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우려로 실시했던 '선별적 음주단속'을 언제 정상화할지 고민에 빠졌다.
음주 교통사고가 다시 늘자 선별적 단속이 음주운전을 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지 않느냐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음주단속 중 메르스 감염이란 불안이 여전히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 교통사고 건수는 5월에 일평균 59.6건이었으나 이달 들어 1∼5일 일평균 41.6건, 6∼10일은 37.6건으로 감소했다.
음주 측정기를 통한 메르스 감염 우려가 제기돼 경찰이 이달 3일부터 음주단속을 자제키로 한 것을 고려하면 예상치 못한 결과다.
경찰은 당시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차량 검문 방식의 음주단속을 하지 않고, 다른 지역은 음주단속을 하되 음주운전 징후가 농후한 운전자만 선별적으로 측정하겠다고 밝혔다.
음주 단속이 느슨해지면 이를 틈타 음주운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던 셈이다.
이는 메르스 여파로 전사회적으로 음주를 자제하고 일찍 귀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음주 교통사고는 11∼15일 일평균 39.4건, 16∼20일에는 일평균 43.8건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달이나 지난해 6월의 음주 교통사고 추이(일평균 약 68건)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음주 교통사고가 점차 증가세를 보이는 건 좋지 않은 조짐이다.
음주단속에 따른 적발 건수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5월 일평균 697.6건이었던 음주 적발 건수가 이달 1∼5일 일평균 488건, 6∼10일 324.6건으로 줄었다가, 11∼15일 339.6건, 16∼20일 338.6건으로 반등했다.
메르스 확산세가 한풀 꺾여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에 음주운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은 일단 다음 달 초까지는 현재와 같은 선별적 단속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음주측정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청 관계자는 "병원 외 감염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사그라져 음주단속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질 때까지 선별적 단속을 유지할 것"이라며 "음주 교통사고 통계와 메르스 사태를 지켜보며 정상화 시기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표> 음주 교통사고 및 단속 건수
(단위: 일평균 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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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5월 │6월 1∼5일│6∼10일 │11∼15일 │16∼20일 │
├─────┼─────┼─────┼─────┼─────┼─────┤
│음주 교통 │ 59.6│ 41.6│ 37.6│ 39.4│ 43.8│
│사고 │ │ │ │ │ │
├─────┼─────┼─────┼─────┼─────┼─────┤
│음주 단속 │ 697.6│ 488│ 324.6│ 339.6│ 338.6│
│적발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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