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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행간] 박원순은 왜 분노했을까?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도 메르스 관련 주제네요.

    ◆ 김성완> 네, 그렇습니다. 어젯밤 박원순 시장의 긴급기자회견을 보고 밤잠 설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박 시장이 정부의 메르스 대응을 성토하면서 서울 시민의 안전은 스스로 지키겠다, 이렇게 선언을 했습니다. 박원순은 왜 분노했을까,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어제 밤 박원순 시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서울 시민들은 놀란 정도가 아니라 진짜 큰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아요, 주위분과 얘기를 해봐도. 브리핑 내용을 못 들으신 분들이 있을 것 같으니까 간략히 정리를 하신다면요?

    ◆ 김성완> 저도 사실 밤잠을 좀 설쳤는데요. 어떻게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긴급기자회견은 어제 밤 10시 40분에 열렸는데요. 서울 개포동에 사는 의사가 환자와 접촉해서 메르스에 감염이 됐는데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서울시에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서울시가 이 사실을 인지한 것도 복지부 대책회의에 참석을 해서, 복지부가 알려준 것도 아니고 스스로 인지했었다고 합니다. 서울시가 정보공개를 요청을 하니까 정부가 계속 무시를 했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어제 오전부터 복지부 담당 국장에게 계속 연락을 취했는데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울시가 직접 조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이 의사는 감염증상이 시작된 5월 29일부터 증상이 악화되서 격리조치된 5월 31일까지, 이게 주말을 끼고 있는 거거든요, 수천명의 사람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병원 심포지엄에 참석하기도 했고 가족들과 가든파이브, 여기에 주말이 되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인데요, 여기에서 외식을 하기도 했고. 1565명이 참석한 재건축조합 총회에도 참석을 하기도 했다, 이겁니다. 시울시가 더 이상 안 되겠다, 우리 스스로 우리가 나서서 우리를 지키겠다, 이런 식의 대책을 내놨는데요. 앞으로 메르스 감염 의사의 이동동선을 지도로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공개를 하고 재건축 조합원 전원에 대해서 자택격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시민들과 앞으로 공유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 박재홍>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서 지자체가 나선 건데. 그런데 보건복지부와, 의사가 근무했던 병원은 지금 서울시하고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 김성완> 서울시 기자회견 직후에, 자정 무렵인데요. 복지부가 반박자료를 냈습니다. 아마 서울시로부터 기자회견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은 것 같은데요. 복지부 반박 내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어떤 정보제공도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인데요. 복지부는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재건축조합원 명단을 확보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시로 발송을 했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조치를 안 취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둘째, 감염의사와 접촉한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곧 대책을 마련하려고 하던 중이었다, 이건데요. 감염초기에 의사의 증상이 경미했고 모임상 긴밀한 접촉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규모 격리조치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서울시가 조합원 명단을 확보해서 보내주면 메르스 주의사항을 주민들한테 안내할 계획이었다, 이겁니다. 이건 미래상황이니까 혀재까지 어떤 조치를 취한 건 아니죠. 그리고 메르스 감염 의사와 근무했던 병원은,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다는 사실 자체를 지금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재홍> 정부 얘기를 들어보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약간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 서울시와 복지부와 병원 그러면 어느 쪽 주장이 사실인 거예요?

    ◆ 김성완> 누구 주장이 맞는지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거는. 복지부가 언제 어떤 내용의 공문을 보냈는지 공개를 하면 되는 거고요. 서울시가 어느 시점에 공문을 받았는지도 공개하면 됩니다. 또 서울시가 정보제공 요청을 어떤 과정을 통해서 했는지 이것도 금방 파악할 수가 있거든요. 이건 공개하면 다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의사가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지 않았다? 가든파이브에서 밥 먹은 건, 결제 내역 파악하고 재건축조합 조합원들한테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만약에 서울시 주장이 맞다, 그러면 복지부 책임자들은 제가 볼 때는 다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복지부 주장이 맞다, 이러면 박 시장이 사회 혼란을 조성한 책임을 지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할지 밝혀야 할 거고요. 문제는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정부는 그동안 뭐하고 있었느냐 이겁니다. 서울시에서 환자가 발생을 했다 그러면 서울시와 대책을 논의하든가 협의를 했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또 (메르스 감염)의사가 1500명이 넘는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갔으면 곧바로 주민들한테 알려줬어야죠. 그래야 주민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대책을 만들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일주일이 다 되도록 주민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복지부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박 시장이 어제 긴급기자회견을 한 다음에 뭘 했는지 아십니까? 오후 11시 20분인데요, 한밤 중인데. 시장집무실에서 한 시간 동안 서울지방경찰청장, 수도방위사령관, 서울시 교육감과 만나서 메르스 확산 방지대책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걸 보면서 마치 대한민국과 서울시가 다른 나라 같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볼 때는 이런 문제를 떠나서 정부를 훨씬 더 초라하게 만드는 일이 또 있습니다.

    ◇ 박재홍> 그건 뭔가요?

    박원순 서울시장 (자료사진)

     

    ◆ 김성완> 어젯밤 박 시장이 긴급기자회견을 한 사실이 속보로 전해졌는데요. 제가 그 시각에 그 속보 밑에 달린 댓글을 한 번 살펴봤습니다. 그 댓글의 반응은 크게 네 가지였는데요. ‘박원순 시장이 대통령 같다.’ ‘그나마 위안이 된다.’ ‘서울시민이 부러운 적이 처음이다.’ ‘경기도지사는 뭐하고 있나.’ 대략 이정도였습니다. 서울 시장이 대통령 같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말 뼈아픈 말인데요.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그 시각, 그 공간에 항상 어떻게 대통령은 없는지, 이건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반응을 조선일보가 파악을 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자 조선일보 1년 머릿기사 제목이 뭐였는지 아십니까? ‘메르스 공포 차단,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야.’ 이거였습니다. 오죽하면 박근혜 대통령을 가장 지지하고 후원했다고 하는 조선일보가 이런 기사 제목을 1면 머리에 올렸겠습니까? 사실 박 시장이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거든요. ‘의사 동선을 파악해서 앞으로 대책마련하겠습니다.’ 이렇게 기자회견 한 것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위안을 받는다는 거거든요. 왜? 지도자는 이런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났을 때 병사를 앞세우고 뒤에서 지휘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장의 맨앞에서 진두지휘하는 게 그게 바로 지도자 아니겠습니까?

    ◇ 박재홍> 그렇죠, 그게 리더고요.

    ◆ 김성완>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국민적 비상사태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그 앞에 서있지 않습니다. 어디 뒤에서 무슨 대책을 논의하는지 국민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이 이런 메시지를 하나 던졌을 뿐인데 시민들은 조금은 안심이 된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거거든요. 이게 바로 정치인 것 같습니다. 그 정치를 지금 현정부는 못하고 있는 것이고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는데요. 아직도 국민들은 그 당시의 상처와 아픔을 잊지 못하고 있거든요. 만약에 메르스 사태가 지금보다 훨씬 더 악화일로로 치닫게 되면, 그러지 않기를 두손 모아 기도합니다만, 나중에 국민들은 내년쯤에 이 메르스를 어떻게 기억할지 참 걱정이 됩니다. 박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정부와 대통령부터 좀 바뀌여야겠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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