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올리면 기초연금, 일자리사업 박탈
-65~70세 노인, 지하철 택배도 손놓을 판
-대한노인회, 정치적 진출 꾀했나 의심
-與가 환영? 공약지킬 생각부터해야 도리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
노인기준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방안.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한노인회가 최근 노인기준연령을 70세로 올리자고 한 것을 두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대한노인회의 이런 입장을 강하게 비판하는 다른 노인단체의 목소리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노년유니온의 고현종 사무처장을 연결합니다. 사무처장님, 안녕하세요.
◆ 고현종>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먼저 노인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는 대한노인회 입장, 어떻게 보십니까?
◆ 고현종> 그런 결정을 했던 곳이 아마 대한노인회 이사회였던 것 같은데요. 이사분들은 아마도 기초연금을 안 받으셔도 충분히 본인들이 살아가시는데 어려움이 없으신 분들 같아요. 노인의 현실을 너무 모르시는 결정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보통 어르신들이 기초연금 20만원 받으시고요. 그다음에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셔서 20만원을 받으시거든요. 그러면 총 40만원을 갖고 한 달을 사셔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보통 우리 어르신들이 차상위 계층만 되더라도 방 한 칸짜리 집에서 사시는데 그런 데 사시면 보통 방세가 한 달에 10만원 정도가 나가요. 그리고 병원비로 한 달에 보통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 지출이 되거든요. 그러면 사실 어르신들이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아도 방세 내고 약값 내고 하면 적자잖아요. 생활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해야 되는데 사실 노인일자리 사업도 전국적으로 한 30만 명만 참여할 수 밖에 없어서 참여 못 한 나머지 분들은 폐지를 줍게 되는 거죠. 그런데 폐지를 줍더라도 한 달에 10만원 벌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결국 우리 사회가 노인빈곤이라든가 노인 자살률이 세계에서 1등이잖아요. 이런 현실인데 노인연령을 70세로 올렸을 때는 기초연금혜택을 박탈당할 것이고, 노인일자리 사업참여도 70세가 넘어야 참여가 가능하니까 그 소득도 박탈될 것이고요. 결국에는 어르신들이 죽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결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노인들의 현실을 전혀 모르고 결정한 상황 같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러면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 말고도 65세에서 70세에 계신 분들이 가질 수 있는 일자리나 일거리가 그렇게 없는 상황인가요?
◆ 고현종> 그렇죠. 지금 정년이 보통 60세로 되어있지만 한 55세 정도 되면 거의 직장에서 나오게 되거든요. 55세에 나오면 주로 선택하는 직종이 남자분들은 대부분 경비, 그다음에 여자분들은 대부분 청소일이세요. 그런데 65세가 딱 되면 그런 직종도 어르신들을 잘 쓰지 않고, 아니면 임금을 좀 깎아서 쓰던가 하고 있거든요. 그만큼 우리 사회가 일자리가 없는 거예요.
그리고 지금 어르신들은 지하철 무임승차하시잖아요. 그것도 결국은 70세가 안 되면 돈을 받을 거란 말이죠. 그런데 어르신들이 지하철로 이동하시면서 택배를 배달하시는 ‘어르신 택배’라는 업종이 있어요. 그게 사실은 노인 적합 업종 중에서도 대표적인 업종인데, 돈을 내고 지하철을 타시게 되면 그 일을 못하시게 되는 거죠. 대부분 거기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60대 후반의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노인연령을 70세로 올린다는 것은 일자리 대란을 일으키고 복지 대란, 또 결국은 자살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니까 노인 연령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릴 경우에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말씀이세요? 심지어 자살대란까지?
◆ 고현종>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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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그럼 실제로 현장에서 이번 대한노인회의 발표를 듣고 그런 비판을 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습니까? 어떻습니까?
◆ 고현종> 그렇죠, 당연히 잘못된 거라면서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세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아마 대한노인회 회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뭔가 잘 보여서 정치적인 진출을 하시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정치적인 생각을 하시는 어르신들도 많이 계세요.
◇ 박재홍> 어떤 정치적인 이익 혹은 의도가 있어서 그러한 결정을 했을 것이다? 이런 말씀까지.
◆ 고현종> 그리고 지금 대한노인회에서 정치적으로 절묘하게 타이밍을 맞춰서 ‘이때 노인들이 스스로 뭔가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겠다, 그러니까 공무원들 너희부터 깎아라. 국민연금 50% 소득대체율을 올릴 생각을 하지 말아라’ 어떤 이러한 정치적인 뉘앙스도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도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우리나라가 아시는 것처럼 고령화가 심각하게 빨라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국가재정은 어렵고 우리의 평균수명은 높아졌기 때문에 노인의 연령기준을 높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과 여론도 없지는 않잖아요?
◆ 고현종> 사실 국민연금 받으시는 어르신 분들이 굉장히 적어요. 그 액수도 10만원에서 30만원 정도 밖에 안 되고요. 그런데 기초연금이 깎여서 기초연금 20만원을 다 못 받으세요. 그런데 지금 1인당 최저생계비가 63만원 정도가 되는데. 국민연금, 기초연금 모든 일자리 소득 다 합쳐도 지금 그거에 못 미치거든요. 그러면 우리 사회에서 결국 최저생계를 어떻게 맞춰줄 거냐, 이런 고민을 해야지. 무작정 재정지출을 절감하는 것은 노인들을 더 죽음으로 내모는 길이죠.
◇ 박재홍> 그리고 대한노인회의 입장을 들은 새누리당에서는 ‘구국의 결단이다,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이런 입장도 밝혔어요. 이건 어떻게 들으셨어요?
◆ 고현종>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새누리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거예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모든 어르신들에게 기초연금 60만원 드린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약속을 바꿨으니까 그러면 언제 그 약속을 지킬 건지? 아니면 어떤 대안을 내놓을 것인지 이런 걸 먼저 이야기를 해야 되잖아요. 가뜩이나 노인빈곤은 높아지고 있으니까요.
만약에 오히려 우리 어르신들이 ‘약간 복지 혜택을 축소해도 내가 좀 참겠다’라고 하더라도 ‘아닙니다 지금 몸이 많이 아프신 것 같은데 병원에 한 번이라도 가보셔야 됩니다. 기초연금을 좀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저희가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정당으로써의 도리가 아닐까요?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과 대한노인회가 마치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시는 것 같아요. 그거는 아마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공적 연금 강화, 공무원연금개혁과 관련해서 약간 시기적인 타이밍을 이렇게 노린 것 같고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고현종> 감사합니다.
◇ 박재홍> 노년유니온의 고현종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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