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 '주범'으로 광범위하게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보건 당국은 14일이 돼서야 부분 통제했다.
삼성병원이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응급실에 입원한 14번 환자를 부실하게 대응하고 안이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삼성병원발 메르스 확진환자만도 절반인 72명이나 된다.
현재 메르스로 격리된 4,856명 가운데 59%에 가까운 2,854명이 삼성서울병원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병원은 부산과 경남 창원, 전북 김제, 전남 보성, 대전, 경기도 등 전국에 메르스를 전파시킨 병원이다.
삼성병원이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처하지 않아 삼성병원이 메르스 3차 진원지가 될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메르스의 첫 확진환자가 나오거나 거쳐 간 병원 24곳에 이어 5곳을 추가로 공개한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한 병원 관계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삼성병원은 14번 환자가 메르스로 확진 판정을 받은 30일 밤 이후에도 응급실 의사와 간호사, 환자와 방문 가족들을 격리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감염된 의사나 환자 이송·구급대원을 격리하지 않았다.
35번(삼성병원 의사) 환자에 이어 138번 의사 환자(삼성병원)도 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채 외래환자를 진료해왔다.
이송·구급대원인 137번 환자가 직접 이송한 사람만 76명에 이른다.
4차 발생자 2명도 삼성병원으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된 것이나 다름없다.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람 600여명을 방치했다.
삼성병원은 지난달 27일 14번 환자를 처음 진료할 때 단순한 폐렴으로 잘못 오진한 것도 문제이거니와 1차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의 CT촬영 사진을 가져왔음에도 메르스에 대한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은 14번째 환자의 메르스 검사를 하지 않은데 대해 "정확한 정보를 당국에서 받지 못했고 14번 환자가 진료의뢰서를 평택성모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 것을 가져왔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환자 탓만 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윤창원 기자)
그러나 이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의 CT촬영 사진을 가져온 것으로 KBS는 8일 밤 뉴스에서 보도했다.
같은 시기에 메르스 환자를 받았던 수원 성빈센트병원은 정부의 통보가 없었지만 스스로 환자를 격리조치해 한 명의 추가 환자도 발생시키지 않았다.
삼성병원의 '무능'을 드러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4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병원발 메르스 확산을 경계하며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음에도 삼성병원은 철저히 무시했다.
박 시장이 '국민의 불안을 증폭시킨다'는 정부와 입장을 같이하며 12일이 지나면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삼성병원이 뚫린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뚫렸다"고 큰 소리를 쳤다.
삼성병원의 '오만'이다.
정부도 삼성병원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1차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의 36명 수준을 넘었는데도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지난 2일 "메르스 발생 병원에 대해선 병원 또는 병동 자체를 격리하겠다"고 말했지만 12일 지난 14일 돼서야 삼성병원을 부분 통제했다. 삼성병원으로 하여금 자체적으로 조치하도록 맡겼다.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과 건양대 병원, 대청병원, 창원SK병원을 통째로 봉쇄한 것과는 크게 차이 난다.
최소한 지난 10일쯤엔 외래 환자와 면회객을 제한하는 등 병원을 통제했어야 했음에도 14일에야, 그것도 부분 통제한다고 밝혔다.
{RELNEWS:right}삼성병원과 당국이 뒤늦게 통제하는 바람에 24일까지 추가 환자 발생을 지켜봐야 한다.
보건 당국이 삼성병원의 위세에 눌려 '눈치'를 본 것으로, 삼성병원을 성역이나 치외법권 지대로 내버려 둔 것처럼 보인다는 의문까지 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94년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으로 만들겠다며 문을 연 삼성병원이 메르스 전염병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을 넘어 아예 확산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이다.
이 회장은 현재 삼성병원 VIP병실에 입원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