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사진=통일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체제가 들어선 2012년 4월 이후 3년여 동안 북한에서 70여명에 대해 총살형이 집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집권 초기 4년 동안 10여명이 처형된 것과 비교하더라도 대폭 늘어난 것이다.
13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김정은 제1비서가 집권한 2012년에 3명, 2013년 30여명, 2014년 31명, 올 들어서는 지금까지 8명이 총살 당했다.
일반 주민까지 포함하면 올해 처형된 사례는 15명으로 늘어난다.
최근 숙청되거나 처벌된 주요 사례는 지난해 11월 "순안공항을 주체성과 민족성이 살아나게 건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질돼 양강도 지역 농장원으로 배치된 마원춘(59) 국방위 설계국장 등이 있다.
또 조영남(73)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 대동강 쑥섬에 건설중인 과학기술전당의 설계에 대해 이견을 제시했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2월 처형됐다.
변인선(69) 총참모부 작전국장은 대외 군사협력 문제와 관련해 이견을 제시했다가 크게 질책을 받고 지난 1월 숙청됐다.
숙청 양상과 관련해 김정은 집권 이후 달라진 점은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 외에, 지위고하와 측근 여부를 막론하고 처형하고 그 방식도 극도로 잔인해졌다는 것이다.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나 이영호 총참모장은 물론 중앙당 과장이나 지방당 비서 등 중간 간부들까지 사형대에 섰다.
또 반당행위나 종파행위, 간첩죄는 말할 것도 없고 정책과 관련한 불만이나 이견 제시, 심지어 여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처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영철이 4월 24일~25일 평양에서 열린 인민군 훈련일꾼대에서 졸고있는 모습. 왼쪽 끝에 표시된 인물. (사진=노동신문)
처형 방식도 관련 분야 요인들뿐만 아니라 대상자의 가족까지 참관시킨 가운데 총신이 4개인 비행기 격추용 고사총(구경 14.5mm)을 사용한다는 전언이다.
또 "반역자는 이 땅에 묻힐 곳이 없다"며 화염방사기를 동원해 시신의 흔적까지 없애고 참관인들에게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지난해 북한 내부 문건에선 "종파놈들은 불줄기로 태우고 탱크로 짓뭉개 흔적을 없애 버리는 것이 군대와 인민의 외침"이라고 기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처형 집행 이후에도 출판물이나 영상물 등에서 대상자의 이름과 사진을 삭제하는 '흔적 지우기' 작업이 이어지고 가족들에 대해서는 연좌제가 적용돼 정치범 수용소 수감이나 혁명화 교육 등으로 처벌하고 있다.
이처럼 극악한 처형이 빈발하고 공포정치가 극에 달하면서 간부 사회에선 '고위직 기피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