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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행간] 메르스의 경제학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주제 들어볼까요?

    ◆ 김성완> 메르스 파문으로 한국경제가 지금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발길을 끊었고 음식점, 영화관, 대형마트는 지금 한산합니다. 결국 정부가 추경을 검토하기 시작했는데요. 메르스의 경제학, 그 행간을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참 걱정인데. 도대체 메르스가 국내 경제에 지금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 김성완> 거창한 경제지표를 내세울 필요도 없을 것 같고요. 음식점이나 대형마트 가보신 분들은 아마 다 아실 것 같습니다. 사람이 다니지를 않습니다. 제 주변에 일식집하는 분이 얘기를 하는데. “파리만 날린다, 정말 죽겠다.”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소비자들이 지갑을 완전히 닫아버린 상황인데요. 6월 첫 주에 백화점 매출이 5월 초에 비해서 평균 25% 줄어들었습니다. 할인점 매출 역시 7% 감소했고요. 놀이공원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상황이 더 심각한데요. 놀이공원 입장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0%가 감소했고, 프로야구 관중객 수는 39%가 줄어들었습니다. 사람 많은 곳은 다 피하려고 하는 건데요. 한때 명동을 점령했던 외국인 관광객은 줄줄이 예약 취소하고 있죠.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매일 평균 1만명씩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 박재홍> 하루에 1만명씩이요?

    ◆ 김성완> 특히 제주가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지금까지 7만명 정도가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시작이고 다음 달부터 여름 성수기가 시작이 되잖아요.

    ◇ 박재홍> 휴가시즌이죠.

    ◆ 김성완> 이때부터가 더 걱정이 될 것 같습니다. 이건 단순히 드러난 수치일 뿐이고요. 4월까지 주택거래량도 반짝 증가를 하고, 소비도 좀 늘었었거든요. 그런데 5월 들어서 각종 경기지표가 다시 나빠지기 시작을 했는데, 메르스까지 터지고 나니까 추락 속도에 훨씬 가속도가 붙는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더 심각해질 텐데. 메르스가 빨리 종식해야 될 거 아니겠습니까? 그 파장은 정말 엄청날 것 같은데요.

    ◆ 김성완> 이런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역사학자들이 얘기하기로 ‘전염병이 세계 역사를 바꿨다.’ 이런 얘기까지 하는데. 인간관계부터 경제, 사회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줄 수가 있는데요. 지금 우리가 당장 겪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각자도생’. 정부는 믿을 수 없고 오직 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이런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잖아요. 인간관계 자체가 무너지고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게 싫은,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게 일종의 공포의 경제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국가경쟁력도 떨어지게 되고 국가신임도도 추락하게 됩니다. 결국은 경제수치가 나빠질 수밖에 없는데요. 더구나 한국 경제의 체질이 튼튼한 편도 아닙니다. 가계대출이 거의 폭발 직전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자고 나면 매월 10조씩 부채가 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메르스 충격까지 더해질 경우에 지금 예측치로는 GDP가 4% 가까이 하락할 수도 있다, 이런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 박재홍> 전염병 문제, 과거에 사스나 신종플루가 확산됐을 때도 세계경제가 크게 휘청거렸었잖아요.

    ◆ 김성완> 자꾸 그런 거하고 비교를 하면 더 사실 우리가 다운되는데. 일단 과거의 사례를 말씀드리면 사스가 대유행했던 2003년도 같은 경우에 세계은행이 경제적 손실을 최대 500억 달러로 추정을 했었습니다. 그때 진원지가 홍콩이라고 주로 얘기를 하잖아요. 홍콩의 경제성장률이 1분기에 4.1%였는데 2분기에, 이때가 발생이 될 때였는데 마이너스 0.9%로 급락했습니다. 결국 그해 성장률이 4.5% 하락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사스 통제 모범국이라고 불리잖아요. 그런데도 경제적 손실이 당시 추정치로 최대 3조 7000억이다, 이런 얘기까지 있습니다.

    ◇ 박재홍> 통제를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3조 7000억이다.

    ◆ 김성완> 2006년도 신종플루 사태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요. 세계은행이 세계경제성장률이 최대 4.8%가 위축될 것이다, 이런 전망을 내놓기도 했었고요. 우리나라에서도 당시 요즘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었는데 내수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경제성장률이 3분기 2.8%에서 0.4%까지 줄어들었었습니다. 조금만 시대를 좀 거슬러 올라가면 1968년, 홍콩 독감이 대유행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전세계에서 100만명 이상이 사망을 했었습니다. 그때 월남전 참전 병사를 매개로 해서 미국에 전파가 돼서 미국에 감염자가 굉장히 많이 나왔거든요. 그 때문에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969년 3.1%에서 1970년 0.2%로 급격하게 줄어들은 적도 있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우리 정부와 국회에서는 추경을 검토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잖아요.

    ◆ 김성완>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잖아요. 추경 얘기가 나오는 게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한 언론사가 지금 이런 경제상황을 표현할 때 '한국경제가 몸져누웠다', 이렇게 표현하더라고요. 딱 그 말이 맞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몸져누운 한국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아무래도 돈을 푸는 작업이 좀 필요할 것 같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나흘 전까지만 해도 ‘아직 뭐 추경단계까지.. 그럴 단계는 아니다.’ 이렇게 표현을 했었는데. 어제 말이 바뀌었습니다. ‘필요한 경우에 추가경기보완방안을 시행하겠다.’ 이렇게 지금 밝혔거든요. 그러니까 추경을 검토할 수도 있다, 이런 태도를 보인 겁니다. 정치권은 추경에 훨씬 더 적극적인데요. 왜냐하면 당장 지금 경기가 어려운 것도 어려운 거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경제가 안 좋아졌을 경우, 사태 수습이 잘 안 됐을 경우에는 정치인들의 생명도 보장하기 어려운 이런 상황이 돼버릴 수도 있는 거죠. 다음 주 기획재정위원회의 전체회의가 열려서 추경 문제를 논의를 한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은행 같은 경우도 지금 고민에 빠져있는 상황인데요.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경제가 안 살아나고 있는데, 메르스 사태로 인해서 더 경제 충격을 받을 수 있으니까 이참에 금리를 조금 더 인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겁니다. 이런 경제 얘기를 제가 쭉 드리면서도 계속 아쉬움이 드는 것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빨리 메르스 사태를 종식했더라면, 사전에 조금만 더 빨리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처를 잘 했더라면 하는 그런 아쉬움과 후회가 계속되고 있는데, 정부는 이 문제에 있어서 참 뼈아프게 생각해야 할 것 같고 앞으로는 정말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서 조기에 이 문제를 막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지금부터라도 잘해서 메르스를 종식시켜야 된다, 이런 말씀이에요.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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