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7개월간의 연금개혁 공방전을 지난주 마무리한 여야가 이번에는 '황교안 인사청문회'로 재격돌한다. 여당은 "장관 때 이미 검증이 끝났다"며 청문통과를 자신하고, 야당은 "국민의 시각에서 검증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31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새달 8~9일쯤으로 예상된다"며 인사청문 정국의 개시를 선언했다.
그는 "야당은 인사청문회를 하기 전부터 '부적합' 운운하고 있다. 미리 결론 내려놓는 자체가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는 처사"라며 "황 후보자는 법무부장관으로 이미 한차례 검증을 받은 바 있다. 신상털기식, 의혹 부풀리기식 청문회는 이제 지양돼야 한다"고 선제 대응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황 후보자는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한다면 결코 국무총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박 원내대변인은 '편법 전관예우' 의혹 등을 들어 "황 후보자의 총리후보 지명 이후 연일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고, 국민 혼란도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런데 황 후보자는 해명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인사청문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새정치연합 우원식 의원은 1일 국회에서 만나 청문회 일시와 증인·참고인 채택, 자료제출 요구건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도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사청문회 실시 기간을 놓고 여당은 오는 8~9일 이틀, 새정치연합은 8~10일 사흘을 각각 제안하고 있다. 장관 후보자는 하루, 총리 후보자는 이틀간 실시가 그동안의 관례였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기간은 3일이내로 한다"는 현행법 규정상 야당 주장에 잘못은 없다.
또 증인채택이나 자료제출 문제를 놓고 여야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 앞선 이완구 전 총리 인사청문회 때는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증인 출석통보 시한'을 놓치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야당이 '편법 전관예우'로 전초전에 나선 이상, 검증의 초점은 황 후보자가 수임·수사한 과거 사건들에 맞을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은 국회에서 '인사청문 대책회의'를 공동 개최해, 황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수임한 119건의 사건 중 19건의 내용이 '미확인' 상태에 있는 등 의심스러운 대목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수기업체 회장의 횡령 사건을 비롯해, 황 후보자가 수임한 뒤 갑자기 피의자들의 유무죄가 뒤바뀌거나 불구속 수사로 선처된 전관예우 의혹을 집중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