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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병원은 '어떻게' 메르스 확산 1위가 됐나?

보건/의료

    삼성병원은 '어떻게' 메르스 확산 1위가 됐나?

    박원순, 박 대통령 앞에서 삼성병원 관심 촉구한 이유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의 모습. (박종민 기자)

     

    삼성서울병원(이하 삼성병원)이 10일까지 메르스 확진환자 47명을 배출했다. 메르스 감염자 발생 불명예 1위다.

    제 1차 메르스 파동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은 36명이다. 2차 파동의 주역인 삼성병원의 메르스 감염자가 10명이나 더 많다. 다음으로 9명이 나온 대전 건양대병원이다.

    유럽질병예방통제청(ECDC)에 따르면, 메르스 발원지인 중동국가에서 메르스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다. 1019명(사망자 450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음으로 아랍에미레이트가 76명, 요르단 19명, 카타르가 13명 순이다.

    삼성병원과 평택 성모병원은 단일 병원으로는 요르단과 카타르 등 한 국가가 배출한 감염자수보다 2~3배나 많은 환자를 만들어냈다.

    중동국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일류 병원에서 왜 이런 일이 빚어진 걸까? 무엇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삼성병원에 대한 우려를 재삼재사 표시하게 하고, 그것도 모자라 국무회의 석상 대통령 앞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간청하게 만든걸까?

    환자 사례를 통해 그 원인과 이유를 탐구해보자.

    14번 환자가 응급실을 찾은 5월 27일부터 삼성병원은 재앙이 시작됐다. 뒤이어 6월 1일 이 병원 의사인 35번 환자가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과 서울 시민은 '사실(팩트)'을 까맣게 몰랐다.

    삼성병원은 보건복지부의 양해(?)속에 감염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자가수습에 열중했다. 그러나 '비밀'은 영원히 갈 수 없는 것. 서울시가 35번 환자의 동선 정보(주택조합총회참석)를 공개하면서부터 삼성병원의 심각성은 세상에 드러났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공포가 계속되고 있는 10일 오후 서울 신내동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내방객들을 상대로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의 6월 7일 긴급기자회견. 송 원장은 "메르스 의심환자인지 몰랐던 14번 환자로 인해 다수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직원 218명과 환자 675명을 합쳐 893명을 격리조치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893명으로 끝나지 않았다. 격리조치된 사람은 의사와 환자가 태반이었다. 이 기간 병원을 오간 간병자와 문병자는 893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격리자에 포함되지 않은 삼성병원 문병자가 전북 김제와 강원 원주 등에서 속속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와 복지부, 삼성병원은 아직도 문병자가 얼마나 되는 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문병자 가운데 메르스 감염자들은 지역사회와 병원을 오갔다. 그들은 본인의 의지와 관련 없이 메르스 확산의 메신저가 되고 있다.

    문제는 '제 2의 진원지'인 삼성병원이 또다른 제 3의 진원지를 배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그 우려가 현실화 될 개연성은 상존하고 있다.

    ◇ 삼성병원 문병간 '확진자' A씨 '제 3의 원인' 제공할까 우려

    6월 9일 서울 양천구에서 A씨(58)가 메르스 확진 환자로 확정됐다. 또 다른 지역사회 전파를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사례이다.

    서울시와 양천구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부터 몸살, 구역감 등 증상을 느꼈지만 9일 확진 판정이 날 때까지 격리되지 않았다.

    서울시와 양천구청 역학조사로 드러난, A씨의 이동경로를 보자.

    A씨는 지난달 27일 지인의 병문안 차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14번 환자가 들어온 날이다. A씨는 이후 이달 2~3일 약간의 미열을 느꼈고, 동네 병원 2곳을 들렀다. 그러나 증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4일 오전 8시34분께 관내 메디힐 병원에 내원해 입원했다가 이틀 뒤인 6일 오전 10시30분께 퇴원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음압격리병실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황진환 기자)

     

    그러다 몸에 추가적인 이상을 파악한 A씨는 7일 오전 5시20분 메디힐 병원 응급실을 재차 찾았고, 1인실에 입원했다. 8일 오전 11시50분 A씨는 이대목동병원에 격리된 상태로 옮겨졌고 오후 4시께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 검체 의뢰가 이뤄졌다.

    A씨는 9일 오후 1시30분께 1차 양성판정이 나왔다. 질병관리본부 조사반은 이대목동병원을, 서울시 역학조사반은 메디힐 병원에 대해 각각 역학조사를 각각 실시중이다.

    {RELNEWS:right}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6월 4일부터 6일 오전까지 메디힐 병원에 3일간 입원했고 또다시 6월 7일부터 8일까지 29시간 동안 같은 병원 응급실 등에서 보냈다.

    이제 막 역학조사가 실시되고 있지만 만일 메디힐 병원에서 A씨와 접촉한 환자나 가족 가운데 메르스 확진 환자 다수가 발생한다면 이 병원은 '제 3의 진원지'가 될 지도 모른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추가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메디힐 병원의 인터넷 사이트는 "트래픽 초과로 차단되었습니다"라는 문구만 써있다. 이 병원은 현재 봉쇄된 상태다.

    A씨의 사례는 전염병 발생 초기 병원의 역할과 조치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삼성병원은 자신들이 메르스 감염을 제압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과로 국민과 지역사회 주민을 걱정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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