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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설] '뚫린' 철책, 기후 탓이라고?

    • 2015-08-10 17:01
    (사진=TOD 영상 캡쳐)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고가 북한군의 도발에 의한 것이라는 국방부의 10일 발표는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북단 70주년을 맞아 민족의 화해와 통일 의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때에 북이 정전협정을 위반하면서까지 도발을 감행했다는 점은 묵과하기 어렵다. 동시에 '노크귀순'도 모자라 수색로에 지뢰를 매설하도록 방치한 우리 군의 경계실패는 극히 우려스럽다.

    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지난 4일 오전 파주 1사단 수색대대가 군사분계선 남측 440미터 지점의 철책 출입구인 통문을 통과한 직후 지뢰 2발이 한꺼번에 폭발했고, 대원들이 남쪽으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또다시 1발이 터졌다.

    이 폭발로 김모(23), 하모(21) 하사가 중상을 입었다. 당시 폭발의 충격으로 10미터가 넘는 흙먼지가 솟았고, 대원들 서너명이 한꺼번에 뒤로 넘어졌다고 한다.

    여러 가지 정황상, 이번 지뢰폭발은 유실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북측의 도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가 내려 유실됐다면 흙이나 부산물이 근처에 쌓여 있어야 하지만, 철책선 주변의 지형상 지뢰가 떠내려오기 어렵다고 한다. 또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땅 속에 은폐된 상태였다.

    수거된 잔해 조사에서는 북한군이 사용하는 목함지뢰의 파편이 발견됐다.

    폭발지점도 수색대원이 드나드는 철책선 통문에서 북쪽으로 40㎝, 남쪽으로 25㎝지점이어서 대원들을 겨냥한 의도적 매설이라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매설시점은 지난달 26일에서 이달 1일 사이로 추정된다. 사고지역에는 지난달 26일 전후로 150㎜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지뢰폭발은 비무장지대에서의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정전협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우리는 북측의 도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함참도 "도발에 상응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고, 정치권은 여야 불문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묵과하기 어려운 도발로 규정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며 북측에 장성급회담 개최를 요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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