 안 된다는 반면교사로서 명기를 해 준다면 상당히 설득해볼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건 일단 우리 정부가 최선을 다 해야 할 것 같고요. 오늘 이장희 교수님 모신 김에 지금 우리 한일 간의 외교는 거의 단절상태인데 그동안 우리는 미국을 통해서 과거사를 왜곡하고 또 이런 주변국가의 갈등을 일으키는 일본에 대해서 뭔가 견제하고 또 따끔한 말을 해달라는 식의 전략을 취해왔습니다만 요즘 보면 미국하고 일본은 완전히 짝짜꿍이 돼서 앞으로 나가고 있단 말이에요.

    ◆ 이장희> 네, 그렇습니다. 사실은 우리 외교가 현재에 지금 상당히 방향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동안에 우리 외교가 주로 미국 쏠림의 현상에만 갇히고 북한과의 관계접촉이라든가, 이런 쪽도 등한시했고 또 우리 외교가 너무 핵문제나 군사위주의 외교를 위주로 했고 그 외에 다양한 경제관계라든가 문화관계라든가 대상의 다양화, 이런 쪽도 소홀히 했습니다. 이번에 사실 반둥회의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비동맹국가의 회의고 아시아의 여러 국가가 모인 자리에 바로 일본과 중국 사이에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 정관용> 열렸죠.

    ◆ 이장희> 그런데 우리 정상은 또 외교는 사실 콜롬비아에 가 있었고요.

    ◇ 정관용> 남미 순방 중이었고요.

    ◆ 이장희>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지금 일어났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보다 직접적으로 일본과 우리 사이에는 어떻게 풀어야 합니까? 미국하고 일본이 가까워졌으니 우리도 그냥 일본하고 관계를 풀어야 합니까? 아니면 계속 이렇게 냉랭하게 가야 합니까?

    ◆ 이장희> 풀어야죠. 그런데 일본하고의 지금 현재 가장 큰 문제가 두 가지가 나오는데 하나는 과거 일제 청산에 관련된 위안부 문제나 이런 문제. 하나는 일본의 군사팽창주위에 대한 문제. 그런데 군사팽창주위의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은 미국이 2014년 10월에 2+2회의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그리고 일본의 수출금지원칙 해제 이런 데 다 미국이 손들어준 데 대해서 우리는 북한의 핵이라든가 미사일을 의식해서 어떤 반응을 제대로 못했어요. 그러나 미국이 식민지 과거사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는데 그것마저도 금년 3월에 웬디 셔먼이 역시 역사왜곡 부분에 대해서도 일본을 두둔하는 이런 발언을 함으로써 한국은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이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걸 타개할 방법이 없습니까? 이 교수님이 지혜를 주시면요?

    ◆ 이장희> 제 생각에는 다면외교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한일 간에도 정상이 너무 사실은 이런 문제로 인해서 일본 아베가 있는 장소엔 무조건 안 간다, 이러지 말고 이번에 반둥회의 같은 데는 자연스럽게 만나서 거기에서 직접 기자회견도 하고 우리의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그렇게 해서 일본 측에 일본의 잘못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의 입장에 대해서 강하게 얘기하고 거기에서 차관급 회의라든가 또 우연히 정상도 만나고 이렇게 만나야 한다고 봅니다.

    ◇ 정관용> 만날 건 만나서 당당히 얘기해라?

    ◆ 이장희> 네, 만나서 우리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을 하고 그리고 국제사회에 한국 입장을 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정상회담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어떤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장희> 정상회담에 대한 전제조건은 저는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일단 만나야 된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이장희> 만나서 일단 진솔한 우리의 입장을 얘기해야 된다고 봅니다. 현재에 봐서 전제조건을 붙이는 것은 상당히 만나기가 힘든 분위기입니다. 양쪽의 국민적인 여론이 너무나 갈라져 있어요. 일단 만나서 우리 입장이 저쪽에 받아들여지든 안 받아들여지든 우리의 원래 입장을 만나서 전달해야 한다고 봅니다. 만나서 저쪽 얘기만 들으면 우리가 묵인하는 것이 되지만 만나서 우리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건 상당히 효과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정관용> 역사왜곡이라든가 또 독도교과서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이 있어서 우리 국민 정서가 매우 안 좋은 상태인데 여기서 정상회담을 한다. 글쎄요. 우리 국민들이 그걸 용납을 할까요?

    ◆ 이장희> 우리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지만 그러나 일단 만나서 우리의 기본 스텐스를 밝힐 필요는 있지 않나. 왜냐하면 이걸 만나지 않으니까 모든 어떤 국내의 여론, 국제 여론이 한국의 외교가 좀 뭔가 하나의 신용외교에 또 너무 헛된 논리에 갇히는 이런 어떤 우리가 다 책임을 지는 것 같은 인상을 줘요. 그래서 만나되 우리의 기본적인 스텐스를 명확하게 국내외 사회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접촉을 통한 변화랄까요? 접촉을 통한 변화. 일본은 일본대로 입장을 밝히겠죠. 그러면 국제 여론이 어느 쪽이 옳은가 그른가는 명확하게 국제여론에 부각되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그런데 뭔가 계기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양국 관계...

    ◆ 이장희> 그래서 가장 좋은 계기는 저는 반둥회의였다고 봅니다.

    ◇ 정관용>그런데 그건 이미 지나가 버렸고요.

    ◆ 이장희> 지난 5월 9일 같은 러시아 승전, 이런 회의 같은 데 다자회의에서 양자의 정상이 이렇게 일부러 만난다면 그건 전제조건이 서로 따르잖아요. 다자회의에 한국도 초대를 받고 하는 자리에서 ‘happen to be’, 우연하게 거기에서 두 정상이 만나서 또 기자회견을 따로 따로 하면서 서로의 간접대화를 전달하는 방법, 이런 것도 과거의 외교에서 많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러시아에도 일단 우리 정상도 가지 않기로 결정이 돼 있는 상태 아닙니까?

    ◆ 이장희> 그렇죠.{RELNEWS:right}

    ◇ 정관용> 그리고 반둥회의는 지나가 버렸고.

    ◆ 이장희> 네. 그래서 지금 현재 사실은 우리 외교가 한미일이라는 이러한 어떤 횡적인 외교에 너무 치우치고 사실은 종축외교. 남쪽의 아세안이나 인도라든가 러시아라든가 북쪽에, 이런 종축외교도 좀 강화하고.

    ◇ 정관용> 그게 아까 강조해주신 다면외교가 될 텐데요. 알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한국외대 이장희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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