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문용민 (피해자)
화제의 인터뷰 시간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좀 황당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휴대전화 개통 후 일정 금액을 불법적으로 구매자에게 되돌려주는 페이백 수법.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이후에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페이백을 약속한 뒤에, 돈 대신 라면을 택배로 구매자에게 보내는 사기행위도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단통법 시행을 비웃고 있는 페이백 사기범죄, 직접 피해를 겪은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문용민 씨, 안녕하세요.
◆ 문용민>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사기를 당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우선 어떤 과정을 통해 휴대전화를 구매하셨죠?
◆ 문용민> 휴대폰을 살 때 보통 오프라인 대리점에서 사게 되는데요. 인터넷을 보면 휴대폰 판매자가 판매조건을 올리고, 거기에서 자신의 조건에 맞춰서 구매하는 사이트가 있는데요. 저는 거기에서 휴대폰을 구매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대리점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해보였습니까? 직접 비교도 해 보셨을 텐데요.
◆ 문용민> 일단 그쪽 사이트에서 판매자들이 저희한테 이야기하는 방식이 라면이라든가 아니면 연필 몇 개, 이런 식으로 해서요. 개통후 금액을 돌려주는 페이백 형식으로 판매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거든요.
◇ 박재홍>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대놓고 페이백을 해준다고 하면 걸리니까요. 속칭으로 '라면 몇 개 더 주겠다, 연필 몇 개 돌려주겠다' 이런 식으로 판매했다는 말씀이네요.
◆ 문용민> 네. 화장지나 라면이라든가 지우개, 연필, 액정필름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명칭을 써서 저희들에게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 박재홍> 그러면 직접 보셔서 선택했던 표현은 뭐였습니까?
◆ 문용민> 저는 판매자하고 이야기할 때 ‘라면을 준다.’라고 들었습니다.
◇ 박재홍> 라면을 얼마나 준다고 했나요?
◆ 문용민> 라면을 40개 준다고 했습니다.
◇ 박재홍> 라면 40개면 40만 원?
◆ 문용민> 예.
◇ 박재홍> 라면 40개란 표현을 보신 건데요. 40만 원을 돌려준다는 건 요즘에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혜택이잖아요. 혹시 그런 표현을 보시고 의심은 안 드셨어요?
◆ 문용민> 안 그래도 좀 의심이 있어서 판매자한테 물어봤었거든요. '휴대폰 개통하고 난 다음에 정말로 라면을 돌려주는 것이냐'고 물었는데요. 판매자가 ‘나는 사기를 치지 않는다. 딸도 있고 그런 사람인데 사기는 절대 안 치니까 믿어 달라.’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게 믿어달라고 딸까지 동원해서 말한 다음에 진짜 라면을 보냈다면서요?
◆ 문용민> 네. 엊그제 택배를 받았는데요. 라면이 정말로 40개가 딱 들어있더라고요.
페이백 피해사진 (본인 제공)
◇ 박재홍> 참, 이걸 어떻게 봐야 하나요.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요.
◆ 문용민> 상표를 말씀드리지는 못하는데요. 라면이 순한맛 20개, 매운맛 20개로 해서 배송을 했더라고요.
◇ 박재홍> 라면을 받으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설마 하셨는데 진짜 라면이 오니까 정말 황당하셨겠네요.
◆ 문용민> 라면을 보고 난 다음에 처음에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집에 또 아이가 있는데, 아이가 라면을 쭉 늘어놓는 모습을 보니까 뭐라고 이야기도 못하겠고요. 오히려 화가 났다가도 웃게 되더라고요.(웃음)
◇ 박재홍> 그러면 주위에 다른 피해자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실제로 라면을 받거나 은어로 써져있던 연필, 지우개를 받았던 사례도 있었습니까?
◆ 문용민> 다른 분들은 연필, 지우개 이런 건 아니구요. 24롤짜리 화장지를 받으셨다는 분도 있더라고요.
◇ 박재홍> 화장지를요. 피해자 모임 카페에 가보시니까 다른 피해자들도 정말 많았나요? 어떻습니까?
◆ 문용민> 지금 피해자 모임 카페에만 대략 200분 정도가 넘게 가입을 하셨고요.
◇ 박재홍> 굉장히 많네요.
◆ 문용민> 저희가 피해 받은 사례들을 전부 모으고 있거든요. 카페에 글을 남기신 분만 해도 대략 50분이 넘고요. 지금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문제의 대리점에 다시 전화해보셨을 텐데요. ‘딸도 있다. 믿어 달라.’ 그렇게 말했던 사기판매자와 통화가 됐나요?
◆ 문용민> 예. 전화를 했는데 한동안 전화를 안 받고 보통 꺼져 있더라고요. 그리고 지금은 착신이 불가능하다는 멘트만 나오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이 페이백 서비스, 사실상 불법이기 때문에 현재 대놓고 하지는 못하고 은어로 하다가 사기범죄까지 나오게 되는 건데요. 선생님도 이게 불법인 건 아셨잖아요?
◆ 문용민> 예. 그렇게는 알고 있었죠.
◇ 박재홍>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백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문용민> 단통법 이전부터 휴대폰을 사는 데 있어서 아는 사람은 싸게 사고, 모르는 사람들은 비싸게 산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단통법을 하면서 일률적으로 모든 지원금이나 이런 것들을 다 정해 놓게 됐는데요. 요즘 경제사정도 안 좋고, 휴대폰을 살 때 구매금액이 그렇게 싼 것도 아니다 보니까 점점 싼 걸 찾게 되고, 가격이 싼 걸 찾다 보니까 아무래도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