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1명꼴로 혼자 사는 1인 가구 500만 시대가 오면서 '나 홀로 족(族)'을 위한 상품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과거 소형 부동산이나 식재료 정도에 머물렀던 '1인 소비'는 최근 생활용품부터 가전을 아우르는 온·오프라인 쇼핑은 물론 외식업계까지 평정하는 추세다.
◇ 칸막이 프라이팬부터 '1인 정찬' 메뉴까지…진화하는 1인 소비
16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최근 매출을 증가세가 가장 빠른 품목은 1인 가구를 위한 아이디어 가전이다.
특히 씻은 쌀을 용기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돌리기만 하면 밥이 되는 '1인용 밥메이커'는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 증가했다.
세 가지 요리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트리플 프라이팬'도 같은 기간 판매가 75% 증가했으며, 30g을 1회분으로 포장한 세탁용 세제는 지난 1월 개당 100원에 출시한 직후 10일 만에 100만 개가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이 밖에 소포장 고기나 1개씩 포장된 일명 '알봉' 과일 등은 모두 올 상반기 판매량이 24∼44% 이상씩 성장하며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김종용 11번가 생활주방팀장은 "올해 1인용 아이디어 제품이 지난해 대비 67% 이상 잘 팔린다"면서 "나만의 가치를 찾는 솔로 상품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라고 해서 '집밥'만 먹던 시절도 옛말이 되고 있다.
CJ푸드빌의 면 전문점 제일제면소가 '1인 정찬' 메뉴로 출시한 회전식 샤부샤부는 2012년 말 1개 매장에 선보인 후 인기를 끌며 현재 9개 점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CJ푸드빌 측은 회전 초밥 같은 특정 메뉴를 제외하면 혼자서 고급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드물었던 외식업계에 '혼자 와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출시한 점을 인기요인으로 분석했다.
뷔페식 샐러드바를 운영하는 애슐리는 1인 가구 성장세에 힘입어 애슐리의 메뉴를 포장용으로만 판매하는 '애슐리 투고'를 출범한 지 5년 만에 롯데, 현대,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에 입점했다. 매출은 매년 10%씩 느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편의점업계도 '값싼 저품질' 도시락을 탈피, 세븐일레븐이 11찬 도시락을 출시하고, GS25는 그간 시도되지 않던 고등어조림 반찬을 선보이는 등 고급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 부동산 '고가의 소형'도 잘나가…'트랜스포머'형 가구 인기
부동산 업계에서는 초저금리의 지속과 1인 가구 성장세에 힘입어 10평 안팎의 소형 매물이 꾸준한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1인 거주자가 많았던 대학가뿐 아니라 강남의 고급 주택가로도 소형매물 시장이 확산하는 추세다.
1∼2인 가구를 위한 원룸 매물 전문기업 스피드공실에 따르면 강남 지역 중에서도 역삼동, 대치동 등은 33㎡ 기준으로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80만원 이상을 받는 원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박상범 스피드공실 대표는 "예전보다 원룸의 공실률이 많이 떨어지고 있으며 원룸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가격도 지난해보다 5∼10% 정도 올랐다"고 전했다.
가구 업계도 '나홀로 족'을 위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한샘 측은 "온라인 쇼핑몰인 한샘몰 매출의 25%는 싱글족이 차지한다"며 "싱글족을 대상으로 한 제품 매출은 2011년 181억에서 지난해 248억으로 27% 성장했다"고 밝혔다.
한샘은 침대에 협탁, 책상, 수납장의 3가지 기능을 더한 '아임 큰 수납침대'를 출시한 데에 이어 오는 9월에는 1인 전용 소파를 출시할 예정이다.
리바트는 가구 하나로 화장대, 수납장, 장롱, 옷걸이 등을 한 번에 해결하며 취향에 따라 96가지 방식으로 조립할 수 있는 '뉴 프렌즈 드레스 룸'과 필요에 따라 2∼4인용으로 모양을 변화할 수 있는 식탁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